클래식음악 2169

베토벤 : 현악4중주 15번, Op. 132 [Takács Quartet]

String Quartet No. 15 in A Minor, Op. 132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이 곡은 [현악 4중주 12번], [13번]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갈리친 공작을 위해 작곡에 착수했다. 원래 4악장 구성을 의도했는데, 1825년 4월에 1악장과 2악장을 쓴 베토벤은 병으로 앓아 누워 작곡을 일단 중단하게 됐다. 이후 완전히 회복한 후 3악장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작곡에 임하게 되었는데, 이 3악장을 쓰면서 베토벤은 악보 서두에 ‘Heiliger Dankgesang eines Genesenen an die Gottheit, in der lydischen Tonart(건강을 회복한 자가 신에게 감사하는 신성한 노래, 리디안 선법을 따름)’이라고 직접 표시했다. ..

베토벤 : 현악4중주 14번, Op. 131 [Takács Quartet]

String Quartet No. 14 in C-Sharp Minor, Op. 131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베토벤은 이 곡을 자신의 현악 4중주 가운데 최고의 작품으로 꼽았다. 1828년 10월, 죽음을 앞둔 슈베르트가 연주회장에서 이 곡을 듣고 너무나 흥분해, 함께 갔던 친구가 걱정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현악 4중주 14번 Op.131] 얘기다. 이 곡은 우선 형식 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통산 15번째(작곡은 현악 4중주 15번 a단조보다 나중에 완성됐다) 현악 4중주를 작곡하며 베토벤은 이 형식에서 ‘뭔가를 보여주려고’ 별렀음이 감지된다. 그러면 어떤 점이 새로웠을까. 기존의 틀을 깼다. 모두 7악장으로 구성됐으며, 전곡 연주 시간이 40분 내외인 이..

베토벤 : 현악4중주 13번, Op. 130 [Takács Quartet]

String Quartet No. 13 in B-Flat Major, Op. 130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베토벤 후기 현악 4중주는 현대음악이다”란 말이 있다. 베토벤 당대에는 그의 후기 현악4중주들이 우리가 요즘 현대음악을 대하는 것 이상으로 난해하고 녹록지 않게 받아들여졌을 거란 얘기다. 그만큼 심원한 경지를 보여주는 베토벤의 후기 현악4중주는 12번부터 16번까지 모두 다섯 곡이다. [현악 4중주 13번](Op.130)은 베토벤이 1825년 11월에 작곡을 마쳤다. 출판한 순서대로 번호를 붙였기 때문에 13번인데 사실은 순서대로 보면 열네 번째로 작곡된 현악 4중주이다. 이 작품은 1826년 3월 21일 슈판치히 4중주단의 연주로 초연됐고 1827년 출판됐을 때..

베토벤 : 현악4중주 12번, Op. 127 [Takács Quartet]

String Quartet No. 12 in E-Flat Major, Op. 127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1824년 말경 베토벤은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음악애호가이자 귀족이었던 갈리친 후작으로부터 현악 4중주 두세 작품을 써달라는 의뢰를 받고 1825년까지 그는 작곡 순서대로 12번 Op.127, 15번 Op.132, 13번 Op.130 등 세 곡을 작곡했다. 그 중 한 곡은 적어도 1822년쯤 대략 구상을 끝냈던 것으로 보인다. 1822년 6월 베토벤의 서신 중에 ‘가까운 시일 내에 현악 4중주를 출판할 것 같다’는 말이 나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향곡 9번]의 마무리에 바빴던 베토벤은 1824년 우선 이 [합창 교향곡]의 초연을 마치고 나서야 현악4중주 ..

베토벤 : 현악4중주 11번, Op. 95《세리오소》[Takács Quartet]

String Quartet No. 11 in F Minor, Op. 95 "Serioso"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베토벤의 창작 시기가 초기, 중기, 후기로 나뉘듯 작곡가가 남긴 16곡의 현악 4중주 역시 마찬가지로 분류된다. [현악 4중주 Op.18] 여섯 곡을 초기 4중주로 칭하고, [라주모프스키] 세 곡을 위시한 다섯 곡을 중기 현악 4중주, 그리고 만년을 장식하는 후기의 다섯 곡과 [Op.133 ‘대푸가’]를 후기 현악 4중주로 일컫는 것이다. 이 세 그룹은 작곡연대별로 초기 1798~1800년, 중기 1806~1810년, 후기 1822~1826년 사이로 분류된다. 초기와 중기, 중기와 후기는 각각 6년과 12년이라는 긴 공백을 사이에 두고 있다. 베토벤의 현악 ..

슈베르트 : 피아노 소나타 21번, D. 960 [Wilhelm Kempff]

Piano Sonata No. 21 in B-Flat Major, D. 960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슈베르트는 항상 진지했고 스스로에 대한 째찍질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그는 충분히 위대한 예술가였다. 다양한 작품을 창작하던 슈베르트는 그 동안의 작품에 대해 가차없는 자아비판을 가하기 시작했는데 그의 나이 29세 때였다. 그는 자신이 존경하는 베토벤과 비교해서, 자기의 작품들은 즉흥적이고 표피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리하여 그는 베토벤의 대위법을 다시 공부하여, 베토벤이 주는 복합적이고 심층적인 감동을 담은 작품을 써야 한다고, 아니 쓰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 그것은 '위대한 약속' 이었다. 그리하여 남긴 곡이 그의 가장 위대한 유산으로 평가되는 마..

슈베르트 : 피아노 소나타 20번, D. 959 [Wilhelm Kempff]

Piano Sonata No. 20 in A Major, D. 959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프란츠 슈베르트가 죽기 두 달 전인 1828년 9월 완성한 3편의 연작 소나타 중 하나로, 슈베르트의 독창성과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의 피아노 소나타 19, 21번과 더불어 피아노 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연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대(Grand) A 장조 소나타’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평생 베토벤을 동경하고 존경했던 슈베르트는 베토벤 음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피아노 음악에도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졌다. 그는 베토벤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음악 인생의 상당 부분을 피아노 소나타 작곡에 쏟아 부었다. 그는 18살 때인 1815년부터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하기 시작해 세상..

슈베르트 : 피아노 소나타 19번, D. 958 [Wilhelm Kempff]

Piano Sonata No. 19 in C Minor, D. 958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1828년 여름에 슈베르트는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죽기 전 마지막 반년 동안 그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그 어떤 뛰어난 작곡가들보다 월등한 곡을 썼다. 이 기간에 쓴 수많은 훌륭한 작품들 중에 피아노 소나타 세 곡이 있는데, 피아노곡의 백미 중의 백미이다. 첫 작품인 D958이 세 곡 중에서 가장 침울하며 베토벤을 가장 많이 떠올리게 한다. 왜 그럴까. 먼저 C단조이기 때문이다. 만일 가장 베토벤다운 조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바로 C단조일 것이기 때문이다. 멜로디의 모티프가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점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오프닝은 베토벤의 피아노를 위한 변주곡..

슈베르트 : 피아노 소나타 18번, D. 850 [Wilhelm Kempff]

Piano Sonata No. 18 in G Major, D. 894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슈베르트는 《피아노 소나타 G장조 D849》를 작곡하던 1826년 가을 무렵, 자신의 단점을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그레이트’ C장조 교향곡(D949)과 G장조 현악 4중주(D887)처럼 G장조 소나타는 곡에 담긴 아이디어를 펼치려면 시간과 공간이 요구되는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특히 1악장은 신비스러운 고요함을 발산한다. 그 느낌은 B♭장조 소나타 D960의 사색에 잠긴 듯한 친밀함을 연상시키는 가곡 나 과 비슷하다. 1악장 몰토 모데라토 칸타빌레는 슈베르트의 곡 중에서 선율이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한데, 이 악장은 계속 반복되며 이십 분간..

슈베르트 : 피아노 소나타 17번, D. 850 [Wilhelm Kempff]

Piano Sonata No. 17 in D Major, D. 850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이 작품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통틀어 가장 외향적이고 열정적이다. 슈베르트는 이 곡을 1825년 친구들과 함께 어퍼 오스트리아 지방을 여행하는 중에 작곡했으며 친구인 칼 마리아 폰 보클레에게 헌정했다. 그는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 중 한 사람이었다. 이 소나타를 연주하려면 기교가 매우 뛰어나야 하며, 특히 1악장의 비르투오소 성격을 고려하면 슈베르트가 친구의 기량에 맞춰서 작곡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1악장은 유난히 템포가 빠른데, 열정적으로 내달리다가 2악장의 주제를 미리 선보일 때 살짝 여유를 갖는다. 느린 악장은 호른과 반주를 넣는 바이올린의 연주를 닮았으며 ..

슈베르트 : 피아노 소나타 16번, D. 845 [Wilhelm Kempff]

Piano Sonata No. 16 in A Minor, D. 845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슈베르트가 28세 되던 1825년에 작곡한 곡으로 아름다운 2악장의 변주곡을 제외하면 그다지 매력적인 내용을 가진 곡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곡은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중 최초로 출판된 곡이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곡이며 음악 자체도 이전의 소나타들에 비해 슈베르트적인 요소가 강하게 드러나 있는 곡이기도 하다. 이 곡은 1825년, 그가 평생의 친구이자 뛰어난 성악가였던 포글과 함께 그 해 5월에 슈타이어로 여름 여행을 떠나기 전에 완성되었다. 루돌프 대공(Erzherzog Rudolf von Osterreich)에게 헌정하였고, 초판 당시 "그랜드 소나타 제1번(P..

슈베르트 : 피아노 소나타 전곡 (The Piano Sonatas) [Wilhelm Kempff]

The Piano Sonatas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01. Sonata In B Flat Major D 960 02. Five Piano Pieces D 459 & D 459a ("Sonata In E Major") 03. Sonata In C Minor D 958 04. Sonata In A Major D 959 05. Sonata In G Major D 894 (Op.78) 06. Sonata In D Major D 850 (Op.53) 07. Sonata In A Minor D 845 (Op.42) 08. Sonata In C Major D 840 ("Reliquie"-Fragment) 09. Sonate In A Minor D 784 (Op.143) 10. S..

사티 : 난 널 원해 (Je te veux) [Patricia Petibon/Jessye Norman/조수미/Jean-Yves Thibaudet]

Je te veux Erik Satie, 1866-1925 이 곡은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연인인 수잔과 열렬히 연애하고 있을 때 만들어진 곡입니다. 그의 생애는 가난했으며 그의 연애는 불운했다고 합니다. 그는 화가이자 모델이었던 수잔 발라둥과 열렬한 3개월 간의 동거를 했습니다. 하지만 사티는 미술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고, 수잔은 음악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둘은 격렬하게 싸우게 되었고, 수잔이 그의 아파트 난관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수잔은 찰과상만 입었으나 사티에게 있어선 심한 충격이 되었고, 그로 인해 수잔과는 결별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20세기 음악계의 이단적 존재였습니다. 그는 음악에서 만큼은 자신의 생각과 소신을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하이든 : 현악4중주《러시아4중주》,Op. 33 [Borodin Quartet]

String Quartet in B Minor, Op. 33 Franz Joseph Haydn, 1732∼1809 하이든의 ‘러시아4중주’가 탄생하지 않았다면 현악4중주가 18세기에 그토록 중요한 음악장르로 떠오를 수 있었을까? 일명 ‘러시아 4중주’라 불리는 하이든의 현악4중주 작품33의 6곡은 현악4중주의 진정한 탄생을 알린 작품으로 꼽힌다. 이 작품은 하이든 자신이 말한 대로 “새롭고 특별한 방식”으로 작곡되었고, 두 대의 바이올린과 한 대의 비올라, 그리고 한 대의 첼로가 함께 하는 현악4중주가 얼마나 논리적이고 정교한 기법을 구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후배 작곡가인 모차르트가 하이든에게 바치는 ‘하이든 4중주’를 작곡한 것도, 하이든의 제자 베토벤이 첫 현악4중주 작품집인..

드뷔시 : 목신의 오후 전주곡 [Leopold Stokowski · Symphonica OrchestraDebussy]

Prelude a L'Apres-midi d'un Faune, L.86 Claude Debussy, 1862~1918 19세기 낭만주의 음악어법을 퇴색시키고 독자적인 악곡기법을 창조해서 20세 기를 준비한 드뷔시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인상주의 음악의 창시자요, 완성자로 칭송되고 있는 드뷔시는 1892년 스테파느 말라르메(Stephane Mallarme)의 상징시 를 음악화하려고 마음먹고, 처음엔 전주곡, 간주곡, 종곡 등 세 개를 계획했으나 실제로는 이 전주곡만을 작곡했다. 덥고 나른한 여름날 오후, 나무 그늘에서 졸던 목신(牧神-Faune)은 잠을 깨어 갈피리를 조용히 불면서 깊은 생각에 잠긴다. 그의 생각은 꿈과 현실을 헤매이면서, 지금 불고 있는 갈피리를 꺾은 시냇가에서 목욕하던 님프(물의 女精)..

드뷔시 : 무용시《유희》(Jeux, poème dansé), L.126 [The Cleveland Orchestra · Pierre Boulez]

Jeux, poème dansé, L.126 Claude Debussy, 1862~1918 무용시 《유희》 (Jeux, poème dansé)는 클로드 드뷔시가 1912년에 작곡한 마지막 발레음악이자 마지막 관현악곡이다. 세르게이 디아길레프가 주재하는 발레 뤼스(러시아 발레단)를 위해 무용의 반주음악으로 작곡되었다. 초연 때 관객에게 전달 된 해설문에 따르면,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당시 발레 뤼스로서는 「현대」나 「스포츠」를 테마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황혼의 정원, 테니스공이 없어지고, 한 청년과 두 딸이 공을 찾으러 등장한다. 환상적인 빛 셋을 던지는 큰 전등 인공적인 조명 은 유치한 놀이를 떠오르게 한다. 숨바꼭질을 하고 술래잡기를 해 보거나, 말싸움하거나 괜히 토라질 것이다. 밤에는..

드뷔시 : 클라리넷과 관현악을 위한 첫번째 랩소디 [Franklin Cohen · The Cleveland Orchestra · Pierre Boulez]

Première Rhapsodie for Clarinet and Orchestra, L 116 Claude Debussy, 1862~1918 드뷔시(Claude Debussy)는 1862년에 태어난 프랑스의 작곡가이다. 11세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하여, 1884년에 칸타타 ‘방탕한 아들’로 로마대상을 획득하고 3년간 로마에 유학하는 영예를 누렸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로마에서 파리의 심사위원회로 보낸 ‘봄’과 ‘선택받은 소녀’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파리에 돌아간 뒤 몇 해 동안은 슬럼프를 겪었다고 한다. 1894년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을 발표한 후 명성을 얻게 되었다. 드뷔시의 첫번째 랩소디(The Premiere rhapsodie)는 클라리넷 솔로를 위해서 작곡된 곡이다. 1910년 작곡된..

드뷔시 : 녹턴, L.91 [The Cleveland Orchestra · Pierre Boulez]

Nocturnes, L.91 Claude Debussy, 1862~1918 드뷔시는 순간적인 직관(直觀)이 붙든 인상을 색채로 나타내는 인상파 미술의 회화적인 수법을 음악으로 표현한 최초의 작곡가다. 〈녹턴〉는 〈구름 Nuages 〉, 〈축제 Fetes〉, 〈인어 Sirenes〉 세 곡으로 되어 있는데, 특히 〈인어〉는 관현악에 여성합창이 들어 있으며 순전히 보칼리즈처럼 모음인 ‘아∼’로 노래하기 때문에 흡사 인어가 울부짖는 듯하다. 달빛이 비치는 바다에 물결을 타고 헤엄치는 신비스러운 인어들을 그리게 해준다. 이것은 아마도 동화작가 안데르센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드뷔시만이 지닌 환상일 것이다. 드뷔시는 같은 나라 화가 마네가 처음 만든 인상파 미술을 이어받은 모네와 가까이 사귀면서 남달리 몽롱한 그의 ..

드뷔시 : 3개의 교향적 스케치《바다》[The Cleveland Orchestra · Pierre Boulez]

La Mer, L.109 Claude Debussy, 1862~1918 드뷔시의 관현악 작품 [바다]는 그의 창작 연대를 총 5개의 기간(습작기, 형성기, 확립기, 원숙기, 종합기)으로 나누어 볼 때, 4기인 원숙기에 작곡된 작품이다. 당시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이후 별다른 걸작이 없던 드뷔시에게 어려웠던 시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해준 작품이 [바다]였다. 드뷔시는 이 곡을 1903년 8월 그의 첫 번째 아내였던 릴리 텍시에의 친정인 파리 동남쪽의 비시앙에서 쓰기 시작했다. 작품 창작 과정 중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1904년 드뷔시는 아내 릴리를 버리고 당시 부유한 은행원의 부인이었던 엠마 바르다크와 노르망디 해안의 저지 섬(Bailliage de Jersey)으로 도피하는 일이 있었..

드뷔시 : 3개의 교향적 스케치《바다》[Berliner Philharmoniker · Herbert von Karajan]

La Mer, L.109 Claude Debussy, 1862~1918 교향시 는 곡의 표제에 3개의 교향적 스케치란 주석이 달려 있다. 이 곡은 그의 음악이 최고 수준에 달한 시기의 작품인데, 그의 명작 를 쓴 다음 해인 1903년에 시작하여 43세 때인 1905년에 완성하여 같은 해 10월, 파리에서 초연되었다. 는 3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하나하나 그 정경을 묘사했으며, 전체를 통하여 바다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그가 바다를 매우 좋아했다는 이야기는 퍽이나 유명하지만, 그의 생애를 통하여 바다를 건너 여행하기는 단 한 번 영국에 갔을 때 도우버 해협을 건너 여행했을 따름이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는 어려서부터 바다를 즐겨했기 때문에 여행할 때는 바닷가에 있는 일이 있었다. 말하자면 ..

보케리니 : 첼로 협주곡 Bb장조 [Jacqueline du Pré/English Chamber Orchestra/Daniel Barenboim]

Cello Concerto in B Flat Luige Boccherini, 1743-1805 보케리니의 는 실내악에서 저음파트 악기였던 첼로를 일약 협주곡의 주인공으로 끌어올린 곡으로 갈랑 풍의 우아한 선율이 아름답다. 1743년 루카에서 태어난 보케리니는 유럽 전역에서 명성을 펼치던 당대 최고의 첼리스트였다. 1767년 파리 공연차 들렀을 때 스페인 대사와 만난 것을 인연으로 1805년 타계할 때까지 스페인의 왕궁악사로 봉직했다. 그는 11개 협주곡을 남겼는데, 그중 2-3개 작품이 현재에도 음반 등을 통해 연주되고 있다. 보케리니 전곡을 정리한 자라르는 이 곡이 1770년을 전후로 작곡되었다고 추정하는데, 오늘날 우리가 즐겨 듣는 Bb장조는 19세기 말 그뤼츠마허에 의해 개작된 것이다. 그러나 19..

무소르그스키 : 전람회의 그림 (관현악) [Berliner Philharmoniker · Herbert von Karajan]

Mussorgsky: Pictures At An Exhibition Modest Mussorgsky, 1839 ~ 1881 무소르그스키가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화가인 빅토르 알렉산드로비치 하르트만과 알게된 것은 블라디미르 스타소프(평론가로서 ‘러시아 5인조’의 활동을 이론적으로 강력하게 뒷받침했다)의 소개를 통해서였다. 그러나 이들의 깊은 우정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하르트만이 1873년에 동맥류 파열로 급사했던 것이다. 엄청난 슬픔에 빠진 무소르그스키는 스타소프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썼다. “얼마나 끔찍한 재난입니까! 개나 말, 쥐 따위 조차도 생명이 있는데(‘햄릿’에 나오는 대사이다), 왜 하르트만 같은 인물이 죽어야 한단 말입니까!” 스타소프도 친구의 죽음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하르트..

무소르그스키 : 전람회의 그림 (피아노) [Ivo Pogorelich]

Pictures At An Exhibition - For Piano Modest Mussorgsky, 1839 ~ 1881 러시아의 작곡가 무소르크스키가 화가이자 건축가인 친구 하르트만의 유작 전시회를 보고 작곡한 곡으로, 그의 대표적인 기악 작품일 뿐 아니라 19세기의 가장 독창적인 피아노 음악의 하나로서 후세에 큰 영향을 끼친 명작이다. 은 모두 10편의 그림을 표현한 10곡으로 이루어지는데, 여기에 각 작품들 사이에서 이동하는 관람자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프롬나드'가 곡 사이에 등장한다. 그 배열의 훌륭함도 그렇지만 무소르그스키 특유의 대담한 독창성이 전곡에 넘쳐 있어서 그 음악적 신선미는 현대에 있어서도 조금도 퇴색되지 않는다. 출판은 그의 사후 5년이 지난 1886년에 림스키-코르샤코프의 알..

쇼팽 : 피아노 협주곡 제2번, Op.21 [Krystian Zimerman · Polish Festival Orchestra]

Piano Concerto No.2 In F Minor, Op.21 Frédéric François Chopin, 1810∼1849 쇼팽(1810~1849)은 평생동안 거의 피아노곡만을 작곡했고 음악사를 통틀어 피아노란 악기를 얘기할 때 쇼팽과 견줄만한 작곡가는 드물다. 쇼팽은 2개의 피아노 협주곡을 남겼는데 두 곡 모두 청년기에 작곡하였다. 그래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은 관혁악부의 상대적 미비함에도 불구하고 청년기 쇼팽의 예민한 감수성이 배어있어 더없이 애틋하고 아름답다. 쇼팽은 1829년 19세에 피아노 f단조 협주곡을 작곡하나 유럽 여행 중 이 악보를 분실한다. 그래서 1830년 작곡한 e단조 협주곡이 1833년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먼저 출판되고 뒤이어 1836년 f단조 협주곡이 피아노 협주곡 ..

쇼팽 : 피아노 협주곡 제1번, Op.11 [Krystian Zimerman · Polish Festival Orchestra]

Piano Concerto No.1 In E Minor, Op.11 Frédéric François Chopin, 1810∼1849 쇼팽은 6개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을 남겼는데, 2개의 피아노 협주곡 No.1 Op.11(e단조)과 No.2 Op.21(f단조), Variation on "La ci darem lamano"(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지오반니 중에서)Op.2, Fantasy om Polish Airs Op.13, Krakowiak Op.14, Grand Polonasie brillante Op.22가 있다. 이곡들은 모두 1827년에서 1831년 사이의 짧은 기간 동안에 작곡되었으며 쇼팽이 20세 되기 이전에 쓰여진 청년기의 작품들로서, 당시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로서의 화려한 명성을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