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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드뷔시·라벨·포레·사티

드뷔시 : 3개의 교향적 스케치《바다》[The Cleveland Orchestra · Pierre Boulez]

by 想像 2020. 10. 8.

La Mer, L.109
Claude Debussy, 1862~1918


드뷔시의 관현악 작품 [바다]는 그의 창작 연대를 총 5개의 기간(습작기, 형성기, 확립기, 원숙기, 종합기)으로 나누어 볼 때, 4기인 원숙기에 작곡된 작품이다. 당시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이후 별다른 걸작이 없던 드뷔시에게 어려웠던 시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해준 작품이 [바다]였다. 드뷔시는 이 곡을 1903년 8월 그의 첫 번째 아내였던 릴리 텍시에의 친정인 파리 동남쪽의 비시앙에서 쓰기 시작했다. 작품 창작 과정 중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1904년 드뷔시는 아내 릴리를 버리고 당시 부유한 은행원의 부인이었던 엠마 바르다크와 노르망디 해안의 저지 섬(Bailliage de Jersey)으로 도피하는 일이 있었다. 결국 1905년 이 작품이 완성될 때는 아내가 바뀌어 있었다. 당시 이 사건은 매우 큰 사회적 물의를 빚었는데 릴리는 이로 인해 자살 소동까지 벌였으며, 이 이야기가 소설로 까지 제작될 정도였다. 엠마와 드뷔시의 결혼은 1908년에 가서야 겨우 인정을 받았다.

 

[바다]는 드뷔시가 담아내고자 했던 유동적 대상의 결정체였다.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모습은 그 움직임을 음악 속에 고정하려고 했던 드뷔시의 의도와 잘 맞아 떨어졌다. 예를 들어 파도와 물보라, 바람에 의해 움직이는 바다는 별다른 주제없이 ‘스스로 진화’해가는 드뷔시의 음악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소재였다. 드뷔시는 3악장으로 나누어 작곡하려고 한 자신의 착상을 지휘자 앙드레 메사제에게 직접 적어서신으로 보낸다. “상기네르 섬들의 아름다운 바다, 파도의 유희, 바람이 바다를 춤추게 하네.” 또한, 유동하는 관현악에 대한 드뷔시의 사고는 출판업자였던 뒤랑에게 보낸 다음의 내용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음악은 비물질적이며 따라서 4개의 발로 걷는(때로는 세 발로) 건장한 교향곡처럼 취급할 수 없는 특수한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난 음악은 그 본질상 엄격하고 전통적인 형식 속에 들어가서 흘러가는 것은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음악은 색과 리듬을 가진 시간으로 되어있습니다….”

 

이 작품은 1904년 뒤랑 사에서 출판되었으며 출판업자였던 자크 뒤랑에게 헌정되었다. 초연은 작품이 완성된 지 약 7개월 만인 1905년 10월 15일 카뮈 슈비야르가 지휘하는 라무뢰 관현악단에 의해 연주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드뷔시, 바다 [La Mer - Trios esquisses symphoniques pour orchestre] (클래식 명곡 명연주, 노태헌)

 

Debussy: Nocturnes; Première Rhapsodie; Jeux; La Mer

 

제 1악장 - 바다 위의 새벽부터 정오까지 (De l'aube à midi sur la mer)

 

조용한 새벽의 수평선으로부터 해가 떠올라 수면 위를 붉게 물들이는 정오까지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선율로서 장면을 묘사하지 않았던 드뷔시의 음악에 설명을 붙이는 것이 다소 한계가 있다). 바다의 미묘한 변화를 각 악기의 교차와 각 주제의 생성과 순환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특히 코다의 첫머리의 금관은 빛의 반짝임을 나타낸다.

 

 

제 2악장 - 파도의 희롱 (Jeux de vagues)

 

드뷔시의 분열적이고 유동적인 기법이 가장 극대화된 악장이다. 8마디 도입 후의 잉글리시 호른의 동기는 오보에로 옮겨지며 지속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모습은 파도가 물보라를 뿜어내는 모습을 상징화한 것이다. 2악장에는 자발적인 생성과 소멸, 빛과 어둠이 교차되는 순간이 생생히 담겨 있다.

 

 

제 3악장 -바람과 바다의 대화 (Dialogue du vent et de la mer)

 

일견 폭풍우 장면을 상기하는 위압적인 주제가 등장하지만 이 악장의 중요한 의미는 어두움과 밝음의 대비를 통한 이원성의 제시에 있다. 대조적인 2개의 힘은 배열되거나 합쳐지지 않고 그대로 혼돈되어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