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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olin Concerto, Op. 14
Samuel Barber, 1910-1981
바버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1941년 필라델피아 초연에서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그 이유를 이해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첫 두 악장은 풍부한 선율을 담고 있어 독주자의 음악성을 마음껏 보여줄 기회를 마련한다. 간결한 마지막 악장은 갑작스럽게 방향을 튼다.
정신 없이 뛰고, 달리고, 까부는 불가항력적 리듬을 담은 이 악장은 아드레날린을 끌어올리는 장관을 마련하며, 잘 연주되었을 경우 청중을 사로잡는 흥행 보증 수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기교적 이면에는 강렬한 서정성이 존재하며 그것이야말로 이 곡의 진수라고 할 수 있다. 바버는 후에 이 곡을 ‘서정적이고 단순한’ 음악이라고 묘사하였다. 이것은 이 곡의 본질을 제대로 함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바버의 비범함이 연주자들에게 인정받기까지 왜 그렇게 오랜 세월이 걸렸는지는 이해하기 힘들다. 초연을 비롯한 여러 무대에서 성공을 거둔 이 곡은 1980년대가 되어서야 정기적으로 연주되고 사랑 받게 되었다. 아마도 바버의 꾸밈없는 서정성이 1950년대와 1970년대 사이 아방가르드가 각광받던 시절에는 너무 단순하다고 여겨졌는지도 모른다. 다행히 이 협주곡은 《현을 위한 아다지오》 다음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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