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ing of the Nibelung : Das Rheingold
Richard Wagner, 1813 ~ 1883
바그너는 〈로엔그린〉과 함께 이후 새롭게 펼쳐질 오페라 분야에서의 새로운 길목에 서게 된다. 그의 새로운 작품은 다름아닌 〈니벨룽겐의 반지〉였다. ‘사흘과 하룻밤의 서야(序夜)를 위한 무대 축전극’이라는 제목을 지닌 이 작품은 서야 ‘라인의 황금(Rheingold)’, 1일 ‘발퀴레(Walküre)’, 2일 ‘지크프리트(Siegfried)’, 3일 ‘신들의 황혼(Götterdämmerung)’으로 구성된 4부작이다. 이 전대미문의 대규모 악극은 1848년에 작곡을 시작하여 1876년에 비로소 완성된 대역작이다. 과거와 미래의 인간의 운명에 관한 전설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후세의 작곡가들에게 미친 영향을 고려할 때, 혹은 이 작품 자체가 지닌 특이한 매력 때문에 아마도 모든 오페라 중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꼽힐 수 있을 것이다.
- 라인의 황금 -
등장인물
보탄 (신들의 주신 - 바리톤), 돈너 (번개의 신 - 바리톤), 프로 (행복의 신 - 테너)로게 (불의 신 - 테너), 프리카 (보탄의 아내. 결혼의 신 - 메조 소프라노)프라이아 (프리카의 동생. 미의여신 - 소프라노), 에르다 (대지와 지혜의 여신. 보탄의 전처 - 콘트라 알토)알베리히 (니벨룽겐의 난장이. 반지의 원래 주인 - 바리톤)미메 (알베리히의 쌍둥이 동생으로 니벨룽겐의 난장이. 대장장이 - 테너), 파졸트 (거인 - 베이스)파프너 (파졸트의 동생. 거인 - 베이스), 보클린데 벨군데 (라인의 처녀 - 소프라노)플로스힐데 (라인의 처녀 - 메조 소프라노)
줄거리
라인강 밑에 숨겨져 있는 마력(魔力)을 가진 황금으로 만든 반지를 끼는 자는 사랑을 끊은 권력의 신이 되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 그러므로 땅 아래에 사는 니벨룽겐의 난장이와 땅위의 거인·하늘의 모든 신들이 황금의 반지를 둘러 싸고 서로 투쟁한다는 내용이다.
라인강 밑에 세 명의 처녀가 지키고 있는 황금을 먼저 난장이 나라의 왕 알베리히가 훔쳐 낸다. 하늘의 주신(主神) 보탄은 그것을 알고 알베리히가 사는 곳에 잠입하여 계략을 써서 그것을 빼앗는다. 그런데 거인 파프너와 파졸트의 두사람은 보탄의 부탁으로 하늘 위의 바르하르에 큰 성을 쌓아 그 성과 교환조건으로 원하는 물건을 두사람에게 주어야 한다. 그리하여 그 반지는 거인들의 손에 들어 가고 보탄 신과 모든 신들은 바르하르 성으로 들어간다.
♤ 전주곡 - 고요하게 명랑한 움직임으로
라인강 밑을 연상케 하는 낮은 음의 5도로 시작된다. 곧 저성부에서 “자연의 동기”가 나타나며, 계속해서 또 하나의 자연의 동기가 나타나 대위법적으로 서로 얽히어 진행한다. 다시 “물결의 동기”가 제시되고, 자연의 동기가 변형되어 엮어지다가 점차 “자연의 동기”가 부각된다. 이는 척 장중한 전주곡으로 정숙한 라인강의 밑을 연상시킨다. 신비스럽게도 물의 움직임과 혼돈한 가운데에서 어떤 창조가 암시되어 세계 창조의 발단을 묘출하는 듯 라인의 흐름이 점차 힘차게 떠오른다.
♤ 제 1 장 - 라인강 밑
막이 열리면 무대는 어두컴컴한 라인강 밑 깊은 곳이다. 중앙에는 큰 바위들이 있고, 그 주의에는 아름다은 세 처녀 보클린데·벨군데·흘로스힐데등이 라인강의 흐름을 찬미하면서 황금을 지키고 있다.
이 때 니벨룽겐 족의 난장이인 알베리히가 깊은 곳에서 바위를 붙잡고 올라와 그녀들에게 친밀하게 지내자고 한다. 그러나 처녀들은 그를 조롱하면서 붙잡히기 전에 재빨리 도망가 버린다. 그는 화를 내지만 그 때 물위에 햇빛이 들어와 물속의 황금빛이 퍼지는 것을 보게 되자 라인의 황금임을 알아 차린다.
세 처녀들은 이 황금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면서 헤엄쳐 다닌다. 알베리히는 이 황금이 어떤 힘을 갖고 있느냐고 퍼녀들에게 물으니 “황금으로 만든 반지를 가지는 자는 세계를 지배하는 권력을 가진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러나 그 사람은 오직 사랑의 기쁨을 단념한 자에게만 허용된다는 「Nur wer der Minne Macht-ent-sagt」를 노래 보른다. 이 말을 들은 알베리히는 금욕 정도라면 능히 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갖고 바위 위에 기어 올라가 빛나는 황금을 재빨리 빼앗아 가지고 그대로 종적을 감춰 버린다. 그 순간 주의는 암흑세계로 변하고. 처녀들은 알베리히를 쫓아가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 제 2 장 - 깊은 산
밤이 밝기 시작한다. 라인강 가까운 산 위의 높은 쪽 한곳에 위대한 주신(主神)인 보탄과 그의 아내인 프리카가 잠자고 있다. 신의 조상이라 할 만한 보탄은 영원한 권력을 꿈꾸고 있었는데 여인 프리카가 잠을 깨운다.
성이 확실히 보이게 되었을 때, 프리카는 눈을 뜨고 보탄을 깨운다. 그들은 새로이 건조된 바르하르 성을 보고기뻐하며 신들의 영광을 찬양한다. 한편 프리카는 거인 파졸트와 파프너 형제와의 약속을 생각하며 불안한 모습이다. 그 약속이란 거인 형제에게 이 성을 세워 주는 댓가로, 미의 여신인 프라리아를 주기로 했는데 보탄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
그 때 프라이아가 거인 형제에 쫓겨 뛰어 온다. 보탄은 어떻게 해서든지 프라이아를 구해낼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 거인은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면서 나타나 약속대로 프라이아를 내놓으라고 보탄에게 대든다. 이렇게 거인 형제들이 프라이아를 붙잡으려고 할 때, 이 소동을 듣고 번개의 신 돈너와 행복의 신 프로가 달려온다.
돈너는 뇌성(雷聲)을 일으켜 그들을 혼내 주려고 하지만 보탄은 그것을 제지시킨다. 보탄은 팜으면서 간계가 있는 불의 신 초게를 불러 전 세계에서 프라이아를 대신할 만한 것을 찾아 보라고 히니, 그는 아름다운 여자의 사랑에 당할 만한 것이 세상에는 없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니벨룽겐의 난장이가 라인강 밑에서 훔쳐낸 일과, 그 황금으로 만든 반지로는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고 말하자 일동은 관심을 갖게 된다.
그리하여 사랑을 단념하는 조건이 없으면, 황금으로 반지를 만들어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고 하면서 위험한 알베리히에게서 그 황금을 빼앗자고 한다. 이 말에 거인들은 황금에 탐이 나서 황금과 교환하는 조건으로 프라이아를 강제로 데리고 간다.
프라이아의 비명소리가 점차 사라져 버리자, 신들도 난처해져서 모두 의논한 후, 로게의 안내로 보탄이 니벨룽겐 족이 있는 곳으로 가서 황금을 뺏기로 한다. 그리하여 두사람은 유황 연기가 풍기는 굴속으로 내려 가고 다른 신들은 그들을 전송한다.
♤ 제 3 장 - 니벨룽겐의 동굴
니벨룽겐의 족속이 사는 지하에서 알베리히가 많은 난장이들을 이용하여 빼앗아 온 황금으로 반지와 그 밖의 것을 만들고 있다. 알베리히의 쌍동이인 미메가 라인의 황금으로 투구를 만들었지만, 그 쓰는 법을 알지 못하여 알베리히가 빼앗아 쓰고 주문을 외우니 곧 미메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그 투구를 쓰면 누구나 보이지 않든지 다른 모양으로 변하는 것이다.
알베리히는 보이지 않는 채쭉으로 미메를 때려 눕히고, 니벨룽겐의 왕이 되었다고 의기양양하게 외치면 굴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이 때 보탄이 로게의 안내를 받고 위에서 이 굴속으로 내려 온다.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미메를 발견한 보탄과 로게는 알베리히가 이미 황금으로 반지와 요술 투구를 만들어서 니벨룽겐 족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미메에게서 듣는다.
그곳에 한 무리의 사람들을 채쭉으로 몰면서 요술 투구를 옆구리에 낀 알베리히가 나타난다. 보탄은 알베리히에게 그의 보배와 권력의 소문을 듣고 구경하러 왔다고 말한다. 알베리히는 그 말을 듣자 의기양양하여 마침내 철갑 투구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모략가인 로게는 한번 그 모자의 마력을 보여 달라고 말하자, 알베리히는 그 간계에 넘어가 먼저 큰 뱀으로 변한다. 다음에는 작은 것으로 변해 보라는 말에 이번에는 청개구리로 변한다. 그 때 보탄이 그것을 밟고 머리에서 투구를 빼앗자 알베리히는 본래의 모습으로 변한다. 그리하여 로게는 알베리히의 손발을 결박하여 땅 위의 세계로 데리고 올라간다.
♤ 제 4 장 - 깊은 산
보탄과 로게는 알베리히를 끌고 바위 틈에서 모습을 나타낸다. 많은 수의 난장이들이 지하의 나라에서 보물을 운반하려고 한다. 한편 알베리히는 보탄에게 원하는 것을 다 줄터이니 몸만 자유롭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그리고 반지의 마력을 써서 니벨룽겐 족에게 자기의 보물을 그곳으로 나르게 한다.
보탄은 보물과 반지를 요구하였다. 알베리히가 손에 있는 반지에 무어라고 이야기 하자, 지하로부터 난장이들이 많은 재물을 보탄 앞에 가져온다. 그러나 그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철갑의 투구외에 반지도 요구한다. 알베리히는 놀라 “이것만은”하면서 애걸하지만, 보탄은 그를 용납하지 않고 강제로 반지를 빼앗는다. 알베리히는 이것을 갖는 자는 죽음을 부여한다는 저주의 말을 하고 바위 틈으로 자취를 감춘다「Wie durch Fluch er mir gerieth」.
이 때 거인 형제는 미의 신 프라이아를 데리고 산장에 나타난다. 거인 형제는 계약한 미의 여신대신에 재물과 황금을 프라이아의 몸에 가리워질 정도로 높이 쌓아 달라고 보탄에게 말한다. 돈너와 프로도 거들어서 보물을 쌓아 올리지만, 전부를 쌓아 올려도 머리털이 조금은 보인다. 그리하여 거인 형제는 요술 투구도 위에 놓을 것을 요구한다. 보탄은 할 수 없이 그것을 준다. 그래도 프라이아의 눈이 보이자, 다시 반지를 요구한다. 보탄은 그것만은 내놓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그들 형제는 약속이 틀리다면서 다시 프라이아를 데리고 가려고 한다.
그 때 지혜의 여신 에르다가 나타나 반지에는 저주가 있으니 주어 버리라고 충고한다. 즉 반지는 신들을 멸망시킨다는 것이다. 이렇게 여신은 충고를 하고 바위틈으로 사라져 버린다. 보탄은 그 말을 듣고 반지를 거인에게 주고, 프라이아를 신들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온다. 그리하여 미의 여신 프라이아가 자유의 몸이 되어 돌아 왔는데 신들은 모두 기뻐한다, 그러나 반지의 저주가 곧 거인에게 내려 반지를 서로 가지려고 하다가 싸움이 시작되는데, 파프너가 파졸트를 때려 눕히고 반지와 재물을 혼자 가지고 산에서 내려산다.
장면은 점차 이상한 구름이 끼더니 번개의 신 돈너가 바위 위에 서서 뇌성과 뇌우를 부르더니, 프로에게 무지개를 만들게 한다. 그러자 하늘이 맑아지면서 멀리 마르하르 성까지 아름다운 무지개가 다리를 놓는다. 신들은 이 장려(壯麗)한 광경을 말없이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신축된 성을 축복한다. 여기서 보탄·프리카·프라이아·프로·돈너 등 여러 신들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 성으로 향하는데, 그 유명한 「신들의 입장」이라는 음악이 흐른다. 그리고 보탄은 세상의 어지러움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저주의 반지를 빼앗을 만한 영웅을 창조할 것을 생각한다. 한편 하계로부터 빼앗긴 황금을 사모하는 라인의 처녀들은 구슬픈 합창소리가 들려 오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