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ing of the Nibelung : Götterdämmerung
Richard Wagner, 1813 ~ 1883
바그너는 〈로엔그린〉과 함께 이후 새롭게 펼쳐질 오페라 분야에서의 새로운 길목에 서게 된다. 그의 새로운 작품은 다름아닌 〈니벨룽겐의 반지〉였다. ‘사흘과 하룻밤의 서야(序夜)를 위한 무대 축전극’이라는 제목을 지닌 이 작품은 서야 ‘라인의 황금(Rheingold)’, 1일 ‘발퀴레(Walküre)’, 2일 ‘지크프리트(Siegfried)’, 3일 ‘신들의 황혼(Götterdämmerung)’으로 구성된 4부작이다. 이 전대미문의 대규모 악극은 1848년에 작곡을 시작하여 1876년에 비로소 완성된 대역작이다. 과거와 미래의 인간의 운명에 관한 전설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후세의 작곡가들에게 미친 영향을 고려할 때, 혹은 이 작품 자체가 지닌 특이한 매력 때문에 아마도 모든 오페라 중에서 가장 위대한 작품으로 꼽힐 수 있을 것이다.
- 신들의 황혼 Gotterdammerung -
대본 : 작곡자 자신에 의함. 독일어.
곳 : 발퀴레의 바위산. 라인 강변.
초연 : 1876. 8. 17. 바이로이트 축전극장.
연주시간: 서막과 제 1막 120분 제 2막 약120분 제 3막 약 80분 총 5시간 20분
등장 인물: 지크프리트·군터(기비히 가문의 가장)·하겐(군 터의 이복 동생이며 알베리히의 아들)·알베리히·구트루네·브륀힐데·발트라우데(발퀴레)·보클 린데·벨 군데(라인의 처녀)·플로스힐데(라인의 처녀)·운명의 여신들(제1, 제2, 제3)·신하들·부인들
난쟁이인 알베리히의 아들 하겐은 지크프리트를 없애기 위해 아우인 군터의 성에 와 기다리고 있다. 지크프리트는 군터가 준 마력의 술 때문에 기억력을 잃어, 아내인 브륀힐데을 잊고 군터의 누이 구트루네를 아내로 삼는다. 하겐은 다시 부륀힐데에게 가서 그녀를 데리고 군터와 결혼시킨다. 그런 사실을 모른 브륀힐데는 절망과 화가 난 나머지 하겐과 공모하여 지크프리트를 죽이는데, 후에 모든 것이 하겐의 음모였던 것을 알고 그녀는 속죄의 뜻으로 영웅이 화장되는 불길 속에 뛰어 들어가 같이 죽는다. 거기에 라인강이 범람하여 다시 라인강의 처녀들이 가져간다. 그러자 하겐은 그 반지를 찾으려고 물 속에 들어가나 곧 빠져 죽고 만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바르하르 성에도 몰락의 징조가 보여 신의 세계는 불구덩이 속에서 재로 변하고 만다. 이렇게 공포를 알지 못하는 지크프리트는 난쟁이인 알베리히의 저주도 통하지 않았지만, 자못 그의 성실을 맹세한 아내 브륀힐데를 배반할 때, 그 죄로 인해 받은 저주가 그를 멸망시켰다. 브륀힐데의 고백은 반지에 얽매인 모든 저주를 소멸시켜 신들은 몰락했으며, 광명에 찬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다. 바그너가 사랑만이 인생을 고뇌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는 유일한 절대의 것으로 생각한데에 있다.
■ 서막 ■
"적당하게 천천히"하라는 전주곡이 있다. "깨어남의 동기"로 시작되어 "물결의 동기"·"잠자는 동기" 등이 전개되면서 음악이 연주된다. 막이 천천히 올라가면 『지크프리트』의 제 3 막과 같은 무대에서, 운명의 여신 셋이 황금의 그물을 만들고 있다. 그들은 보탄의 신성한 창도 지크프리트의 칼에 부러지고, 보탄은 트리네코의 나무를 잘게 짤라 서 바르하르 성 주위에 장작을 쌓아올리고 불을 지를 것이다. 그러면 성은 타버리고 신들은 멸망할 때가 가까워질 것이라고 노래한다. 여신들은 다시 노래를 계속하는데, 불의 신 로게는 부러진 창으로 보탄에게 찔리우고 그 때문에 불바다가 되어 트리네코의 장작들도 타버릴 것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신들의 황혼이 찾아오리라는 탄식소리에 갑자기 그물이 찢어져 버린다. 여신들은 세상의 종말을 부르짖고서 그물로 몸들을 묶고 그녀들의 어머니인 에르다에게로 가버린다. 차츰 날이 밝아온다. 지크프리트와 브륀힐데가 말을 끌고 등장한다. 두 사람은 열렬하게 사랑을 노래한다. 지크프리트는 손에서 반지를 뽑아 그녀의 손에 끼어주고, 브륀힐데는 발퀼레 시대의 말을 그대에게 증정한다. 지크프리트는 그 말을 타고 그녀에게 잠시 동안의 이별을 고하고 산을 내려간다. 이때 연주되는 곡은 "지크프리테의 기행"이라 불려지는 간주곡이다. 여기서는 "영웅의 동기"와 "발퀼레의 동기"가 대위 법적으로 짜여지고, 계속하여 "브륀힐데의 동기"·"뿔피리의 동기"·"반지의 동기"·"라인의 황금의 동기" 등 여러 동기들이 나타난다.
■ 제1막 라인 강변에 있는 기비히 집의 넓은 홀 ■
이곳에는 아버지가 다른 이복동생 하겐과 군 터의 형제가 살고 있다. 용감한 하겐의 아버지는 알베리히이고, 성주(城主)인 군터와 누이동생 구트루네가 있다. 그런데 잔꾀를 지닌 하겐은 자기의 신부가 될 사람과 구르투네의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다. 불 속을 건너 브륀힐데의 잠을 깨어 줄 수 있는 용사는 지크프리트이나, 구트루네의 신랑으로 마징 했으면 좋겠다고 하겐이 말한다. 그리하여 그들은 지크프리트가 갖고 있는 보물을 빼앗기 위한 술책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구트루네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하겐은 이곳에 지크프리트가 오면 과거의 여성을 잊어버리는 독약을 먹여서 그와 구트루네를 짝지어 주고, 그 대신 자기는 브륀힐데를 얻겠다고 한다.
이 때 뿔피리 소리가 나더니 작은 배에 말과 함께 탄 지크프리트가 라인강을 따라 내려온다. 하겐은 환성을 지르며 그를 환영한다. 하겐의 영접을 받으며 지크프리트는 배를 강기슭에 댄다. 그리고 그가 싸움을 하겠는가 화친을 하겠는가를 묻자, 군터는 이 나라의 성과 인민을 모두 그에게 제공하겠다고 대답한다. 지크프리트는 자기의 재산은 없지만 칼을 유산으로 갖고 있으며, 니벨룽겐의 보물은 구렁이가 있는 동굴 속에 방치해 두었고, 요술투구와 반지만은 갖고 왔는데 반지는 지금 어떤 여자에게 주었다고 한다. 마침내 구트루네가 마실 것을 갖고 와서 지크프리트에게 인사한다. 지크프리트는 이 독약이 든 그릇을 들고 브륀힐데에게 애정을 잊지 말라고 중얼거리며 그것을 단숨에 마셔버린다. 이것으로 하겐의 모략은 성취된 셈이다. 그러자 지크프리트는 약의 효과대로 그의 아내인 브륀힐데를 잊어버리고 자기 눈앞에 있는 구트루네에게 새로운 애정을 느끼며 즉석에서 구혼한다.
한편 군터는 브륀힐데를 데려와서 자기 아내로 만들어 준다면 구트루네를 주겠다고 한다. 그리하여 지크프리트는 그것을 약속하고 군터 형제와 계약한다. 일동은 하겐이 내미는 잔을 들고 칼로 팔에 필드 내어 그것을 형제의 결의의 표시로 마신다. 하겐은 알베리히의 아들이기 때문에 순결한 피를 갖고 있지 않다고 하면서 이 맹세에 가담하지만 집을 지키기 위해 남아 있겠다고 말한다. 이리하여 지크프리트는 군터와 같이 배를 타고 브륀힐데가 사는 발퀼레의 바위산으로 찾아간다. 무대는 발퀼레의 바위산으로 바뀐다. 브륀힐데는 바위산에 앉아서 반지를 바라보고 있다.
이때 멀리서 뇌성이 들리고 검은 구름이 가까이 온다. 그녀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 발퀼레의 한사람인 발트라우테가 나타나더니 보탄의 뜻이라고 하면서 그의 반지를 빨리 라인강의 처녀들에게 반환하라고 한다. 왜냐하면 아버지인 보탄이 방랑자가 되어 세상을 유랑하다가 창을 용사가 부러뜨린 뒤에는 하늘 위의 트리네코로 장작을 만들어 성 주위에 쌓아올리고 매일 절망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날 브륀힐데기 갖고 있는 반지를 라인의 처녀들에게 돌려준다면 신들의 세계도 모두 평화롭게 된다고 말했기 때문에 이 일을 그녀에게 알리러 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브린힐데는 지크프리트의 애정 때문에 그것을 승낙하지 않는다. 신들의 행복보다 사랑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발트라우테는 할 수 없이 돌아간다. 잠시 후 소낙비가 내린다. 얼마 후 소낙비는 그치고 골짜기에서 지크프리트의 뿔피리 소리가 들려온다. 그녀는 남편이 온다고 기뻐 일어났더니 그의 앞에 나타난 사람은 마법의 투구를 사용하여 군터의 모습으로 변한 지크프리트였다. 지크프리트는 약의 효과로 브륀힐데가 자기의 애인인 것을 잊고 군터를 위해 그녀를 강제로 끌고 가려고 한다. 그녀는 반지의 마력을 사용하여 몸을 지키려 하지만 지크프리트가 그녀에게서 반지도 강제로 빼앗아 힘을 잃어 그들의 명령에 순종할 뿐이다. 지크프리트는 보검 노툰그를 두 사람사이에 세우고 의형제를 맺은 군터를 위한 신의를 맹세하고 동굴에서 밤을 세운다. 그는 군터에게 충성을 다하겠다는 언약을 한 것이다
■ 전주곡 ■
"극히 적절하게 움직여서'라고 서두에 쓰여있는 이 곡은 불안하고 침울한 분위기이다. 여기서는 증오의 동기를 다루고 있다.
■ 제2막 라인 강변 ■
때는 밤으로 기비히 집의 넓은 홀에서 하겐이 창을 들고 기둥에 기대어 잠자면서 꿈을 꾸고 있다. 그의 꿈속에 아버지인 알베리히가 나타나 신들의 힘은 지크프리트에게 빼앗겨서 몰락해 버릴 운명에 처해 있다고 말하며 반지를 빼앗아 그것을 결코 라인의 처녀들에게 돌려주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그는 그려지기 위해서 대담하고 용감한 너를 낳았다고 하며 사라져버린다.
간주음악과 함께 밤은 차차 밝아져서 아침해가 떠오르는데 지크프리트는 큰공을 세운 듯이 의기양양하게 돌아온다. 하겐과 구트루네는 그를 영접하는 데 지크프리트는 투구를 벗으며 결과를 이야기한다. 그의 손에는 브륀힐데에게서 빼앗은 반지가 반짝인다. 지크프리트와 구트루네가 성안에 들어왔을 때에 하겐은 부하들을 모아 전투준비를 시킨다. 그런데 부하들은 이들 결혼 준비로 잘못해석하고 두 쌍의 결혼식 준비를 하려 한다. 이윽고 군터는 겁에 질린 브륀힐데를 데리고 돌아오는데 부하들의 환성의 영접을 받으면서 성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여기에서 자기와 브륀힐데, 지크프리트와 구트루네와의 두 쌍의 결혼식이 거행되리라는 것을 알려준다. 이 말을 들은 브륀힐데가 놀라 옆을 보자 그곳에 지크프리트가 있는 것을 보고 아연해 한다. 이러한 브륀힐데의 모습을 보고 군터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된 영문인가 의아한 표정을 갖는다. 지크프리트는 기억력을 잃고 있기 때문에 브륀힐데를 보아도 아무런 느낌이 없다.
이 때 거의 실신한 듯한 브륀힐데는 지크프리트의 손에 반지가 끼여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녀는 군터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했던 반지가 지크프리트의 손에 끼여 있는 것을 보고 차츰 분노를 느끼게 된다. 그리하여 신에게 복수할 것을 맹세한다. 그녀의 심정을 이해할 수 없는 지트프리트는 하겐이 내미는 창에 새롭게 군터에의 충성과 구트루네의 애정을 선언하고 같이 성안으로 들어간다. 하겐은 여기서 복수를 결심한 브륀힐데에게 조력할 것을 제의하면서 웃으며 나간다. 일동은 구트루네를 팔에 안고 있는 지크프리트의 뒤를 따라 넓은 홀로 들어간다. 그러나 지크프리트의 용기를 잘 알고 있는 브륀힐데는 불안하기만 하다. 결국 적으로부터 도망친 일이 없는 지크프리트 등의 일부가 아주 치명적인 급소인 것을 알아낸 그녀는 마음이 약한 군터를 설득시켜 지크프리트를 죽이고 반지를 빼앗는 일을 의논한다. 마침내 지크프리트에게 내일 사냥을 가자고 꾀어 내어 그를 앞장세우고 뒤에서 창으로 찌르기로 계획을 세운다. 그들 세 사람은 각기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모의가 끝난 뒤에 결혼을 축하하는 행렬이 흥겹게 다가온다. 지크프리트는 방패를 타고 있으며 구트루네는 의자에 타고 있는데 이것을 여러 사람이 떠받들고 있다. 군터도 마침내는 방패 위에 태워진다. "결혼에의 초대의 동기"가 울려 퍼진다.
■ 전주곡 ■
"생생하면서도 중용을 지닌 속도로"라고 되어 있으며, "뿔피리의 동기"가 숲속으로 울려 퍼진다. 뿔피리(호른)는 "결혼에의 초대의 동기"를 제시한 뒤에. "라인의 처녀들의 물의 희롱의 동기" 등이 더해지는 생기에 찬 곡이다.
■ 제3막 라인 강변 ■
라인의 세 처녀들이 깊은 못에서 잃어버린 황금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곳에 사냥을 알리는 뿔피리 소리가 들려오자, 라인의 처녀들이 일단 물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는데 지크프리트가 혼자 나타난다. 그는 짐승을 쫓아 여기까지 왔는데 물 속에 숨었던 처녀들이 다시 나타나 그의 목표물과 반지를 교환하자고 제안한다. 그가 반지를 주려하자 처녀들은 지금 곧 그것을 내주지 않으면 반지의 저주 때문에 오늘 중으로 죽는다는 예언을 하므로, 지크프리트는 오히려 자기의 재능과 역량을 믿고서 이를 일부러 거절해 버린다. 처녀들은 어떤 자랑스런 여성이 언제인가 그 반지를 받게되어 그것을 돌려줄 것이라고 말하고, 다시 물 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멀리서 뿔피리 소리가 들리고, 하겐이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신하들의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자 지크프리트는 자기의 뿔피리를 불어 그 소리에 응답한다. 잡시 뒤에 하겐과 군터가 언덕 위에 나타난다.
일동은 지크프리트를 둘러앉아 주연을 베푼다. 여기서 지크프리트에게 지난날의 용맹스런 회상을 말하게 한다. 그리하여 그는 산림의 미메의 이야기와 유명한 칼에 대한 이야기·파프너의 재물에 관한 것·산림의 새들에 관한 것 등을 군터에게 이야기한다. 이때 음흉한 하겐은 지크프리트에게 다시 마약이 들어있는 술을 권한다. 그러자 기억을 되살려 불의 바위산의 이야기와 나아가서는 마의 불을 뛰어 넘고서 브륀힐데를 아내로 맞은 이야기를 한다. 이 말에 군터는 비로소 그와 브륀힐데와의 사이를 알고서 놀란다.
그 때 두 마리의 까마귀가 지크프리트의 머리 위를 돌다가 라인강 쪽으로 날아가 버린다.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하겐은 이 까마귀 소리도 들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 지크프리트가 등을 돌리고 까마귀를 바라보는 순간 하겐은 "이 까마귀는 복수를 알리는 것이다."라고 외치며 지크프리트의 등을 재빨리 창으로 찌른다. 이때하겐은 "나의 복수는 이루었다"고 고한 을 치는데 심한 상처를 입은 지크프리트는 조용히 눈을 뜨고서 사랑하는 아내 브륀힐데에게 고별을 말한다. 군터는 지크프리트 옆에 무릎을 꿇고 신하들도 그들을 따른다. 지크프리트는 두 신하에 의지하여 브륀힐데와 애절한 이별을 고하고 숨을 거둔다. 주위에 잇던 사람들은 이 영웅의 죽음을 슬퍼하고 군터는 신하들에게 시체를 짊어지게 하여 성으로 옮겨가게 한다. 병사들의 횃불이 장례의 행렬을 비춘다. 이때 연주되는 음악은 "지크프리트의 장송행진곡"으로 알려져 있는 유명한 곡이다.
무대는 바뀌어 기비히의 집의 넓은 홀이다. 구트루네는 하겐의 음모가 있는 줄도 모르고 지크프리트가 돌아오기를 불안에 싸여 기다리고 있다. 밤이 깊어온다. 하겐이 지크프리트의 죽음을 말하자 구트루네는 놀람과 슬픔으로 쓰러지고 마는데 많은 부하들도 죽은 영웅에게 애석한 한숨을 짓는다. 의식을 회복한 구트루네는 군터가 그를 죽였다고 책망하지만 사실 그를 죽인 것은 하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겐은 거짓 선서를 했기 때문에 그를 죽였다고 하면서 그 대가로 반지를 요구한다. 군터는 구트루네가 상속할 것이라고 하면서 하겐을 방해한다. 하겐이 칼을 뽑자 군터도 칼을 뽑아 대항하지만 군터는 한 칼에 쓰러지고 만다. 하겐이 지크프리트의 손에서 반지를 뽑으려 할 때 죽은 영웅은 그 손을 그냥 높이 들어 빼지 못하게 한다. 그러자 하겐은 무서워 뒤로 물러선다. 일동이 아연해 있을 때에 브륀힐데기 엄숙하게 나타나 배반당한 디크프리트의 아내인 자기가 복수하러 왔다고 한다. 구트루네는 브륀힐데야 말로 재난을 일으킨 여자라고 말했지만 하겐의 계획으로 독이 들어 있는 술을 마셔서 기억을 잃고 있는 사이에 지크프리트의 애인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군터의 시체 위에 쓰러져 버린다.
마침내 브륀힐데는 신하들에게 명령하여 강변에 장작을 쌓고 그 위에 지크프리트의 시체를 올려놓으라고 지시하고 그의 손에서 반지를 뺀다. 지크프리트의 용기와 신의와 애정을 찬양하고, 보탄이 자기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저주의 번지를 이 기회에 라인의 처녀에게 반환하고 라인의 황금의 저주를 영원히 소멸하려고 결심한다. 지크프리트의 화장이 시작된다. 브륀힐데의 긴말로써 고백하는 노래가 들린다.
「내 몸의 희생으로써 저주를 끝나게 하라. 반지는 불로써 깨끗이 하여 다시 황금으로 만들어 이를 라인 강물에 반환하라. 나는 다시 바르하르에 돌아가지 않으리. 희망과 미혹의 세상을 영원히 버리고서 모든 것을 초월하여 거룩한 나라로 향하리라. 그대는 아는가 내가 어떻게 이것을 깨달았을 가를. 슬픈 사랑에 깊은 번 민이 나의 눈을 열었도다. 신들의 세계의 종말을 내 여기서 보노라…….」이같이 자크프리트에 대한 브륀힐데의 무아의 애정과 헌신이 이 비극의 종말을 장식하는 것이다.
이 불길은 바르하르 성까지 다달아 신들의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라 하면서 장작에 불을 붙인다. 브륀힐데는 타오르는 불구덩이로 속죄하기 위해 남편의 두를 따라 사랑하는 말을 타고서 그 말과 함께 불 속으로 뛰어든다. 모든 것이 불바다로 변했는데 이상하게도 라인강의 물이 넘어 그 불을 꺼버린다. 물 속에서 라인의 세 처녀가 헤엄쳐 나온다. 그들은 반지를 드높이 들고 황성을 울린다. 이것을 본 하겐은 물 속에 뛰어들어 반지를 찾으려고 하지만 거친 물결에 휩쓸려버리고 두 처녀에게 이끌리어 깊은 물 속으로 잠겨버린다. 세 처녀 줄의 한사람인 로스힐데는 반지를 손에 들고 기쁜 듯이 그것을 높이 쳐든다. 라인강의 물결은 곧 잔잔해 지고 세 처녀는 반지를 둘러싸고 환호성을 지르며 다닌다. 불길은 기비히 집을 태워 버리고 하늘까지 뻗쳐서 다 타기 직전에 바르하르 성이 나타난다. 보탄은 신의 종말이 온 것을 알고서 성을 로거에게 불사르게 한다. 이렇게 황금의 마력으로써 세계를 정복하려던 자는 그 마력에 의해 스스로 망하고 만다. 그리하여 반지의 저주는 여성의 순결한 사랑과 희생으로써 모두 사함을 받아 새롭고 자유스런 인간의 세계가 여기서 생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