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대교에서 오른편 끝자락 영선동에는 바다와 맞닿은 가파른 절벽에 마을이 형성돼 있다.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까지 몰렸던 삶의 터전이 현재는 ‘흰여울문화마을’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제법 알려졌다. 봉래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절벽에서 흰 포말을 이루며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을 예쁘게 표현한 이름이다.
'흰여울문화마을'은 원래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제2송도(줄여서 2송도)라고 불렸던 곳이다. 왜 2송도냐면 송도해수욕장에서 바다 건너편에 보이는 동네여서.
과거에는 달동네 이미지였지만 무한도전이나 변호인,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등을 여기서 촬영하면서 이 마을의 존재가 알려지게 되었고 외지인들이 공폐가를 매입해 아틀리에나 카페를 조성하면서 일찌감치 유명세를 탄 감천2동 태극도마을(감천문화마을)처럼 차츰 관광지화되기 시작했다.
먼저 유명해진 감천문화마을과 비슷하게 구도심의 낡은 주택가였던 곳이 독특한 풍경으로 입소문을 타는 곳 중 하나인데 가파른 산비탈의 형형색색 주택이란 점은 비슷하지만 감천문화마을과 가장 다른 점은 마을 바로 앞 절벽 아래로 남해 바다가 펼쳐져있다. 그리스의 '산토리니'와 그나마 더 닮았다고 주목받아 언론 같은 데서 간혹 연결지어 설명하기도 한다.
흰여울문화마을이 부산의 새로운 관광지로 부상하면서 마을 곳곳에 에테르, 신기마을, 흰여울비치, 구름에, 캔버스다락, 카페지미, 힐링하우스, 카페피라, Kunst204 등의 카페가 생겨났다. 그중에서도 오늘 소개할 《여울책장》는 기존 가옥을 리모델링해 아기자기하면서도 뷰가 너무 예쁜 필링카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