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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플레밍(Renee Fleming, 1959~ ) : 미국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가수

想像 2021. 10. 2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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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플레밍(Renee Fleming, 1959~ )

미국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가수


어떤 성악가들은 특정 분야의 레퍼토리만을 고수하는 전문가나 몇몇 오페라 작품의 역할만을 맡아 아주 능숙하게 소화해내는 예술가로 손쉽게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좀 더 모험적인 성향을 타고난 성악가들은 음악계에서 개척가다운 면모를 보이곤 한다. 

 

이들은 주어진 기회나 제안, 혹은 자신만의 열정을 따라 주저 없이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 자신만의 색깔로 소화해낸다. 특출난 음색과 기교를 가졌다는 점 외에는 어떤 성악가라고 정의하기 어려운 르네 플레밍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플레밍은 음악계의 모험가라 할 수 있는데 어쩌면 자라온 배경 탓인지도 모른다. 2004년 출간한 책 'The Inner Voice'에서 털어놓은 바 있듯, 성악가였던 플레밍의 부모님은 드뷔시, 푸치니, 거슈윈 등을 연구했다. 

 

교회 성가대를 지휘했던 아버지는 단원들에게 안정적이고 실패의 여지가 적은 곡들보다는 바흐나 번스타인이 작곡한 어려운 곡들을 연습하게 했다.

 

어린 시절부터 플레밍은 재즈보컬리스트로 우수한 재능을 보였고, 독주자로서 재즈공연도 주기적으로 가졌지만 이후에는 클래식에만 집중하기로 한다.

 

플레밍은 클래식 보컬리스트들 중 보기 드문 능숙함으로 재즈나 대중 음악까지 소화해내는데, 이렇듯 충분한 음악적 역량을 갖고 있고 덕분에 여러 장르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사실은 클래식 보컬리스트로서 플레밍이 지금까지 걸어온 발자취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단순히 정의하자면 플레밍은 리릭 소프라노 가수이다. 그러나 플레밍은 정통 이탈리아 오페라 레퍼토리를 고수하는 보통의 리리코 스핀토 소프라노 가수들과는 달리 여덟 개 언어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여왔다. 그렇다면 플레밍을 모차르트 오페라에 가장 적합한 소프라노 가수라 말할 수 있을까? 물론이다. '피가로의 결혼'의 백작부인 역할을 맡았을 때는 게오르그 솔티로부터 “더블크림”처럼 깊고 풍부한 목소리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플레밍은 또한 '피가로의 결혼'의 수산나는 물론, '돈 조반니'에 등장하는 세 명의 여성 주역 모두와 '코지 판 투테'의 피오르 딜리지, '후궁에서의 도주'의 매혹적인 콘스탄체, '마술 피리'의 파미나, '크레타 왕 이도메네오'의 일리아, '사랑의 정원사'의 산드리나 역할을 했고, 드물게 공연되는 '시피오네의 꿈'에도 출연한 바 있다.

 

이렇듯 모차르트 오페라로 견고히 다져진 기교적 바탕은 데뷔 이후 벨칸토 레퍼토리를 통해 거둔 성공으로 더욱 깊이가 더해졌다. 또한 플레밍은 벨리니('해적', '이국의 여인', '몽유병의 여인')나 도니체티('루크레치아 보르자', '마리아 파디야', '영국의 로스몬다'), 로시니('렝스로의 여행', '아르미드') 등 모차르트나 슈트라우스 오페라에 익숙해진 성악가들이 피하기 쉬운 기교나 양식적 어려움이 담긴 작품들을 탐구하며 영역을 넓혀갔다.

 

플레밍은 이렇게 넓혀간 영역에서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 같은 새로운 배역을 맡았으며, 이후에는 공연이 아닌 음반을 통해 푸치니, 카탈라니, 칠레아를 비롯해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음악가들이 작곡한 주요 아리아를 소화해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오페라 배역에 보다 초점을 맞춘 활동을 하며 '장미의 기사'의 우수에 찬 마르샬린, '아라벨라'의 사려 깊은 아라벨라, '카프리치오'의 세련된 백작부인, '다프네'의 순결한 다프네, '낙소스의 아리아드네'의 도도한 프리마돈나이자 버림받은 여주인공 등의 배역을 맡아 큰 성공을 거뒀다. 

 

여러 곡을 아우르는 플레밍의 슈트라우스 레퍼토리 가운데서도 “Four Last Songs”는 고조되는 플레밍의 목소리와 너무나도 잘 어울려 꼭 플레밍을 염두에 두고 쓴 곡처럼 느껴진다. 웅장하고도 상징적인 이 곡은 전 세계 곳곳에서 수 차례 열린 플레밍의 콘서트를 통해 가장 많이 선보인 곡이기도 하다. 

 

플레밍이 쌓아온 성과를 이야기할 때에는 프랑스 레퍼토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플레밍이 마스네를 비롯한 여러 프랑스 작곡가들의 곡을 우수하게 소화해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녀가 오랜 시간 프랑스에 거주하며 프랑스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할 수 있게 된 영향이 크다.

 

덕분에 플레밍은 마스네의 오페라 '마농'의 마농이나 '타이스'의 타이스, '에로디아드'의 애달픈 살로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미카엘라, 구노의 오페라 '파우스트'의 마르그리트, 샤르팡티에의 오페라 '루이즈'의 삶을 갈망하는 루이즈를 비롯해 보옐디외의 잘 알려지지 않은 오페라 '하얀 옷의 여인'의 으스스한 아나 등 여러 프랑스 오페라 배역을 맡을 수 있었다.

 

르네 플레밍은 다니엘 바렌보임, 크리스토프 에첸바흐, 발레리 게르기에프, 버나드 하이팅크, 제임스 레바인, 챨스 마케라스 경, 주빈 메타, 세이지 오자와, 앙드레 프레빈, 크리스티안 틸레만, 마이클 틸슨 토마스, 그리고 게오르그 솔티 경등의 거장 지휘자들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 비엔나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파리 오케스트라,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클리브랜드 오케스트라, 휴스턴 심포니, 메트 오케스트라, 뉴욕필하모닉,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등의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하는 등, 세계를 무대로 콘서트와 리사이틀 가수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1995년 데카와의 전속계약이후, 간판급 가수로 이미 열 여섯 세트의 음반을 선보였으며, 그래미, (1999, The Beautiful Voice), 그라모폰 (1997, Visions of Love / 1998, Signatures, Don Giovanni / 1999, The Beautiful Voice)등의 음반상을 수상하였다. 가장 최근의 앨범은 피아니스트 쟝 이브 티보테와 포레, 드뷔시, 마르스, 슈트라우스, 라흐마니노프 등의 가곡을 녹음한 바 있다.

 

전통적인 레퍼토리 이외에, 르네 플레밍은 앙드레 프레빈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1998,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콘라드 수쟈(Conrad Susa)의 <위험한 관계> (1994,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그리고 존 코릴리아노(John Corigliano)의 <베르사이유 궁의 유령> (1991,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등의 세계 초연무대에서의 프리마돈나로 공연하는 등 “뉴 뮤직의 선구자”로서도 활약하고 있다.

 

르네 플레밍은, 2001년 3월 <보그>지의 표지, 2000년 <피플>지가 선정한 “25인의 가장 흥미로운 사람들”, 11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여성지, <레이디스 홈 저널>지가 선정한 “100명의 가장 중요한 여성”에 선정되기도 하였으며, 앤 클라인과 로렉스의 광고 모델로 활약하였고, 1998년부터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쟝 프랑코 페레로부터 무대 의상을 협찬 받고 있는, 무대 안팎에서 전세계 언론과 대중의 주목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수퍼스타” 뮤지션이다.

 

 

The Art Of Renée Fleming

 

01. Schubert: Ave Maria, D839

02. Bellini: Norma / Act 1 - Casta Diva

03. Cilea: Adriana Lecouvreur / Act 1 - Io son l'umile ancella

04. Gounod: Romeo et Juliette, CG 9 / Act 1 - 'Ah, je veux vivre'

05. Korngold: Die tote Stadt / Act 1 - Gluck, das mir verblieb (Mariettalied)

06. Dvorak: Rusalka, Op.114, B. 203 / Act 1 - 'O Silver Moon'

07. Catalani: La Wally / Act 1 - Ebben? Ne andro lontana

08. Puccini: Tosca / Act 2 - 'Vissi d'arte, vissi d'amore'

09. Puccini: Madama Butterfly / Act 2 - Un bel di vedremo

10. Gershwin: Porgy and Bess / Act 1 - 'Summertime'

11. Puccini: Gianni Schicchi - 'O mio babbino caro'

12. Bernstein: West Side Story - Somewhere

13. Handel: Serse / Act 1, HWV 40 - 'Ombra mai fu'

14. Gounod: Ave Maria: arr. from Bach's Prelude No.1 BWV 846 - Ave Maria

15. Wheels of a dream [Ragtime]

16. Traditional: Amazing Grace

17. Rodgers: You'll Never Walk Alone (From 'Carousel')

18. Hallelujah

 

2006년 노벨 평화상 시상식에서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 공연까지 초청받아 공연하고 있는 국민 디바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의 베스트 앨범! 

 

실제로 그녀는 2013년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미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예술가만 받을 수 있는 ‘국가예술 훈장’을 받았으며 2013년에는 그래미상 최우수 클래식 성악 솔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2014년에는 미식축구 결승전 ‘슈퍼볼’에서 클래식 음악가로는 사상 최초로 미국 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이번 앨범에는 벨리니 [노르마] 중 ‘정결한 여신이여’, 푸치니 [나비부인] 중 ‘어느 맑게 갠 날’ 등 르네 플레밍의 주요 아리아는 물론 가곡 슈베르트 ‘아베마리아’와 찬송가 ‘Amazing grace’ 등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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