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ute Concertos & Concerto for Flute and Harp
Wolfgang Amadeus Mozart, 1756 ~ 1791
모차르트는 원래 플룻이라는 악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세기의 플룻은 오늘날과는 달리 개량이 덜 된 불완전한 악기였다. 정확한 음정을 내기 어려웠고 음조도 고르지 못한 경우가 흔했다. 그런 플룻을 가리켜 모차르트는 ‘참기 힘든 악기’라고까지 말한 바 있고, 그래서인지 초기의 교향곡이나 협주곡에서는 오케스트라에 플룻보다는 오보에를 기용했다. 그러나 그랬던 모차르트도 만하임에서 궁정악단 플룻 주자의 탁월한 연주를 듣고 나서는 이 악기를 다시 보게 되었던 모양이다. 그가 1777년 말에서 1778년 초에 걸쳐 만하임에서 작곡한 일련의 플룻 곡들은 하나같이 악기의 장점과 매력을 십분 살려내고 있으니 말이다.
플룻와 하프를 위한 협주곡 C장조 K.299
1778년 22세 때의 작품. 드 기느 공작이 플루트의 명수이며, 그 딸이 뛰어난 하프 주자였던 데서 이 부녀를 위해 썼다. 모차르트 자신은 마음이 내키지 않아 마지 못해 만들었지만, 오늘날에는 모차르트의 협주곡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연주되고 있다.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의 대사교 밑을 떠나 독립했으나 곧 생활이 어려워졌다. 그는 많은 귀족에게 부탁해서 작곡 등으로 생활비를 마련하려 했지만, 좀처럼 잘되어 가지 않았다. 잘츠부르크에서 프랑스 파리로 나간 그는 프랑스의 귀족들에게도 부탁했는데, 이 곡도 드 기느 공작의 요청으로 딸의 결혼에 임해서 작곡된 것이었다. 모차르트의 편지에서는 이 작곡료의 지불이 늦어지고 있음을 호소한 적도 있었다.
플룻과 하프가 그려내는 음색미, 그 기교에 의해 표현되는 기복과 변화, 그 위에 관현악이 반주로서 전개해 가는 배경은 현란하여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다. 시원하게 부는 솔바람을 연상케 하는 플룻, 졸졸 흐르는 듯이 화답하는 하프의 노래, 유려하고 극도로 서정적인 변화 등은 온갖 꽃들이 만발한 봄의 들판을 생각하게 한다.
오늘날의 하프는 1810년에 에라르가 연구 개량한 것이지만, 당시의 하프는 반음계적인 주법이 불가능했으므로 작곡에는 많은 제약이 있었다. 만약 모차르트가 오늘날의 하프를 알고 있었더라면 이 곡도 좀더 유현(幽玄)한 정취가 늘렸을 것이다.
플룻 협주곡 1번 G장조, K.313
만하임에서 모차르트는 네덜란드의 부유한 음악애호가인 드장의 의뢰로 ‘플룻 협주곡’을 두 곡, ‘플룻 4중주곡’을 세 곡 썼다. 그 중 [플룻 협주곡 제1번 G장조]는 [플룻 4중주곡 제1번 D장조]와 더불어 플루트의 매력을 가장 잘 살려낸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특별히 비르투오소적인 기교가 구사된 것은 아니지만, 플룻의 음역 전체를 골고루 활용했으며 선율과 리듬의 형태도 악기의 특성과 잘 어울린다. 사실상 이 곡은 모차르트의 유일한 ‘오리지널’ 플룻 협주곡인데, 두 번째 플룻 협주곡은 그 자신의 [오보에 협주곡 C장조]를 편곡한 것이기 때문이다.
알레그로 마에스토소(빠르고 당당하게)의 제1악장은 처음의 리토르넬로에서 제1바이올린으로 제시된 두 개의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제1주제는 당당하고 화려한 모습이고, 제2주제는 우아하고 경묘하다. 아다지오 논 트로포(아주 느리되 지나치지 않게)의 제2악장은 약음기를 낀 현과 호른의 유니즌으로 시작되며 시종 환상적인 미감을 자아낸다. 특히 이 악장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오보에가 플룻으로 대체되어 사뭇 신비로운 음률을 빚어낸다. 제3악장은 미뉴에트 템포의 경묘한 론도 악장이다. 이 재기와 기품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피날레에 대해서 음악학자 알프레드 아인슈타인은 “세련된 영혼과 신선한 창의가 깃들인 진실의 샘”이라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플룻 협주곡 2번 D장조, K.314
이 곡은 다소 특이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모차르트는 드 장을 위해서 새로운 플루트 협주곡을 두 곡 쓰기로 되어 있었지만, 시간에 쫓기다 보니 한 곡은 기존에 써두었던 다른 곡을 편곡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그 기존의 곡이란, 아직 잘츠부르크에 머물던 시절 베르가모 출신의 오보이스트 주제페 페를렌디스를 위해서 작곡했던 [오보에 협주곡 C장조]이다.
이 ‘오보에 협주곡’은 페를렌디스가 잘츠부르크 궁정악단에서 일하게 된 1777년 4월에서 모차르트가 잘츠부르크를 떠난 9월 사이에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모차르트는 1778년 초에 이 곡의 조를 바꾸고 독주부를 조금 변경해서 드 장에게 넘겨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오보에 협주곡’이 이미 만하임에서 여러 번 연주된 적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결국 모차르트의 무성의에 실망한 드 장은 약속했던 보수의 절반 정도만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룻 협주곡 2번 D장조]는 기본적으로 예의 [오보에 협주곡 C장조]를 한 음 높게 이조한 것으로, 독주부와 관현악부가 원작과 거의 동일하다. 무엇보다 처음부터 플루트를 위해서 작곡된 [플룻 협주곡 제1번]이 플루트의 음역 전체를 커버하는 데 비해 이 곡은 독주부의 음역이 다소 제한되어 있다. 다만 모차르트는 플룻의 주법을 고려하여 독주부에 한층 화려하고 생기 있는 음형들을 추가했는데, 특히 제2악장에 등장하는 다수의 장식음은 의뢰자인 드 장의 취향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제1악장에는 ‘알레그로 아페르토(Allegro aperto)’라는 지시어가 붙어 있다. 여기서 ‘아페르토(aperto)’는 이태리어로 '열려 있는', 개방적인'이라는 뜻이다. 경쾌한 관현악 제시부에 이어 으뜸음을 길게 불며 등장하는 독주악기는 화창한 날씨에 두 날개를 활짝 펼치고 너른 들판 위로 날아오르는 새를 연상시킨다. 너무도 상쾌하고 활기찬 음악이 듣는 이의 가슴을 탁 트이게 만든다. 제2악장은 서정적인 느린 악장이다. 산들바람 불어오는 전원에서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며 달콤한 꿈을 꾸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제3악장은 쾌활한 론도 악장으로, 모차르트 특유의 사랑스럽고 재기 넘치는 선율 전개가 흥미롭기 그지없다. 이 악장에 나오는 아기자기한 주제선율은 훗날 징슈필 [후궁 탈출]에서 블론테가 부르는 아리아 '얼마나 기쁜지'의 선율로 다시 사용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모차르트, 플루트 협주곡 [W. A. Mozart, Flute Concertos] (클래식 명곡 명연주, 황장원)
Concerto For Flute And Harp In C, KV 299
01. I. Allegro
02. II. Andantino
03. III. Rondo (Allegro)
Flute Concerto No. 1 In G, KV 313
04. I. Allegro Maestoso
05. II. Adagio Ma Non Troppo
06. III. Rondo (Tempo Di Menuetto)
Flute Concerto No. 2 In D, KV 314
07. I. Allegro Aperto
08. II. Adagio Ma Non Troppo
09. III. Rondeau (Alleg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