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바흐

[클래식명곡] 바흐 :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 988 [Murray Perahia]

想像 2024. 9. 2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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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berg Variations, BWV988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Murray Perahia · Johann Sebastian Bach [Bach: Goldberg Variations, BWV 988] ℗ 2000 Sony Music Entertainment

 

Tracklist

 

1. Aria 
2. Variation 1 
3. Variation 2 
4. Variation 3. Canon On The Unison 
5. Variation 4 
6. Variation 5 
7. Variation 6. Canon On The Second 
8. Variation 7 
9. Variation 8 
10. Variation 9. Canon On The Third 
11. Variation 10. Fughetta 
12. Variation 11 
13. Variation 12. Canon On The Fourth  
14. Variation 13 
15. Variation 14 
16. Variation 15. Canon On The Fifth 
17. Variation 16. Overture 
18. Variation 17 
19. Variation 18. Canon On The Sixth 
20. Variation 19 
21. Variation 20 
22. Variation 21. Canon On The Seventh 
23. Variation 22 
24. Variation 23 
25. Variation 24. Canon On The Octave 
26. Variation 25 
27. Variation 26 
28. Variation 27. Canon On The Ninth 
29. Variation 28 
30. Variation 29 
31. Variation 30. Quodlibet 
32. Aria Da Capo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 J.S. Bach, Goldberg Variations BWV 988 ]

 

 

아마도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건반악기를 위해 작곡된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긴 길이를 갖는 작품일 것이다. 반복하지 않고 전곡연주에 걸리는 시간은 약 50분 정도가 걸리며 건반악기를 위해 작곡된 단일 작품으로는 유례없는 긴 연주시간과 큰 형식을 가지고 있다. 바흐가 창작한 마지막 건반악기를 위한 작품답게 바흐는 자신의 모든 작곡 기교를 이 곡에 쏟아 부었다. 물론 [평균율 클라비어 모음곡]이라는 거대한 작품이 또 있기는 하지만 [평균율 클라비어 모음곡]이 개별 모음곡 형식을 띠고 있는데 비해, 30개의 변주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어떠한 변주도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고, 하나의 작품으로 논리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바흐의 모든 건반악기 작품들 중에서도 길이에 있어서만큼은 가장 거대하다고 말할 수 있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이 곡의 창작과정에 얽힌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독일 드레스덴 주재의 러시아 대사였던 헤르만 카를 폰 카이저링크 백작은 바흐가 작센 공작의 궁정 음악가가 되도록 많은 도움을 준 인물이었다. 1741년 경에 카이저링크 백작은 업무를 보기 위해 라이프치히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 백작은 심한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백작은 유명한 음악 애호가였고, 고트리프 골드베르크라는 클라비어 연주자를 고용하고 있었는데, 매일 밤 골드베르크에게 음악을 연주시켜 잠을 자보려고 해보았다. 그러나 불면증은 좀처럼 낫질 않았다. 카이저링크 백작은 불면증을 치료하기 위해 수면제 대용으로 쓰일 수 있는 곡을 바흐에게 의뢰했고, 바흐는 자신이 궁정 음악가가 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 백작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이 곡을 작곡해 보냈다. 실제로 카이저링크 백작은 이 작품에 대하여 깊은 애정을 보였고 “나의 변주곡”이라고 부르며 골드베르크에게 자주 연주를 주문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거금의 작곡료를 지불해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있던 바흐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작품 제목의 유래는, 눈치챘을지도 모르지만, 골드베르크의 이름과 관련이 있다. 1742년 바흐가 이 작품을 최초로 출판했을 때에는 [클라비어 연습곡집]의 4부로 출판했으며, 이때 곡의 제목은 [2단의 손건반을 가진 쳄발로를 위한 아리아와 여러 변주]라고 붙어 있었다. 표지의 어디에도 골드베르크나 카이저링크 백작의 이름은 적혀있지 않았지만, 이후 카이저링크 백작이 기용했던 젊은 연주자 고트리프 골드베르크의 이름에서 제목을 가져오게 되었다.

 

바흐는 이 작품의 구조를 주제(아리아)- 30개의 변주 - 주제(아리아) 라는 3개의 틀로 구성했다. 아리아를 뺀 30개의 변주는 단순히 아무런 이유없이 나열된 것이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치밀한 수학적 논리를 통해 서로 단단하게 결합되어 있다. 우선 첫 곡이자 마지막곡인 아리아는 수미쌍관을 이루며 곡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다. 아리아는 사라방드(느리고 우아한 스페인 춤)풍으로 되어 있으며, 주제는 1725년 바흐가 작곡한 [안나 막달레나 바흐를 위한 클라비어 소곡집]의 2권에서 가져온 것이다. 베이스 라인을 이루는 파사칼리아(바로크시대의 대표적인 변주곡) 스타일의 주제가 이후 각각의 여러 변주에서 모습을 바꾸어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작품을 종횡으로 꿰매고 있다. 곡의 첫 문을 여는 도입부이자 중심적 주제, 그리고 완결된 마무리를 짓는 가장 중요한 악구가 바로 이 아리아다.

 

아리아로 첫 문을 연 32개의 변주곡 전체는 16번 변주곡을 중심으로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16번 변주곡은 프랑스풍 서곡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서곡으로 명시되어 있는 만큼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크게 두 개의 부분으로 나누고 있는 역할을 한다. 전반부를 마무리하고 후반부의 문을 여는 역할인 것이다. 동시에 스스로도 2개의 형식으로 나뉘어진 특성을 보인다. 또한 30개의 변주들은 단순 나열이 아닌 3개의 곡이 한 조가 되어 10번 배열되며 (3x10 = 30), 3의 배수를 이루는 변주들(3,6,9...)은 카논 형식으로 되어 있어 변주의 흐름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 카논은 3, 6, 9 변주곡으로 진행될 수록 음정이 1도씩 증가해 27번 변주에 이르면 9도까지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바흐는 마지막 30번 변주인 ‘쿼드리베트(quodlubet)’ 즉 ‘자유롭게’라고 지시되어 있는 곡에서 30번 변주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지켜왔던 수학적 형식을 일순간에 무너뜨린다. ‘쿼드리베트’는 16~17세기에 유행한 음악형식으로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선율을 재미있게 결합해 하나의 작품을 만든 것을 뜻한다.

 

3의 배수에 해당하는 변주곡에서 절묘하게 음정을 1도씩 쌓아 놓았던 바흐는 마지막 곡에서 엄격한 형식의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공기를 들이마시는 것처럼 규칙을 일순간에 무너뜨려 해방감을 안겨준다. 이것은 정교한 퍼즐쌓기와 허물기의 유희와 유사하며, 바흐의 인간적이고 해학적이 면모를 드러내는 음악적 장치이기도 하다. 또 30번 변주에서는 당시 유행했던 민요 [양배추와 무청], [긴 세월동안 만나지 못했네]와 같은 독일의 민속적 선율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 민요들은 바흐의 집에서 열렸던 파티 등의 모임에서 사람들이 즐겨 불렀던 노래라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유기적으로 구성된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그 구성의 복잡함으로 인해 카이저링크 백작의 자장가용으로 작곡되었을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되어 왔다(실제로 위의 작곡 일화는 여러 음악학자들에게 의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렇게 거대한 작품이 단순히 즉흥적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치밀한 구도 속에서 작곡된 바흐의 역작이라는 이유에서이다. 바흐는 이 완결된 변주곡을 통해 하나의 수학적 구조 속에 일관된 음악적 스토리를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이 완전무결한 구조의 변주곡은 완벽한 형식과 아름다운 선율미 모두를 지니고 있으며, 이런 이유로 서양 음악사의 그 어떤 변주곡과도 구별되는 경이로운 독창성과 개성을 가진 곡이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J.S. Bach, Goldberg Variations BWV 988] (클래식 명곡 명연주, 노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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