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츠부르크 관광을 마치고 우리는 스위스 취리히로 가는 열차에 오른다. 잘츠부르크역에서 11시 56에 출발에 취리히역에서 17시20분 도착할 예정. 거의 5시간 반을 달려야 취리히에 도착한다. 오늘 아침 일찍 서둘러 호텔을 나온탓에 다들 피곤했는지 잠시 꿀잠들을 잔다. 기차는 잘츠부르크를 출발, 독일 영토을 지나 다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Bludenz, Feldkirch, Buchs, Sargans 을 거쳐 취리히로 간다. 이 열차는 알프스 지역을 횡단하는 열차여서 창밖으로 보이는 오스트리아, 스위스 풍경이 정말 멋있다. 5시간 반이라는 긴 여정에도 불구하고 결코 지겹지 않다. 그런데 기차가 중간에 사고가 났는지 1시간 가까이 연착을 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취리히에 도착하자 마자 취리히 구경은 생략하고 바로 6시 35분 루체른으로 가는 기차로 갈아탔다. 역시 세계적인 관광국가 답게 열차로 깨끗하고 멋지다.
마침내 50분정도 기차를 타고 7시 25분 루체른역에 도착. 루체른(Luzern)은 중세의 문화와 자연미, 통일성과 20세기의 문명의 이기가 잘 결합되어 있는 천의 얼굴을 가진 매혹적인 도시이다. 알프스와 피어발트슈테터 호수를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어 더욱 매력적인 곳이다.
도시는 로이스(Reuss) 강을 경계로 남북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북쪽에 중앙역이 위치하며 남쪽에 구시가가 펼쳐진다. 특히 남쪽 구시가 호수변으로는 16세기에 번성했던 예술기법으로 채색된 벽화들이 좁은 골목과 화려한 광장을 장식하고 있으며, 이곳들은 상점과 부티크로 가득차 있다.
봄부터는 피어발트슈테터 호수에 보트행렬이 이어지며, 호수 주변으로는 전형적인 스위스풍의 건축물과 지중해풍의 경관이 어우러져 더욱 운치있다. 루체른에서는 리기산, 필라투스, 티틀리스산 등도 찾아 볼 수 있다.
루체른역에 도착해서는 역 바로 앞에 있는 호텔 센트럴 루체른로 가 체크인을 했다. 스위스 호텔 값은 엄청 비싼 편이다. 호텔 센트럴 루체른도 1박에 거의 25만원 정도하는 가격이지만 룸은 비즈니스 호텔급으로 아주 좁다. 그나마 깨끗하고 라운지에서 커피를 마음대로 마실 수 있고 호텔 주인장이 매우 친절했던 것은 좋았다.
호텔에다 짐을 풀고 곧 우리는 루체른 구경 겸 저녁식사를 위해 호텔 밖으로 나왔다. 호텔에서 한블록만 가면 루체른 시가지를 가로 지르는 로이스강과 로이스강을 가로지는 카펠교를 만날 수 있다. 서서히 어둠이 내리는 루체른시내가 낭만적이다
루체른의 상징과도 같은 카펠교. 1333년 세워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루체른의 랜드마크 목조 다리이다. 이 다리가 위대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목조라는점에 있다. 수없이 많은 다리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가운데 돌이나 철로 만든 다리도 무너지고 유실되는것이 비일비재하지만 이곳의 다리는 그 뼈대가 목조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700년이라는 세월간 그 모습을 유지하고 아직도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다리 위에 지붕이 얹혀있고 그 지붕에 17세기 화가 하인리히 베그만이 그린 루체른의 역사, 그리고 성인에 대한 그림이 펼쳐져 있다. 다리 중간에 있는 팔각형의 수탑은 예전에 망을 보던 곳이다. 1993년 화재로 반은 소실되었다가 다음 해에 완전하게 복원되었다. 길이가 무려 280m에 달하고 있다.
나무다리 위에 지붕이 얹혀있고 그 지붕에 17세기 화가 하인리히 베그만이 그린 루체른의 역사, 그리고 성인에 대한 그림이 펼쳐져 있는 카펠교의 모습
카를료 위에어서 바라다본 로이스강변 루체른 모습
카펠교를 다 건너면 맞은편 로이스강변에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쭉 줄지어 있는 곳이 보인다. 강변 노천카페에 앉아 로맨틱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러나 메뉴판과 음식가격을 보면 스위스의 비싼 물가 수준에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다
로이스강변에서 본 카펠교. 카펠교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카펠교 뒷편으로 내일 등반할 필라투스산이 보인다
카펠교 옆으로는 'Jesuitenkirche'이 보이는데 필라투스산과 어울러져 멋진 사진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로이스강변을 쭉 걷다 우리는 다시 되돌아 와 구시가지안으로 들어간다. 스위스에 왔다는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곳이었다.
우리는 독특한 그림으로 장식되어 있는 스위스 레스토랑 《Fritschi》에 들어가 저녁식사를 했다.
가격은 결코 싼 편이 아니었지만 치즈 퐁듀 같은 스위스 정통 요리를 한번 먹어 본다는 입장에서 주문을 했고 음식은 그럭저럭 괜챦았다. 스위스에서는 팁문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종업원이 팁을 달라는 눈치여서 그냥 팁을 챙겨줬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카펠교의 야경을 봤는데 강에 비친 카펠교의 은은한 불빛이 정말 낭만적이다
빈에서 시작해 잘츠부르크-취리히를 거쳐 루체른까지 오는 8일차 일정이 이로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