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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슈만과 클라라

슈만 : 가곡집 '시인의 사랑(Dichterliebe)' 전곡 감상 [Dietrich Fischer-Dieskau · Christoph Eschenbach]

by 想像 2024.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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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chterliebe, Op. 48

Robert Alexander Schumann,1810∼1856


 

Tracklist

 

I. Im wunderschonen Monat Mai  
II. Aus meinem Tranen spriessen  
III. Die Rose, die Lilie, die Taube, die Sonne  
IV. Wenn ich in deine Augen seh  
V. Ich will meine Seele tauchen 
VI. In Rhein, im heiligen Strome 
VII. Ich grolle nicht  
VIII. Und wussten's die Blumen  
IX. Das ist ein Floten und Geigen  
X. Hor ich das Liedchen klingen 
XI. Ein Jungling liebt ein Madchen  
XII. Am leuchtendem Sommermorgen 
XIII. Ich hab im Traum geweinet  
XIV. Allnachtlich imTraume 
XV. Aus alten Marchen winkt es 
XVI. Die alten bosen Lieder 


▒ 당대 최고의 피아노 교사였던 프리드리히 비크(Friedrich Wiek)의 문하에서 공부하고 있던 슈만은 스승의 딸인 클라라 비크(Clara Wiek)와 열렬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전도가 유망한 피아니스트로 미래가 보장되어있던 클라라에 비해 무명의 작곡가 지망생이었던 슈만은 스승 비크의 엄청난 반대에 부딪히게 되고 이후 끝없는 법정 공방이 시작되게 된다. 소송이 시작된 지 2년 후인 1840년에야 비로소 비크는 두 사람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허락하게 된다. 이렇듯 극적인 삶을 살았던 슈만의 생애에서 1840년만큼은 가장 행복한 시기로 기록되며 이 시기에 그의 주옥같은 음악적 유산들이 집중적으로 탄생하게 된다. 

250여 편에 달하는 수많은 가곡들 중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시인의 사랑](Dichterliebe Op.48)이 탄생한 것도 바로 이 시기였다. 슈만은 이 작품에서 하이네의 [노래의 책] 중 ‘서정적 간주곡’ 부분에 음악을 붙여 작품을 완성한다. ‘서정적 간주곡’에는 하이네의 사촌 동생이었던 아말리에와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고통이 고스란히 투영되어있다.

순탄치 못한 사랑을 했던 슈만이 이 주옥같은 시어에 공감하지 못했을 리 없다. 작품 내에서 이원화된 자아를 투영하거나, 텍스트를 통해 자아를 투영하는 수법을 즐겨 썼던 슈만은 이 [시인의 사랑]에서 극적인 요소보다는 꿈결 같은 선율로 낭만성과 비극성을 극대화 시킨다. 특히 이 작품은 슈베르트의 연가곡처럼 내용적인 연계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완결된 이야기를 지니고 있는데, 제1곡~6곡은 사랑의 시작을 제7곡~14곡은 실연의 아픔에 대해서 15곡과 16곡은 지나간 청춘에 대한 허망함과 잃어버린 사랑의 고통을 노래하고 있다. 특히 전 곡에 유기적인 연결성을 부여하기 위해 못갖춘마디를 사용하는 등 기존의 형식을 파괴하는 파격적인 경향도 드러난다.

 

 

제 1곡 아름다운 5월에 (Im wunderschoenen Monat Mai)

꿈꾸는 듯한 펼침 화음으로 시작되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함께 사랑의 설레는 심정을 아름답게 표현해 냈다. ‘아름다운 5월에 꽃봉오리들이 모두 피어났을 때 나의 마음속에도 사랑의 꽃이 피어났네 ……’

Im wunder schonen Monat Mai,
Als alle Knospen sprangen,
Da ist in meinem Herzen
Die Liebe aufgegangen

Im wunderschonen Monat Mai,
Als alle Vogel sangen,
Da hab' ich ihr gestanden
Mein Sehnen und Verlangen

아름다운 5월에
꽃봉오리들이 모두 피어났을 때
나의 마음 속에도
사랑의 꽃이 피어났네

아름다운 5월에
새들이 모두 노래할 때
나도 그 사람에게 고백했네
초조한 마음과 소원을

 

 

 

제 2곡 나의 눈물에서 꽃이 피어나와 (Aus meinen Traenen spriessen)

느릿한 선율로 사랑의 고독함을 노래한다. 선율보다는 가사의 전달이 두드러지는 단순한 진행이 인상적이다. ‘나의 눈물에서 수많은 향기로운 꽃이 피었고 내가 내뱉은 한숨은 나이팅게일들의 합창이 되리라. ……’

Aus meinen Tränen sprießen
Viel blühende Blumen hervor,
Und meine Seufzer werden
Ein Nachtigallenchor.

Und wenn du mich lieb hast, Kindchen,
Schenk' ich dir die Blumen all',
Und vor deinem Fenster soll klingen
Das Lied der Nachtigall.

나의 눈물에서 수많은
향기로운 꽃이 피었고
내가 내뱉은 한숨은
나이팅게일들의 합창이 되리라

나를 사랑해 주는 그대여
이 꽃을 모두 그대에게 바치리라
그리고 그대 방의 창가에서
나이팅게일에게 노래를 청하리라

 

 

 

제 3곡 장미, 백합, 비둘기, 태양 (Die Rose, die Lilie, die Taube, die Sonne)

느리게 전개되는 앞의 곡과 선명한 대조를 보이며 22마디의 짧은 곡이지만 극적인 요소와 완결성을 지니고 있다. ‘장미, 백합, 비둘기, 태양 이것들을 모두 옛날엔 무척 사랑했노라 지금은 그것들이 아닌, 단한 사람,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깨끗한 사람을 사랑하노라. ……’

Die Rose, die Lilie, die Taube, die Sonne,
Die liebt' ich
einst alle in Liebeswonne
Ich lieb' sie nicht mehr, ich liebe alleine
Die Kleine, die Feine, die Reine, Die Eine;
Sie selber, aller Liebe Wonne,
Ist Rose und Lilie und Taube und Sonne

장미, 백합, 비둘기, 태양
이것들을 모두 옛날엔 무척 사랑했노라
지금은 그것들이 아닌, 단 한 사람,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깨끗한
사람을 사랑하노라
그 사람이야말로 모든 사랑의 환희,
장미이며 백합이며 비둘기이며 태양이어라.

 

 

 

제 4곡 그대의 눈동자를 바라보노라면 (Wenn ich in deine Augen seh')

시인의 행복함은 절정에 올라 사랑의 행복에 눈물을 짓게 된다. 선율이 부각되지 않는 레치타티보적인 성향이 강하며 가사의 전달력을 극대화시킨 슈만의 의도가 잘 드러난다. ‘그대의 눈동자를 바라보노라면 번뇌도 고통도 다 사라지고 그대에게 입맞춤을 하면 마음은 분명 맑아지네’

Wenn ich in deine Augen seh',
So schwindet all mein Leid und Weh;
Doch wenn ich küsse deinen Mund,
So werd' ich ganz und gar gesund

Wenn ich mich lehn' an deine Brust,
Kommt's uber mich wie Himmelslust;
Doch wenn du sprichst: [Ich liebe dich!],
So muss ich weinen bitterlich

그대의 눈동자를 바라보노라면
번뇌도 고통도 다 사라지고
그대에게 입맞춤을 하면
마음은 분명 맑아지네

그대의 가슴에 안겨 있노라면
이 세상 아닌 환희를 깨닫고
[당신이 좋아요]라는 말을 들으면
나는 거세게 울지 않고는 못배기네

 

 

 

제 5곡 나의 마음을 적시리 (Ich will meine Seele tauchen)

백합의 노래를 상징하는 서정적인 선율이 아르페지오의 반주부와 함께 꿈결처럼 흐른다. ‘나의 마음을 깊숙히 적시리 백합의 받침대 속으로 그러면 백합은 사랑하는 사람의 노래를 울려 주면서 꽃 피어 향기 떨치리. ……’

Ich will meine Seele tauchen
In den Kelch der Lilie hinein;
Die Lilie soll klingend hauchen
Ein Lied von der Liebsten mein.

Das Lied soll schauern und beben
Wie der Kuß von ihrem Mund,
Den sie mir einst gegeben
In wunderbar süßer Stund'.

나의 마음을 깊숙히 적시리
백합의 받침대 속으로
그러면 백합은 사랑하는 사람의 노래를
울려 주면서 꽃 피어 향기 떨치리

그 노래는 떨리고 전율한다
그 사람의 입맞춤처럼
이전에 감미롭도록 기쁘던 때에
그 사람에게 받은 입맞춤이지만

 

 

 

제 6곡 거룩한 라인 강에 (Im Rhein, im heiligen Strome)

왼손의 지속음은 쾰른 대성당의 오르간 소리를 오른손의 진행은 라인강의 흐름을 나타낸다. 불안한 음형은 다가오는 이별을 예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거룩한 라인 강에 거룩한 대도시 쾰른은 쾰른의 대성당의 그림자를 수면 위에 비추고 있네. ……’

Im Rhein, im [heiligen]* Strome,
Da spiegelt sich in den Wellen
Mit seinem großen Dome
Das große, heil'ge Köln.

Im Dom da steht ein Bildnis,
Auf goldnem Leder gemalt;
In meines Lebens Wildnis
Hat's freundlich hineingestrahlt.

Es schweben Blumen und Eng'lein
Um unsre liebe Frau;
Die Augen, die Lippen, die Wänglein,
Die gleichen der Liebsten genau.

거룩한 라인 강에
거룩한 대도시 쾰른은
쾰른의 대성당의 그림자를
수면 위에 비추고 있네

금박을 박은 양피지에 그린
한 폭의 그림이 성당 안에 있는데
그 모습은 나의 생애의 미로를
상냥하게 비추어 주었네

우리의 사랑하는 성모의 둘레를
꽃과 천사들이 둘러싸고 있고
그 성모님의 눈도 입술도 볼도
사랑하는 사람 그대로 닮았네

 

 

 

제 7곡 나는 울지 않으리 (Ich grolle nicht)

전반적으로 서정적인 선율을 들려주는 이 작품에서 가장 극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배신의 슬픔은 폭발적으로 등장하는 고음에서 잘 드러난다. ‘나는 울지 않으리, 이 가슴이 부풀어 터지더라도 영원히 잃어 버린 사랑이여, 나는 울지 않으리 그대가 다이아몬드의 빛으로 꾸밀지라도 그대의 심중의 어둠을 비쳐 줄 빛은 없으리. ……’

Ich grolle nicht, und wenn das Herz auch bricht,
Ewig verlornes Lieb, ich grolle nicht!
Wie du auch strahlst in Diamantenpracht,
Es fällt kein Strahl in deines Herzens Nacht

Das weiss ich längst. Ich sah dich ja im Traume,
Und sah die Nacht in deines Herzens Raume,
Und sah die Schlang', die dir am Herzen frisst,-
Ich sah, mein Leib, wie sehr du elend bist

나는 울지 않으리, 이 가슴이 부풀어 터지더라도
영원히 잃어 버린 사랑이여, 나는 울지 않으리
그대가 다이아몬드의 빛으로 꾸밀지라도
그대의 심중의 어둠을 비쳐 줄 빛은 없으리

그것을 나는 벌써 알고 있지
꿈 속에서 그대의 마음을 들여다 보았고,
그대의 마음을 깨무는 뱀을 보고는
그대가 얼마나 비참한지를 알았지

 

 

 

제 8곡 만일 예쁜 꽃이 안다면 (Und wuessten's die Blumen, die kleinen)

분노가 폭발하는 7곡과는 대조적으로 시인의 슬픔이 묻어난다. 반주부의 하강음형은 지속적으로 펼쳐지며 9곡의 분노를 암시하는 종지부의 격렬한 반주도 인상적이다. ‘나의 마음이 얼마나 깊은 상처를 입고 있는지를 만일 예쁜 꽃이 안다면 이 마음의 깊은 상처를 낫게 해 주려고 나와 함께 울어 줄 터인데. ……’

Und wüßten's die Blumen, die kleinen,
Wie tief verwundet mein Herz,
Sie würden mit mir weinen,
Zu heilen meinen Schmerz.

Und wüßten's die Nachtigallen,
Wie ich so traurig und krank,
Sie ließen fröhlich erschallen
Erquickenden Gesang.

Und wüßten sie mein Wehe,
Die goldenen Sternelein,
[Die]+ kämen aus ihrer Höhe,
Und sprächen Trost mir ein.

Sie alle können's nicht wissen,
Nur eine kennt meinen Schmerz;
[Er]++ hat ja selbst zerrissen,
Zerrissen mir das Herz.

나의 마음이 얼마나 깊은 상처를 입고 있는지를
만일 예쁜 꽃이 안다면
이 마음의 깊은 상처를 낫게 해 주려고
나와 함께 울어 줄 터인데

내가 얼마나 비탄 속에 살고 있는지를
만일 나이팅게일들이 안다면
나에게 힘이 되어 줄 노래를
즐겁게 노래하여 들려 줄 터인데

황금빛으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별들이
만일 나의 슬픔을 안다면
별들은 저 높은 하늘로부터 내려와서
나에게 위로의 말을 속삭여 줄 터인데

꽃도 새도 별도 모두 그것을 알 턱이 없고
나의 번민을 알 사람은 단 한 사람뿐
그 사람이야말로 나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놓아 버린 사람이기 때문에

 

 

 

제 9곡 저것은 플루트와 바이올린 (Das ist ein Floeten und Geigen)

왈츠풍의 긴 반주부가 펼쳐지는데 이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남자와의 결혼식에서 윤무를 추고 있는 것을 바라보는 장면을 묘사하는 것이다. ‘저것은 플루트와 바이올린 트럼펫도 틈틈이 울린다 거기에서 사랑스런 그 사람이 혼례의 윤무를 추고 있는가보다. ……’

Das ist ein Flöten und Geigen,
Trompeten schmettern darein:
Da tanzt wohl im Hochzeitreigen
Die Herzallerliebste mein

Das ist ein Klingen und Dröhnen
Ein Pauken und ein Schalmein'n;
Dazwischen schluchzen und stöhnen
Die lieblichen Engelein

저것은 플루트와 바이올린
트럼펫도 틈틈이 울린다
거기에서 사랑스런 그 사람이
혼례의 윤무를 추고 있는가보다

저것은 클라리넷의 높은 음과
팀파티가 울려퍼지는 소리
그 소리에 섞여서 아름다운 천사들의
흐느껴 울고, 신음하는 소리도 들린다

 

 

 

제 10곡 저 노래가 들려오면 (Hor' ich das Liedchen klingen)

민요풍의 선율이 옛 노래를 회상하는 시인의 심상을 드러낸다. 느리게 전개되는 악상에서 슬픔은 더욱 고조된다. ‘옛날 저 사람이 노래 부르던 저 노래가 들려오면 달랠 길 없는 번뇌로 인하여 가슴이 메어 터질 것만 같다. ……’

Hör' ich das Liedchen klingen,
Das einst die Liebste sang,
So will mir die Brust zerspringen
Von wildem Schmerzendrang.

Es treibt mich ein dunkles Sehnen
Hinauf zur Waldeshöh',
Dort löst sich auf in Tränen
Mein übergroßes Weh'.

옛날 저 사람이 노래 부르던
저 노래가 들려 오면
달랠 길 없는 번뇌로 인하여
가슴이 메어 터질 것만 같다

아무 까닭 없는 생각에 사로잡혀
숲에 싸인 언덕으로 올라가
거기에서 마음껏 울어 버리면
견뎌 내기 어려운 가슴의 아픔도 가라앉으리라

 

 

 

제 11곡 한 총각이 한 처녀를 사랑했으나 (Ein Jungling liebt ein Madchen)

발라드풍의 서사와 풍자적인 요소로 가득하다. 가사의 내용 역시 얽히고설킨 사랑에 대한 조롱이 여과 없이 드러나며 싱코페이션의 잦은 사용으로 풍자적인 느낌이 더욱 강조된다. ‘어느 한 총각이 어느 한 처녀를 사랑했으나 그 처녀는 다른 총각을 사랑하고 다른 총각은 또 다른 처녀를 사랑하여 이 처녀와 결혼해 버렸네. ……’

Ein Jüngling liebt ein Mädchen,
Die hat einen andern erwählt;
Der andre liebt eine andre,
Und hat sich mit dieser vermählt.

Das Mädchen nimmt aus Ärger
Den ersten besten Mann,
Der ihr in den Weg gelaufen;
Der Jüngling ist übel dran.

Es ist eine alte Geschichte,
Doch bleibt sie immer neu;
Und wem sie just passieret,
Dem bricht das Herz entzwei.

어느 한 총각이 어느 한 처녀를 사랑했으나
그 처녀는 다른 총각을 사랑하고
다른 총각은 또 다른 처녀를 사랑하여
이 처녀와 결혼해 버렸네

맨 처음의 처녀는 홧김에
때마침 처녀의 눈에 비친
지나가던 사나이를 사랑해 버리니
맨 처음의 총각은 완전히 질려 버렸네

이것은 옛날 이야기이지만
이런 일은 되풀이되니
꼭 그러한 경우를 당한 사람은
애태우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네

 

 

 

제 12곡 맑게 갠 여름 아침에 (Am leuchtenden Sommermorgen)


돌연 5곡풍의 서정적인 아르페지오 반주가 등장한다. 분노의 마음이 용서의 마음으로 잠시 변하는 것을 표현하는 듯하다. ‘맑게 갠 여름 아침에 꽃동산을 거닐고 있자니 꽃들은 소곤소곤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는 아무 말 않고 걸어갔다. ……’

Am leuchtenden Sommermorgen
Geh' ich im Garten herum.
Es flüstern und sprechen die Blumen,
Ich aber wandle stumm.

Es flüstern und sprechen die Blumen,
Und schaun mitleidig mich an:
Sei unsrer Schwester nicht böse,
Du trauriger blasser Mann.

맑게 갠 여름 아침에
꽃동산을 거닐고 있자니
꽃들은 소곤소곤 이야기하고 있는데
나는 아무 말 않고 걸어갔다

꽃들은 소곤소곤 서로 이야기하며
딱하다는 듯이 나를 보고 말했다
(우리의 언니를 보고 성내지 마셔요
슬픈 얼굴의, 창백한 모습의 그대)라고

 

 

 

제 13곡 나는 꿈 속에서 울고 있었네 (Ich hab' im Traum geweinet)

시인은 꿈속에서 울다가 돌연 잠이 깨고 만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방에서 시인은 창백한 독백을 읊조리는데 반주가 없는 모놀로그는 가사의 의미를 더욱 극대화시킨다. ‘나는 꿈속에서 울고 있었네 그대가 무덤 속에 있는 꿈을 꾼 때문이네 잠을 깨었어도 계속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네. ……’

Ich hab' im Traum geweinet,
Mir träumte, du lägest im Grab.
Ich wachte auf, und die Träne
Floß noch von der Wange herab.

Ich hab' im Traum geweinet,
Mir träumt', du verließest mich.
Ich wachte auf, und ich weinte
Noch lange bitterlich.

Ich hab' im Traum geweinet,
Mir träumte, du wär'st mir noch gut.
Ich wachte auf, und noch immer
Strömt meine Tränenflut.

나는 꿈 속에서 울고 있었네
그대가 무덤 속에 있는 꿈을 꾼 때문이네
잠을 깨었어도 계속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네

나는 꿈 속에서 울고 있었네
그대가 나를 버리고 떠난 꿈을 꾼 때문에
잠을 깨었어도 오랜 동안을
나는 슬피 울고 있었네

나는 꿈 속에서 울고 있었네
그대가 계속 나를 사랑해 주는 꿈을 꾼 때문에
잠은 깨었어도 다름없이 여전히
흘러 넘치는 눈물이 뺨을 흐르고 있었네

 

 

 

제 14곡 밤마다 꿈속에서 (Allnaechtlich im Traume seh' ich dich)

단순화된 악구들은 지금까지 지탱해왔던 고통스러웠던 사랑에 대해 마무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꿈에서 그녀를 만나 눈물로 슬픔을 승화시킨 후 모든 사랑과 추억은 사라져버린 사이프러스처럼 어떤 흔적도 남지 않는다. ‘밤마다 꿈속에서 그대와 만나서 상냥하게 인사하는 그대를 보고 나는 왈칵 울음을 터뜨리면서 그대의 그리운 발에 매달렸네. ……’

Allnächtlich im Traume seh' ich dich
Und sehe dich freundlich grüßen,
Und laut aufweinend stürz' ich mich
Zu deinen süßen Füßen.

Du siehest mich an wehmütiglich
Und schüttelst das blonde Köpfchen;
Aus deinen Augen schleichen sich
Die Perlentränentröpfchen.

Du sagst mir heimlich ein leises Wort
Und gibst mir den Strauß von Zypressen.
Ich wache auf, und der Strauß ist fort,
Und 's Wort hab' ich vergessen.

밤마다 꿈 속에서 그대와 만나서
상냥하게 인사하는 그대를 보고
나는 왈칵 울음을 터뜨리면서
그대의 그리운 발에 매달렸네

그대는 어쩐지 슬픈 듯이 나를 보고는
사랑스러운 갈색 머리를 흔들었을 때
진주와 같은 눈물 방울이 주루룩
그대의 눈으로부터 넘쳐 흘렀네

그대는 작은 소리로 살그머니 말하며
사이프레스 다발을 나에게 건네주었네
눈을 떠 보니 사이프레스 다발은 간 데 없고
그 언어도 완전히 잊어 버리고 말았네

 

 

 

제 15곡 옛 이야기의 나라에서 (Aus alten Maerchen winkt es)

활발하게 이어지는 조바꿈과 ach!로 이어지는 외마디 함성은 그간의 고통을 완전히 승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7곡과 같은 드라마틱한 감성이 인상적이다. ‘옛 이야기의 나라에서 하얀 손이 손짓하여 부르고 마법의 나라에서는 노랫소리와 악기의 소리가 들려온다. ……’

Aus alten Märchen winkt es
Hervor mit weißer Hand,
Da singt es und da klingt es
Von einem Zauberland;

Wo bunte Blumen blühen
Im gold'nen Abendlicht,
Und lieblich duftend glühen,
Mit bräutlichem Gesicht;

Und grüne Bäume singen
Uralte Melodei'n,
Die Lüfte heimlich klingen,
Und Vögel schmettern drein;

Und Nebelbilder steigen
Wohl aus der Erd' hervor,
Und tanzen luft'gen Reigen
Im wunderlichen Chor;

Und blaue Funken brennen
An jedem Blatt und Reis,
Und rote Lichter rennen
Im irren, wirren Kreis;

Und laute Quellen brechen
Aus wildem Marmorstein.
Und seltsam in den Bächen
Strahlt fort der Widerschein.

Ach, könnt' ich dorthin kommen,
Und dort mein Herz erfreu'n,
Und aller Qual entnommen,
Und frei und selig sein!

Ach! jenes Land der Wonne,
Das seh' ich oft im Traum,
Doch kommt die Morgensonne,
Zerfließt's wie eitel Schaum.

옛 이야기의 나라에서
하얀 손이 손짓하여 부르고
마법의 나라에서는 노랫소리와
악기의 소리가 들려온다

거기에서는 황금색의 석양에
울긋불긋한 꽃들이 빛을 내어
새색시의 예쁜 얼굴처럼
향기롭게 뺨을 물들이고 있다

짙푸른 나무들도
또한 예부터 전해오는 노래를 부르고
산들바람이 솔솔 불어 오면
어린 새들은 소리 높여 노래한다

땅 속에서부터 나타난
환상의 모습은
요사스러운 합창 소리에 맞추어
경쾌한 윤무를 춘다

나무의 잎에서도 가지에서도
파란 불꽃이 날고 있는데
빨간 빛도 뒤섞여서
빙글빙글 돌며 날고 있다

천연의 대리석 속에서부터
분수가 소리를 내며 세차게 내뿜고
시냇물에도 분수가 비치어
아름답게 빛을 흩뿌린다

아아, 저 나라에 가서
황홀한 기분이 되어
모든 괴로움을 잊어버리고
자유롭고도 행복하게 되고 싶다

아아, 저 옛 이야기의 낙원을
꿈 속에서는 가끔 보지만
아침이 되어 해가 솟아 오르면
물거품처럼 허무하게 사라진다

 

 

 

제 16곡 옛날의 불길한 노래 (Die alten, boesen Lieder)

시인은 지금까지 이어진 모든 이야기를 하이델베르크의 술통보다 더 큰 관에 넣어 바다에 가라앉히려고 한다. 점차 상승하는 듯한 악구들은 코다로 이어지며 모든 악구를 반복하며 앞의 시들을 환기한 후 점차 침잠하는 관처럼 모든 곡은 종결되게 된다. ‘옛날의 불길한 노래, 화가 치미는 나쁜 노래, 그것들을 이제는 장사지내자 커다란 관을 가지고 오라. ……’

Die alten, bösen Lieder,
Die Träume bös' und arg,
Die laßt uns jetzt begraben,
Holt einen großen Sarg.

Hinein leg' ich gar manches,
Doch sag' ich noch nicht, was;
Der Sarg muß sein noch größer,
Wie's Heidelberger Faß.

Und holt eine Totenbahre
Und Bretter fest und dick;
Auch muß sie sein noch länger,
Als wie zu Mainz die Brück'.

Und holt mir auch zwölf Riesen,
Die müssen noch stärker sein
Als wie der starke Christoph
Im Dom zu Köln am Rhein.

Die sollen den Sarg forttragen,
Und senken ins Meer hinab;
Denn solchem großen Sarge
Gebührt ein großes Grab.

Wißt ihr, warum der Sarg wohl
So groß und schwer mag sein?
Ich senkt' auch meine Liebe
Und meinen Schmerz hinein.

옛날의 불길한 노래,
화가 치미는 나쁜 노래,
그것들을 이제는 장사지내자
커다란 관을 가지고 오라

그 속에 갖가지를 넣을 수 있는데
그것은 무엇인지 아직 말할 수 없다
그 관 속은 하이델베르크의
술통보다도 더 커야 하지

튼튼하고 두꺼운 널빤지로 된
관대도 하나 가지고 오라
관대는 마인쯔의 다리보다도
더 긴 것이라야 하지

그리고 12인의 거인들도
라인 강변의 쾰른 성당의
저 괴력을 크리스토프보다
더 강한 거인이라야 하지

거인들에게 관을 메게 하고
관을 바닷속으로 가라앉게 하라
이렇게 큰 관을 묻으려면
넓은 무덤이 가장 좋으니까

어째서 관이 그렇게 크고
무거운지를 알고 있는지?
그 관 속에는 자기의 사랑과
사랑의 번뇌도 들어 있기 때문이지

 

 

 

참조 : [네이버 지식백과] 슈만, 시인의 사랑 [Robert Schumann, Dichterliebe Op. 48] (클래식 명곡 명연주, 노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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