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ard Georg Strauss, 1864 ~1949
Also sprach Zarathustra, Op.30, TrV 176 - Prelude (Sonnenaufgang)
슈트라우스는 조숙한 천재였다. 그보다 네 살 많았던 말러가 (지휘자로서 인정받은 것과는 별개로) 오랫동안 몰이해와 맞서 싸워야 했던 것과는 달리, 슈트라우스는 처음부터 눈부신 속도로 정상을 향해 달려갔다. 서른 두 살의 나이로 [차라투스트라]를 쓰고 있었던 1896년 당시 그의 명성과 창작력은 이미 정점에 달해 있었다. 1895~98년 사이에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 [차라투스트라], [돈 키호테], [영웅의 생애]가 잇달아 나왔던 것이다. 이들은 모두 교향시였으며, 이 가운데서도 특히 [차라투스트라]는 웅대하고도 풍부한 악상과 치밀한 묘사력, 탁월한 관현악 기법으로 이 장르의 최대 걸작으로 일컬어진다.
슈트라우스는 니체의 장대한 철학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큰 감명을 받은 뒤로 이 작품에 기초한 교향시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이 곡은 1896년 2월에 착수되어 8월에 완성되었으며, 같은 해 11월에 작곡가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의아하게 들리겠지만, 이 곡은 처음에 찬사만큼이나 비난도 많이 받았다. 당시까지는 누구도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철학의 음악화’를 시도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이에 대해 슈트라우스는 “나는 철학적인 음악을 쓰려 한 것이 아니며, 인류가 그 기원에서부터 여러 단계를 거쳐 발전해가는 모습을 음악이라는 수단으로 표현하려 했던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서주는 이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오프닝이 되었다. 특히 우렁찬 트럼펫 소리는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2001 : 스페이스 오디세이>에 삽입되어 유명해졌다. 인류의 조상인 유인원이 뼈를 도구로 활용하는 장면과 주인공인 데이브 보먼 박사의 죽음, 그리고 그가 태아로 태어날 때도 웅장하게 연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