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요·가곡·국악

[한국가곡] 떠나가는 배 (양중해 작시, 변훈 작곡)

想像 2024. 3. 1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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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가는 배 (양중해 작시, 변훈 작곡) 


 

양중해 작시, 변훈 작곡의 가곡 ‘떠나가는 배’의 무대는 제주도다. 6·25전쟁이 한창 때인 1952년 7월 작곡·작시(作詩)됐다. 이듬해 레코드에 취입됐고 중·고교 교과서에도 실렸다. 전쟁 직후인 1950년대 초 제주로 갔던 피난민들을 싣고 뭍으로 떠나가는 배를 바라보면서 이별의 정서를 담은 양중해 시인의 시 ‘떠나가는 배’가 바탕 노랫말이다.


양 시인이 이 시를 쓴 동기와 내용에 대해선 여러 설들이 있다. 6·25전쟁 중 모슬포훈련소에서 전장에 동원되기 위해 육지로 가는 병사들 모습을 보고 쓴 시란 설이 있다. 어느 유명시인이 사랑하는 여자와 제주부두에서 이별하는 장면을 보고 시상(詩想)을 얻어 쓴 시란 얘기도 있다. 이 노래는 같은 무렵 피난 왔던 실향민 변훈씨가 양 시인의 시에 곡을 붙여 국민애창곡이 됐다는 게 정설에 가깝다.

 

‘떠나가는 배’는 노래가 만들어지고 20년 가까이 빛을 보지 못하다가 그 뒤에 대중들에게 알려진 가곡으로 흥미롭다. 노래는 전쟁 때인 1952년 가을 부산서 열린 ‘젊은 작곡가의 밤’ 음악회에서 테너 안형일 씨가 처음 불렀다. 이날 변 선생의 또 다른 신작 ‘명태’도 발표됐으나 혹평을 받으면서 ‘떠나가는 배’까지 국민들에게 잊혀진 노래가 됐다. 변 선생은 이때의 충격으로 작곡가 길을 접고 대학을 다닐 때인 1953년 외무부 특채공무원으로 외교관이 됐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그러다 1960년대 후반부터 시작해 1970년대에 들어와서 ‘떠나가는 배’는 되살아났다. 우리 가곡이 붐을 일으키면서 ‘명태’와 함께 부활했다. 두 곡은 그 뒤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일약 유명가곡으로 떴다.

 

저 푸른 물결 외치는, 거센 바다로 오,떠나는 배 
내 영원히 잊지 못할, 님 잃은 저 배는 야속하리 
날 바닷가에 홀 남겨두고 기어이 가고야 마느냐


터져나오라 애 슬픔, 물결 위로 오,한된 바다 
아담한 꿈이 푸른 물에 애끊이 사라져 나 홀로 
외로운 등대와 더불어 수심 뜬 바다를 지키련다.


오현명

 

 

 

엄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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