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장어는 먹장어의 방언이며, 꼼장어라고도 불린다. 갯장어·붕장어·뱀장어 등이 어류에 속하는 반면, 먹장어는 어류가 아닌 원구류[턱뼈가 없어 입이 둥근 부류]에 속하는 척추동물이다. 곰장어구이는 곰장어를 이용한 대표적인 요리이며, 부산이 전국에서 제일 맛있다고 정평이 나 있다. 곰장어구이는 부산 전역에서 맛볼 수 있지만, 특히 자갈치 시장과 온천장 일대에 곰장어 음식점이 밀집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또한 곰장어의 대표적 생산지 중 하나인 기장 지역에는 곰장어 요리가 다양하게 개발되어 짚불 곰장어의 형태로도 맛볼 수 있다
곰장어는 흉물스럽게 생겼다고 해서 예전에는 먹지 않았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은 부산 앞바다에서 올라온 곰장어의 가죽을 벗겨 지갑이나 구두를 만드는 데 썼다. 일본인이 가죽을 벗겨 가면, 부산 아지매들이 남은 곰장어를 매운 양념 바르고 연탄불에 구워 팔았다. ‘부산 꼼장어’의 명성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전쟁을 겪으며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곰장어 구이는 고단한 현대사가 낳은 설움과 애환의 음식입니다.
곰장어구이의 요리법은 소금구이와 양념구이가 대표적이다. 소금구이는 곰장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소금으로 밑간하여 구워 낸다. 소금을 뿌려 구워 낸 곰장어는 기호에 맞게 참기름장, 초고추장 등에 찍어 먹는다. 양념구이는 곰장어를 3㎝ 크기로 잘라 양파, 대파, 다진 마늘, 참기름과 고춧가루로 만든 양념장으로 버무린 뒤 철판에 호일을 얹어서 구워 낸다. 이렇게 먹고 난 뒤에는 밥을 볶아 먹기도 한다. 짚불에 구워 먹는 곰장어도 있다. 부산 기장은 짚불구이 곰장어로 유명하다. 짚불 곰장어는 볏짚에 불을 피운 뒤 철망을 얹고 그 위에 살아 있는 곰장어를 굽는다. 껍질이 검게 탈 만큼 구운 후 탄 껍질을 벗겨 내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소금장에 찍어 먹는다.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 곰장어구이는 빈부에 상관없이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 특히 소주와 잘 맞는 안주로 인기가 좋으며 건강식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연탄불에 올린 뜨겁고 매운 곰장어를 상춧잎에 싸서 한입에 삼킨 다음 소주 한 잔 홀짝. 곰장어 구이를 즐기는 올바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