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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고의 음악,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 중 '환희의 송가(Ode to Joy)'

想像 2024. 8. 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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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향곡 제9번 "합창"은 음악사 최고의 거장 베토벤이 완성시킨, 인류 최고의 음악 중 하나이자 그 동안 작곡된 전 세계 모든 교향곡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작품 중 하나로 인정받는 곡이다. 그의 자필 악보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이 교향고은 이 위대한 예술가의 고뇌, 투쟁, 승리, 화해, 인류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4악장은 네 명의 독창과 4부 합창이 가세하여 실러의 〈환희의 송가( (Ode to Joy)〉를 노래한다.

 

〈환희의 송가 는 독일의 시인인 프리드리히 실러가 1785년에 지은 송가 형식의 시이다. 베토벤은 1822년-1824년에 실러의 이 시를 인용, 1824년에 완성한 그의 교향곡 9번 4악장의 가사로 사용했다. 실러의 〈환희의 송가 에 곡을 붙이겠다는 생각은 베토벤이 22살 때 이미 싹텄다. 하지만 이 교향곡으로 결실을 맺기까지 무려 30년의 숙성기가 필요했다. 

 

1824년 5월 7일 케른트너토어 극장에서 열린 빈의 역사적 초연의 현장이 영화 카핑 베토벤 에 담겨있다. 사보를 위해 고용된 젊은 여성 안나 홀츠가 베토벤에게 사인을 보내면 베토벤이 그에 맞춰 지휘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 설정은 물론 픽션이지만 초연 당시의 감동적인 분위기를 잘 살린 연출이었고, 전 4악장을 10여 분 비디오 클립으로 잘 요약했다. 실제로는 그날, 전체 지휘는 미하엘 우믈라우프가 맡았고 바이올리니스트 슈판치히가 악장 역할을 했다. 베토벤은 첫 박자를 줘서 템포를 지시한 뒤 상징적으로 지휘했으며,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은 우믈라우프만 보면서 연주하도록 미리 약속돼 있었다. 기나긴 연주가 끝났을 때 열렬한 환호가 터져 나왔는데, 박수 소리를 듣지 못한 베토벤이 가만히 서 있자 알토 카롤리네 웅어(Karoline Unger)가 베토벤을 돌려세웠다는 유명한 일화가 전해진다. 

 

 

 

▒  첼로와 콘트라베이스가 굉장히 작게 연주하는 것으로 서둘러서 빠른(Allegro assai) D장조로 된 '환희의 송가' 주제가 시작된다. 이것은 얼핏 들으면 상당히 구태의연하고 소박한 주제지만, 이 형태로 만들기까지 수십 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 주제에 비올라의 선율(정확히는 비올라와 첼로의 유니슨. 즉 첼로도 앞서의 제시부에서 저음으로 켰던 주제를 여기서는 고음현으로 옮겨서 켜는 것)과 바순의 반주가 가담하게 되고 (제 1 변주), 바이올린의 듀엣이 가담하게 되고 (제 2 변주), 마지막으로 관악기까지 포함한 총주로 휘황찬란하게 연주된다 (제 3 변주). 여기서 파생된 악상을 통해 환호가 계속 이어지게 되어 해피 엔딩의 낌새를 보인다. 하지만 이것도 속도가 약간 느려지는 이행부 이후, 다시 악장 첫머리의 격렬한 서주가 재현되면서 갑자기 끊겨버린다. 그 다음에 나오는 서창풍의 가락을 이번에는 저음 현악기가 아니라 베이스 독창자가 가사를 붙여서 부른다. 이 가사는 베토벤 자신이 직접 쓴 것이다.

 

"오 친구여, 이런 소리가 아니다! 더욱 즐겁고 희망찬 노래를 부르자.(O Freunde, nicht diese Töne! Sondern lasst uns angenehmere anstimmen, und freudenvollere.)" 

 

이 독창이 끝나고 나면 역시 베이스가 남성 합창의 가세와 더불어 '환희의 송가(Ode an die Freude)' 주제를 부르기 시작한다 (제 4 변주). 이 부분부터 나오는 가사는 프리드리히 실러(Friedrich Schiller)의 시 '환희의 송가'에서 따왔지만 그 중 일부만 추려서 사용하고 있으며, 제 4 변주 앞 레치타티보의 가사는 완전한 베토벤의 창작이다.

전체 합창이 후렴 격으로 가세하고 다른 독창자들도 들어가면서 점점 더 확장되고 (제 5 변주), 심지어 선율의 변형(제 6 변주)까지 이루어진다. 해당 부분에서 소리가 포르테로 커지며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며 흐름을 이어간다. 하지만 이 흐름은 중간에 갑자기 달궈진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갑자기 소리가 조용해지는 것을 반복하며, 끝에는 '케루빔(천사)은 신 앞에 선다!' 는 구절이 반복되어 클라이맥스를 이루더니, 마치 여기서 곡이 끝나는 것 마냥 연주가 중단된다.

대부분의 청중들이 이 부분에서 곡이 끝난 줄 알고 박수를 칠 정도로 아주 정교하게 구성된 낚시로, 교향곡 제 9번 4악장 연주의 녹화본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의 녹화본에서 이 중단 구간에 박수 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 낚시성 클라이멕스 이후 모든 악기가 일제히 연주를 멈췄다가, 잠시후 제 7 변주가 시작된다. 이 제 7 변주는 콘트라바순만이 박자를 맞추어 시작하는 변주인데, 유럽 악기중 가장 낮은 음을 내는 악기로, 연주가 중단된 상태에서 뜬금없이 콘트라바순이 붐- 붐- 하고 엇박으로 간 보듯 소리를 끊어 내다가, 어느순간 콘드라바순만 박자를 맞춰 제 7 변주를 여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런 독특한 구성 때문에 4악장을 어떻게 해석하더라도 제 6 변주의 낚시 클라이맥스에서 연주를 완전히 중단해야만 한다.

제 6 변주에서 청중이 헷갈려하지 않도록 지휘자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청중들에게 손으로 제스쳐를 해 주기도 하며, 정명훈처럼 박자 빠르게 가져가는 것으로 해석하는 지휘자는 그냥 연주중단을 느낄 새도 없이 바로 콘트라바순을 나오게끔 가져가 버리기도 하지만, 모든 악기와 성악이 중단되는 순간 만큼은 피할 수가 없다. 때문에 1악장부터 연주를 시작하기 앞서 4악장에 곡이 끊기는 부분이 나오는데 박수 치지 말아달라고 미리 사전에 알려주는 지휘자도 있을 정도다.

뜬금 없이 등장한 바순이 뜸을 들이다가 박자를 맞추기 시작하고, 곧이어 클라리넷이 등장하며 개시되는 제7변주는 빠르고 행진곡풍으로 된(Allegro assai Vivace alla Marcia) B♭장조, 6/8박자의, 베이스 드럼과 트라이앵글, 심벌즈가 박자를 맞추어 곁들여지는 터키행진곡 형태의 변주이다. 우선 관악기와 타악기가 변주한 후, 중반부에 이르면 테너 독창과 남성 합창이 가담한다.

이후 성악 없이 관악기와 현악기만 연주하는 푸가가 연주되며 한껏 내달려 주는 간주가 이어진다. 관현악이 한껏 내달리다 앞서와 같은 격한 흐름이 잦아들면 잠시 호른이 피아노의 짧은 음으로 이어지며 "다들 들을 준비 되셨지요?"라는 이행부가 자리잡는다.

곧이어 D장조로 된 제8변주, 즉 6/8박자의 '환희의 송가' 주제가 전체 합창의 노래와 함께 비교적 짧게 이어진다. 일반 청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클라이멕스에서 갑자기 김 빠지듯 연주가 중단된다. 심지어 피날레 낚시조차도 없이.

이후 해석에 따라 적당히 조율된 침묵 후 이어지는 부분은 론도 형식의 삽입 주제에 해당하는 섹션인데, 우선 위압적인 안단테(Andante Maestoso) G장조로 트롬본과 남성 합창이 "수백만 사람들이여, 서로 얼싸안자!(Seid umschlungen, Millionen!)"라는 가사를 G장조로 위압적으로 연주하고 나면 여성 합창이 따라붙는다.

이 악구 이후 지나치지 않은 아다지오로 경건한(Adagio ma non troppo ma divoto) G단조로 더욱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의 악구가 우선 비올라로 이어진 후, 그 상태로 전체 합창이 "엎드려 비느냐, 세상 사람들이여!"라고 어둡고 음침하게 노래한 후, 어느 순간부터 상승하는 양상을 보여, "별들이 지는 저편에 주님은 계신다!"에서 E♭장조로 강하게 고조된다. 이어서 피아니시모로 가라앉아 작은 음으로 "별들이 지는 저편에 주님은 계신다."를 속삭이는 과정을 통해서 다음 섹션으로 넘어가게 된다.

이어지는 제9변주는 빠르고 열정적이며 항상 음을 똑똑히 두드리는(Allegro energico sempre ben marcato) D장조로, '환희의 송가' 주제를 어레인지한 것을 제 1 주제로 하고, "수백만 사람들이여, 서로 얼싸안자!(Seid umschlungen, Millionen!)"를 제 2 주제로 한 경쾌한 이중 푸가이다. 이것을 끝마치는 코데타는 우선 합창의 베이스 파트, 테너 파트, 알토 파트 그리고 전체 순의 넘겨주기를 거쳐, D장조의 5도 관계조인 A장조 배음으로 제대로 된 음정의 혼성 합창이 이어지게 되고, 그다음은 2도 낮춘 G장조가 되어 평온한 지속음으로 제9변주를 끝낸다.

이어지는 부분은 코다 직전이자 마지막 변주인 제10변주이다. 우선 조심스러운 알레그로(Allegro ma non tanto)이며 D장조로 현의 도입 악절을 거쳐 테너와 베이스, 소프라노와 알토가 '환희의 송가' 주제를 주관적으로 변형시킨 선율을 가지고 순서대로 노래한 후, 이와 유사한 과정이 소프라노와 알토, 테너와 베이스 순으로 한번더 이어진 후, '환희의 송가' 주제에 대한 주관적 변주를 이어가는 혼성 4중창이 이어지게 되고, 합창이 거기에 따라붙어 열광하다가 강제 감속을 당해서(Poco adagio) 합창이 느리고 조용하게 이어진다.

다시 조심스러운 알레그로(Allegro ma non tanto)를 회복하여 합창에 의해 다시 고조되지만, 다시 느려져(Poco adagio) 혼성 4중창이 주도권을 가로채 잠깐의 E장조를 거쳐 B장조로 대위법을 구사하게 되고, 이 대위법 형식의 중창이 말미에 이르면 반음계적 전조로 잠깐의 B단조를 거쳐 여린 D장조가 되어 그대로 엄숙하고 조용하게 종결되는 듯 보인다.

여기서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4중창 성악가들의 독창은 끝을 내리며 코다부터 끝까지 4부 합창으로 이어진다. 코다에 이르면 다시 살아나 속도가 아주 빠른(Prestissimo) D장조가 되어 모든 악기들과 합창단이 내달리게 되고, 마침내 절정에 이르면 합창단이 "환희여, 아름다운 주의 빛!"을 강하고 쩌렁쩌렁하게 내어지르는 것을 통해 해피 엔딩을 조성하게 된다. 말 그대로 "음침한 고뇌를 돌파하고 기쁨에 찬 환희에 도달"한 것이다.

이어서 오케스트라만의 아주 열광적이고 작다란 종결악절이 따라붙어 기쁨에 찬 환희로 이 4악장을 마치게 된다. 이 종결악정은 매우 빠른 속도로 연주하는 것이 원칙이라 거의 대다수의 지휘자가 관현악단이 감당 가능한 가장 빠른 속도로 템포를 올려 연주를 끝마치게 된다.

 

 

 

▒ 이 곡은 이념과 지향을 넘어 사람들을 결합시키는 음악의 위대한 힘을 증명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교향곡 제9번 "합창"은  히틀러의 생일 기념 음악회에서도 단골로 연주되는 교향곡이었는데, 빌헬름 푸르트벵글러의 경우 1942년 4월 19일에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브루노 키텔 합창단 등을 이끌고 이 음악회에 참가해 지휘한 바 있다. 이것이 전세계로 방송되면서 지휘자와 악단의 경력에 굉장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당연지사. 

 

그럼에도 이 곡은 '민주'와 '자유'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유럽연합은 1985년  〈환희의 송가 를 공식 찬가, 즉 유럽가로 지정했다. 1980년대 후반에 칠레의 시위대는 피노체트의 군사 독재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이 곡을 불렀고, 중국 학생들은 천안문 광장에서 이 곡을 방송했다.

1989년 12월 25일, 독일의 베를린장벽이 무너졌을 때는 거장 레너드 번스타인이 지휘하는 서독, 동독, 영국, 미국, 소련 연합의 오케스트라가 혼신의 힘을 다해 이 곡을 연주했다. 가사는 ‘환희(Freude)’ 대신 ‘자유(Freiheit)’로 바꿨다. 

 


1989년 베를린 공연과 비슷한 시기에 체코에서도 전국적으로 확산된 민주화 요구로 사회주의 정권이 붕괴되었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89년 12월 14일에 프라하에서 열린 음악회에서 바츨라프 노이만 지휘의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이 곡을 연주했다.  연주가 끝나자 박수가 20분 넘게 울렸고, 새 대통령이 된 바츨라프 하벨은 V자를 치켜세우며 함께 혁명의 승리를 반겼다.

 

1998년 2월 7일,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의 개회식에서는 오자와 세이지의 지휘 아래에서 세계의 5대륙 · 6개국 · 7개소로부터 동시에 노래가 불렸고, 이에 맞춘 호리우치 겐 안무의 발레 영상이 중계되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곡은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송년음악회 혹은 12월 정기연주회의 단골 연주곡으로 공연되고 있다.  이러한 관례가 정착된 것은 일본에서다.실제로 일본에서는 매년 12월만 되면 전국의 거의 모든 관현악단들이 이 곡을 연주하고 있고, 히로시마와 오사카에서는 대형 실내 체육관에서 무려 1000명/10000명의 대규모 합창단이 가세하는 이벤트성 공연까지 개최되고 있다. 게다가 여기에 참가하는 합창단은 전문 성악가들이 아닌, 이 공연 만을 위해 몇달 전부터 연습하고 참가하는 아마추어들로 꾸려진다는 것. 실제로,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1만인의 합창은 산토리가 후원하여 1983년부터 매년 12월에 오사카성 홀에서 진행되고 있다. '1만인의 제9'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며, 마이니치 방송 제작으로 TV로 생중계된다.

 

 

한국에서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많은 오케스트라들이 이 교향곡의 전곡 혹은 4악장을 송년음악회나 12월 마지막 정기연주회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고 인기도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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