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IU)의 새앨범 ’ [조각집]의 세번째 트랙 '겨울잠'은 한 생명이 세상을 떠나가는 일과, 그런 세상에 남겨지는 일에 대해 유독 여러 생각이 많았던 스물일곱에 스케치를 시작해서 몇 번의 커다란 헤어짐을 더 겪은 스물아홉이 돼서야 비로소 완성한 곡이다.
사랑하는 가족, 친구, 혹은 반려동물을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서 맞이하는 첫 1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으로 써 내려갈 플롯이 명확해서 글을 쓰기에는 어렵지 않은 트랙이었지만 그에 비해 완성하는 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너무 직접적인 표현을 쓰고 싶지도, 그렇다고 너무 피상적인 감정만을 담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녹음 시간이 가장 길었던 곡이다. 평소 레코딩에서는 최대한 간결한 표현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이 곡은 굳이 감정을 절제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리움을 극대화하고 싶은 마음에 곡의 후반부가 아닌 중간 인털루드에 전조를 감행하는 나름의 과감한(?) 편곡을 시도했다. 다른 곡들과는 달리 피아노 기반의 곡으로 담은 것도 그 이유에서다.
때 이른 봄 몇 송이 꺾어다
너의 방 문 앞에 두었어
긴 잠 실컷 자고 나오면
그때쯤엔 예쁘게 피어 있겠다
별 띄운 여름 한 컵 따라다
너의 머리맡에 두었어
금세 다 녹아버릴 텐데
너는 아직 혼자 쉬고 싶은가 봐
너 없이 보는 첫 봄이 여름이
괜히 왜 이렇게 예쁘니
다 가기 전에 널 보여줘야 하는데
음 꼭 봐야 하는데
내게 기대어 조각잠을 자던
그 모습 그대로 잠들었구나
무슨 꿈을 꾸니
깨어나면 이야기해 줄 거지
언제나의 아침처럼 음
빼곡한 가을 한 장 접어다
너의 우체통에 넣었어
가장 좋았던 문장 아래 밑줄 그어
나 만나면 읽어줄래
새하얀 겨울 한 숨 속에다
나의 혼잣말을 담았어
줄곧 잘 참아내다가도
가끔은 철없이 보고 싶어
새삼 차가운 연말의 공기가
뼈 틈 사이사이 시려와
움츠려 있을 너의 그 마른 어깨를
꼭 안아줘야 하는데
내게 기대어 조각잠을 자던
그 모습 그대로 잠들었구나
무슨 꿈을 꾸니
깨어나면 이야기해 줄 거지
언제나의 아침처럼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