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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피아니스트(The Pianist, 2002)》와 쇼팽의 피아노 음악

想像 2020. 11. 1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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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The Pianist, 2002


유대계 폴란드인이자 피아니스트로 고국 폴란드를 자랑스럽게 드높였던 블라디슬로프 스필만(Wladislaw Szpilman).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피아니스트'란 바로 그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홀로코스트의 비극에서 살아남은 위대한 음악가 스필만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 

 

이 영화를 연출한 세계적인 거장 로만 폴란스키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폴란드 역사에서 가장 슬프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영화로 만들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 그러나 동시에 나의 자전적인 이야기로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또한 있었다. 그러나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이 쓴 회고록의 첫 장을 열자마자 이것이 나의 차기작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마침내 그토록 찾아왔던 이야기를 만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스필만의 전기영화인 동시에 역시 유대계 폴란드인으로 게토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던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기억을 관통하는 경험담이기도 하다. 전쟁의 상흔과 휴머니즘, 그리고 눈부신 피아노 선율이 공존하는 이 가슴 벅찬 드라마에 올 칸느 영화제는 황금 종려상을 건네며 아낌없는 박수 갈채를 보내기도 했다.

 

나치의 전운이 어두운 숨결을 드리우던 1939년 9월의 폴란드 바르샤바. 스필만이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던 라디오 방송국이 폭격을 당하면서 그는 유대인 강제거주지역인 게토로 끌려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운명처럼 마주친 독일장교의 도움을 받아 극적으로 살아남기까지 생존을 향한 처절하고도 경이로운 투쟁을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그렇듯 이 영화는 한 예술가가 직면하는 역사의 비극과 아픔, 그리고 예술을 향한 열정을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는 작품. 결국 그 잔혹한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아 6년 전에 중단했던 쇼팽(Chopin)의 야상곡(Nocturne)을 다시금 연주하는 스필만. 세상은 그 남자의 용기와 신념을 향해 따뜻한 미소를 건넨다. 

 

영화속 쇼팽의 음악들 

 

쇼팽의 곡들 가운데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게 쓰이는 것이 바로 야상곡(Nocturne)이다. 한 평론가는 쇼팽의 야상곡을 가리켜 이런 말을 했다. "그 야상곡은 우리를 환상의 세계로 움직이게 한다"고. 모두 21곡에 이르는 야상곡 가운데 이 영화엔 세 곡이 담겨있는데, 우선 쇼팽의 유작으로 그의 육체적, 정신적 고뇌를 대변한다고 알려진 C# 단조와 쇼팽이 17세 때 작곡했다는 그의 초기작인 E단조, 그리고 쇼팽의 열정과 기품을 대변하는 그의 전성기 작품인 C단조가 그 곡들이다. 

 

그뿐인가? 폴란드의 애국적 시인인 미키에비티의 시에서 암시를 받아 만들어진 모두 4곡의 발라드(Ballade) 곡 가운데 슈만으로부터 "그의 가장 거칠고 또 가장 독창성이 풍부한 작품이다"라고 평가받은 제 1번 G단조와 쇼팽이 1836에 작곡한 제 2번 F장조를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쇼팽이 1831년에 작곡한 곡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느껴지는 슬픈 왈츠(Waltz) 곡인 3번 A단조는 물론, 쇼팽의 그 유명한 '빗방울 전주곡'도 감상할 수 있는데, 한동안 쇼팽과 동거했던 문인 조르쥬 상드는 그 곡을 가리켜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그의 음악 속에서 그의 가슴위로 떨어지는 눈물로 바뀌어진 빗방울이었던 것이다" 라고. 

 

게다가 폴란드의 민속무곡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폴로네이즈(Polonaise)와 마주르카(Mazurka)도 빼놓을 수 없는데, 우선 이 사운드트랙에 담긴 폴로네이즈는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 G장조'. 1835년 파리에서 초연된 이 곡은 고요하고 청정한 심연 위를 훑고 지나가는 로맨티시즘과 후에 이어지는 호쾌한 에너지가 밝고 화려한 기운을 뿜어낸다. 이어 흙 냄새 짙은 서민들의 민요를 바탕으로 창조된 마주르카 가운데 어느 시골 술집의 주인과 농부가 주고받는 세상 이야기를 담아낸 A단조와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사운드트랙에 담긴 쇼팽의 모든 피아노 곡이 쟈누스 올레니작의 피아노 연주인 데 비해 마주르카 A 단조만큼은 1948년에 녹음됐던 스필만의 연주라 더욱 반갑다. 

 

Nocturne in C-Sharp minor 

 

쇼팽의 유작으로 그의 육체적, 정신적 고뇌를 대변한다고 알려진 녹턴 C# 단조. 영화 도입부에서 라디오방송국에서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이 연주하는 곡이다

 

Ballade No. 1 in G minor, Op. 23

 

독일군 장교에게 발각되어 독일군 장교앞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게 되는 장면에서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이 연주하는 곡이 쇼팽의 발라드 1번이다. 1836년 쇼팽이 20세때의 작품인데, 미키에비치의 시 [콘라드 와젠로트]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 되었다. 슈만은 이 작품에 대하여 "그의 가장 거칠고 또 가장 독창성이 풍부한 작품이다" 라고 평했다. 

 

Grande Polonaise Brillante

 

영화의 마지막에 바르샤바 교향악단과 협연하는 장면 및 엔딩 신에 나오는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는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이즈 G장조'의 후반부이다. 1835년 파리에서 초연된 이 곡은 고요하고 청정한 심연 위를 훑고 지나가는 로맨티시즘과 후에 이어지는 호쾌한 에너지가 밝고 화려한 기운을 뿜어낸다.

 

The Pianist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1. Nocturne in C-Sharp minor (1830) 
2. Nocturne in E minor, Op. 72, No. 1 
3. Nocturne in C minor, Op. 48, No. 1 
4. Ballade No. 2 in F Major, Op. 38 
5. Ballade No. 1 in G minor, Op. 23 
6. Waltz No. 3 in A minor, Op. 34, No. 2 
7. Prilude in E minor, Op. 28, No. 4 
8. Grande Polonaise Brillante Preceded By An Andante Spianato, Op.22
9. Grande Polonaise Brillante Preceded By An Andante Spianato, Op.22
10. Moving to the Ghetto Oct. 31, 1940 
11. Mazurka in A minor, Op. 17, No.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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