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lo Concerto No. 2 in D Major, Hob. VIIb, 2
Franz Joseph Haydn, 1732∼1809
하이든은 비교적 적은 양의 협주곡을 남겼고, 이들 소수의 협주곡은 그가 잘 알고 지낸 연주자들을 위해 작곡했거나 특별한 경우를 위해 작곡했다. 그 시대에만 하더라도 하이든은 이들 작품이 정기적으로 연주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은 듯하다. 대표적인 다작의 작곡가였던 하이든은 특히 궁정과 귀족들의 보살핌과 후원에 힘입어 모든 장르에 걸쳐 방대한 양의 작품을 창작해낼 수 있었다. 국제적인 명성이 높아질수록 그는 더욱더 많은 일을 해야만 했고, 이에 비례하여 개인적이거나 국지적인 용도의 작품은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다. 그 가운데 그가 남긴 두 개의 첼로 협주곡의 수고본들은 시대를 거듭하여 확장된 불확정성과 변화로 인해 그 원전성이 의심받아온 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통상적으로 하이든은 30여 년간 에스테르하치 후작에서 봉사하며 여섯 곡 남짓의 첼로 협주곡을 작곡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현재까지 그가 직접 작곡했다고 확인된 작품은 C장조와 D장조 협주곡 두 곡뿐이다. 우리가 1번이라고 부르는 첼로 협주곡 C장조는 200여 년 동안 잊혀졌다가 1962년 5월 19일 프라하의 스프링 페스티벌에서 처음으로 연주되었다. 1961년 음악학지 올드르지히 풀케르트가 프라하 국립 박물관에서 이 작품의 스코어를 처음으로 발견했고, 쾰른의 하이든 협회 회장인 게오르그 페데르와의 공동작업으로 200년 전 편집된 이 작품의 정통성을 입증했다. 이 작품은 하이든이 생전에 만들어놓은 작품 리스트에 의거하면 1765년부터 1775년 사이에 작곡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데, 에스테르하치 후작 밑에서 일하던 첼리스트 요제프 바이글을 위해 작곡한 것임을 고려해본다면 그가 마지막으로 봉직했던 1769년 이전에 작곡된 것으로 그 시기가 좁혀진다.
이에 비하면 2번으로 지칭되는 첼로 협주곡 D장조는 더욱 놀라운 역사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19세기 중반 이 작품의 수고가 분실된 이후로 오랫동안 진짜 하이든 작품인지 의심받아왔다. 1930년대에는 심지어 다른 작곡가의 작품이라고까지 대접받으며 버려진 자식 취급을 받았다. 하이든이 이 협주곡을 작곡할 당시의 제자이자 에스테르하치 궁전의 첼리스트였던 안톤 크라프트(Anton Kraft)의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이러한 논란은 이 작품이 1806년 ‘작곡가의 원본에 의거하여’라는 주석을 달아 출판되었지만, 크라프트의 아들인 니콜라우스에 의해 의심이 시작되며 그 파장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1951년 자필 수고가 극적으로 발견되면서 비로소 이 논란은 일단락되었고, 현재 빈 국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
앞선 C장조 협주곡과 극적으로 다른 스타일과 양식을 갖고 있는 이 D장조 협주곡은 1783년에 작곡되었다. C장조 협주곡의 매력은 미묘한 불규칙함과 표현력으로부터 기인하지만, D장조 협주곡의 매력은 모든 세부와 전체의 완벽한 균형감과 화려한 멜로디에서 기인한다. 첼로를 사용하는 하이든의 기법 또한 사뭇 다르다. 그가 교향곡을 작곡하면서 터득한 풍부한 경험이 이 작품에 명백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관악기들은 보다 독립적인 역할을 맡으며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한편, 솔로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음향적 일체감 또한 빼어나다. 예들 들어 1악장의 두 번째 주제는 첼로와 오케스트라의 현악 파트에 의해 제각기 3도와 6도 평행 진행을 이루며 특별한 친밀감을 자아낸다. 한편 세 개의 악장을 거치며 등장하는 주제들의 스타일이 맺고 있는 관계 또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아다지오와 론도 악장은 첫 악장의 오프닝 주제로부터 파생된 요소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1악장의 그 박력 넘치는 에너지와 강인한 인상을 주는 첫 주제야말로 이 D장조 협주곡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징표로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바흐의 첼로 모음곡이 모든 첼리스트를 위한 성경과도 같다면,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은 일종의 실천적 복음과도 같은 존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본래 작은 규모의 실내 합주를 위해 작곡한 곡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대규모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확대시키고 솔로 부분과 카덴차를 첨가해왔다. 그러나 이 작품에 대한 논란이 끝난 이후 다시금 오리지널리티에 맞게끔 소규모로 편성되고 연주되어 본래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1악장 Allegro moderato
소나타 형식으로서 1주제와 두 번째 주제가 확연히 구분된다. 1주제가 발전부에서 딸림음(A장조)으로 다시금 재현되는 것은 실제로 대부분 고전주의 시대의 작품의 공통점이자 하이든의 고유한 개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2악장 Adagio
느린 A장조의 2악장은 감미로운 세레나데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 두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달콤한 주제 패시지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E장조고 다른 하나는 A단조와 C장조다. 이 느린 악장의 빠르기는 ‘아다지오’로서, 보통 하이든이 느린 악장에 채택하던 빠르기인 ‘안단테’보다 더 느린 것 또한 특징이다.
3악장 Rondo (Allegro)
3악장은 세 개의 각기 다른 에피소드로 구성된 단순한 론도 구성으로서, 이들을 구성하는 주제로부터 길이와 조성, 성격은 음악이 진행될수록 점점 멀어진다. 첼로와 오케스트라의 역할이 극적으로 바뀌며 그 성격이 변화하는 모습도 인상적인 한편, 현대적일 정도의 표현력을 발산하며 질주하는 첼로의 테크닉과 폭넓은 음량을 생각해 보면 전문 첼리스트였던 크라프트의 조언 또한 적극적으로 반영되었음을 유추해볼 수 있다. 마지막에는 카덴차 대신 확대된 코다를 오케스트라 투티와 함께 프레스토로 연주하곤 하는데, 이 부분은 원작에는 없는 것으로서 후대에 첨가된 것이다.
발췌 : [네이버 지식백과] 하이든, 첼로 협주곡 2번 [Haydn, Cello Concerto No. 2 in D Major] (클래식 명곡 명연주, 박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