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기타작곡가

파야 : 스페인 정원의 밤 [Eugene Ormandy · Philippe Entremont · The Philadelphia Orchestra]

想像 2021. 7. 1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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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uel de Falla, 1876-1946

Noches en los Jardines de España, IMF 8


​​스페인을 대표하는 작곡가 마누엘 데 파야는 아버지로부터 안달루시아의 피를, 어머니로부터는 카탈루냐의 피를 이어받았다. 19세기말부터 일어난 스페인 음악 부흥운동에 영향을 받았던 그는, 알베니스(Isaac Albéniz)와 그라나도스(Enrique Granados)의 뒤를 이어 스페인 음악의 근대적인 조명에 앞장설 수 있는 충분한 유전적인 조건을 갖추었던 것이다. 그는 베토벤 교향곡을 들은 이후 마드리드에서 명교수인 펠리페 페드릴 밑에서 작곡수업을 하며 유년시절을 보냈고, 몇 편의 사르수엘라를 작곡한 뒤 1907년부터 1914년 사이 파리로 유학을 떠났다. 여기서 그는 라벨, 드뷔시, 뒤카, 알베니스와 같은 작곡가와 리카르도 비녜스(Ricardo Viñes)와 같은 피아니스트와 교류하며 자신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다. 이 시기 1905년에 완성한 베리즈모 계열의 오페라 [허무한 인생]을 개정하여 1913년에 개정, 니스에서 초연하여 주목을 받았고, 이후 마드리드로 돌아온 그는 [사랑은 마술사](1916)를 초연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발레단과의 협력으로 [삼각모자](1919)와 같은 무대음악을 작곡하여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는 후일 초기의 방대한 편성의 관현악을 버리고 인형 오페라인 [페드로 주인의 인형극](1919~22)이나 [하프시코드 협주곡](1923~26)에서 스트라빈스키와 같은 작고 효율적인 편성 혹은 밝고 풍요로운 6중주 양식을 지향하게 되었다. 그는 베리즈모적인 경향에서 시작하여 스페인 민속음악과 인상주의의 결합을 시도한 뒤 신고전주의적인 양식으로까지 발전해 나갔는데, 이렇듯 그는 스페인이라는 국지적인 특성에서 벗어나 보다 독자적인 어법을 만들어나가고자 노력했다. 그런 까닭에 그의 음악에는 안달루시아와 카탈루냐의 민속음악부터 르네상스, 바로크 음악의 요소까지의 보편적인 특징 및 그라나도스나 알베니스의 호화로운 음악 및 파야 자신의 초기 작품들로부터의 핵심적인 요소를 발전시킨 특수한 모습을 동시에 찾아볼 수 있다.

 

그의 모든 작품 가운데에서 인상주의적이고 비르투오소적이며 스페인적인 열정은 바로 [스페인 정원의 밤]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1914년 스페인으로 돌아온 그는 1909년경부터 솔로 피아노를 위한 녹턴으로 구상했던 곡을 카탈루냐 피아니스트인 비녜스의 권유로 피아노가 가세한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으로 작곡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오케스트라를 위한 교향시와 같은 제목을 달고 있지만 파야의 작품 가운데 가장 아름다움 작품 가운데 하나인 이 작품은 순수한 교향악 작품도 아니고 그렇다고 피아노 협주곡도 아니다. 음악적으로 드뷔시적인 분위기로 가득 차 있는 이 작품은 스페인의 대표적인 정원에서의 인상을 근대적인 음악어법으로 소화한 것이지만, 형식적으로 세 개의 부분으로 구성된 구조는 전통적인 3악장의 피아노 협주곡의 모습을 연상시키는 만큼 새로운 사조와 전통적인 양식의 공존을 꾀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파야의 명료한 개성과 그만의 인상주의적 기법에 의한 색채감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이는 선배들의 어법과도 구분되고 프랑스 작곡가들과도 다른, 파야만의 독창성으로 가득 차 있는 것으로서 20세기 스페인 음악의 진일보를 이루어낸 걸작으로 평가 받기에 충분하다.

 

1915년 완성된 뒤 1916년 4월 9일 마드리드 왕립극장에서 호세 쿠빌레스의 피아노와 이 작품의 의뢰자인 아르보스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당시 [사랑은 마술사]의 모음곡 버전도 함께 초연되었다. 개정판은 1921년 런던에서 작곡가의 피아노 연주로 연주된 뒤 1923년 출판되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이 작품을 오케스트라 작품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리카르도 비녜스에게 헌정되었다. 이후 스페인 음악의 옹호자이자 이 작품의 초연에 참관한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Arthur Rubinstein) 또한 이 작품을 자주 연주했을 뿐만 아니라 1949, 57, 69년 걸쳐 세 번이나 녹음했다.

 

기타와 캐스터네츠로부터 영감을 얻은 악상이 주를 이루는 만큼 피아노는 아르페지오와 트릴로 가득 차 있고,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듯하다가도 갑자기 바로 옆에서 튀어나오는 음향을 발산하는 오케스트라와 묘한 일체감을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드뷔시의 [바다]의 대척점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이 [스페인 정원의 밤]은 어디까지나 지극히 스페인적인 요소들,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안달루시아 지방의 아름다움과 그 정서를 극대화한 밤의 노래, 즉 스페인의 녹턴이다. 그것은 바로 무어적인 우아한 감수성과 고딕적인 이상주의의 혼합으로서, 파야는 부유하는 듯한 아라베스크와 따스한 분위기, 격정적인 시성, 알함브라 궁전의 예스러움, 정원과 분수, 사이프러스 숲의 울창함 등등을 견고한 리듬의 구조와 강렬한 음색의 향연을 통해 노래부른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스페인의 역사와 안달루시아의 전통을 향한 작곡가의 사랑을 직접적으로 담아낸 자기고백에 가깝다.

 

 

Gershwin: Rhapsody in Blue - Falla: Noches en los Jardines de España - Franck: Symphonic Variations, FWV 46

Philippe Entremont,Piano
Eugene Ormandy·The Philadelphia Orchestra

 

I. En el Generalife (헤네랄리페에서)

 

알함브라 궁전의 헤네랄리페 정원. 낙원의 정원, 향연의 정원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헤네랄리페는 알함브라에 위치한 여름 별장이자 알함브라 궁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정원으로서, 그 안에는 인공 연못과 그 안에 하나 더 위치하고 있는 작은 연못, 그리고 그 한 가운데에서 물을 뿜는 분수가 완벽한 대칭을 이루며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파야는 그라나다의 이 궁전의 아름다움을 현악기의 술 폰티첼로(sul ponticello, 브리지 가까이서 꺼칠꺼칠하게 소리내는 연주법)을 통해 재스민향이 가득 한 어두운 밤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마법적인 음향을 만들어냈다. 라벨과 드뷔시가 경도되었던 물의 아름다움을 녹턴화하는 방식을 파야가 창조적으로 계승했음을 보여준다.

 

 

II. Danza lejana(먼 옛날의 무곡)

 

추억 속 옛 무어인들의 무곡을 회상하는 듯한 이 두 번째 악장은 역시 수많은 트릴과 관능적이라기보다는 이국적인 리듬을 수반한 피아노가 주도적으로 악상을 이끌어가며 시점을 과거로부터 점차 현재로 옮겨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III. En los jardines de la Sierra de Córdoba(코르도바의 시에라 정원에서)

 

집시들의 삼브라(Zambra)에서 영감을 받은 이 마지막 악장에서는 피아노의 글리산도와 격정적인 리듬과 더불어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이 빛을 발하는 스펙터클한 대목이다. 특히 앞선 두 악장에서는 트라이앵글이나 심벌즈와 같은 악기를 사용하지 않은 채 녹턴적인 분위기를 강조한 반면, 여기서는 타악기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국적인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중간에 등장하는, 마치 먼 곳으로부터 들려오는 듯한 안달루시아 지방 특유의 느린 멜로디 또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파야,스페인 정원의 밤 - 파야 (클래식 명곡 명연주, 박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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