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송림공원에 수국이 만발했습니다. 수국꽃의 색을 유심히 들여다봅니다. 파랑이라고 다 파랑이 아닙니다. 하늘빛이나 녹색이 도는 파랑도 있고, 남프랑스 코트 다쥐르 해안의 쪽빛처럼 형언할 수 없이 깊은 파랑도 있습니다. 그 농밀한 코발트 블루에 심장이 물들어 버립니다. 보라는 또 어떤가요? 보라도 다 보라가 아닙니다. 청색이 아련히 감도는 보라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노라면 동화 속처럼 아득해집니다. 순백 핑크 연분홍 연노랑 빨강 파랑 남색 청록 연녹색 하늘색 연두 연보라 청보라 진보라 자주색…. 미묘한 배합(配合)과 농담(濃淡)과 점층(漸層)이 한 송이 안에서 시시각각 조화를 부립니다. 그 자태는 또 어떤가요? 푸른 나비가 떼 지어 꽃으로 피어난 것처럼, 색색의 설탕물을 들인 솜사탕처럼, 여백을 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