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 알록달록한 꽃들은 땅 위로 고개를 들고 들판을 수놓기 시작하며 추웠던 겨울을 보내고 일 년 중 가장 밝고 화사한 계절인 봄을 맞이할 때라는 시그널을 보낸다.
제주 곳곳 가장 먼저 피어난 샛노란 유채꽃이 그의 꽃말처럼 쾌활하게 제주의 봄을 알린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늦겨울부터 노란 물결을 일렁이는 유채꽃이 시린 손을 부여잡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아 존재감을 뽐내는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에머랄드빛 바다 빛에 유채꽃 노란 물결이 맞닿아 진귀한 풍경을 자아내는 함덕 서우봉, 유채꽃과 벚꽃의 향연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된 녹산로, 계곡 사이사이 흩날리는 유채꽃과 벚꽃의 몽환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엉덩물 계곡, 웅장한 산방산과 겹겹이 시간이 만들어낸 용머리 해안 등 제주 유채꽃 명소는 이번 봄 다 돌아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그 중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의 산방산·용머리 일대는 제주 최남단이라 다른 지역보다 일찍 유채꽃을 만날 수 있다. 종을 엎은 모양으로 장대하게 솟아 있는 산방산 아래에는 유채꽃밭이 여기저기 펼쳐져 있다. 화산인 산방산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건지려면 입장료 1,000원을 내고 꽃밭 한가운데로 들어가야 한다. 산방산 아래에는 마치 용머리가 바다로 달려나갈 기세의 절벽이 나 있다. 수천만 년 동안 켜켜이 쌓인 사암층이 파도에 깎이며 신비로운 암벽을 이룬 용머리해안 주변도 유채꽃 명소로 꼽힌다.
2022년 3월 27일 제주 산방산 아래가 유채꽃으로 노랗게 물들었다. 꿀벌도, 관광객도, 유채꽃밭 속에서 봄의 정취를 만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