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lfgang Amadeus Mozart, 1756 ~ 1791
Serenade in B flat, K.361 "Gran partita" - 3. Adagio
관악기를 위한 모차르트의 수많은 세레나데 중에서도 《그랑 파르티타》는 특별하다. 오보에, 클라리넷, 바셋 호른(클라리넷의 사촌으로 소리가 더 낮고 감미롭다), 바순, 호른 네 대와 현악 베이스 성부 등 다양한 악기를 편성해 웅장한 교향곡 같은 느낌을 준다. 이 곡은 모차르트의 가장 긴 실내곡으로 총 연주 시간이 오십 분이 넘는다.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에서 빈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직후 이 세레나데를 작곡했다. 고향에서 주로 보여준 가벼운 느낌의 흥겨운 곡보다 훨씬 성숙한 모습이 엿보인다.
천상의 아름다움을 지닌 선율에 최면을 걸듯 부드럽게 휘감기는 아다지오는 작품에서 감정이 고조되는 부분으로 매우 뛰어나다. 피터 섀퍼의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가 말한 바로 그 악장이다. 모차르트는 관악기에서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울림을 매우 좋아했다.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하는 ECO의 관악기 주자들보다 그 울림을 더 훌륭하게 낼 수 있는 오케스트라는 없을 것이다. 다른 녹음과 달리 악기마다 음질을 감상할 수 있다. 연주자들 사이의 공간감을 느끼게 해 주고, 합주로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풍부한 소리를 포착하는 것이 무척 뛰어나다.
바깥 악장들은 발랄하고, 미뉴에트는 춤곡처럼 우아하다. 아다지오와 로망스는 바렌보임의 타고난 박자감과 어우러져 빠르기가 알맞다. 뛰어난 이 음반은 플루트와 오보에를 위한 협주곡과 관현악을 위한 교향 합주곡과 관악 4중주곡을 담아 재발매되었다.
제3악장 : 아다지오, E♭장조, 4/4박자
전곡 가운데 가장 유명한 악장.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리는 이 악장을 이렇게 묘사한다. “시작은 단순했소, 거의 코믹했지. 단지 바순들과 바셋 호른들이 만들어내는 펄스뿐이었는데, 마치 시골악사의 아코디언 소리 같았지. 그런데, 갑자기 저 높은 곳에서 오보에가……, 단 한 줄기의 선율이, 거기 흔들림 없이 걸려 있었소, 그리고 그걸 클라리넷이 넘겨받아서 환희로 가득한 악구로 감미롭게 채색해갔지. ……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음악이었소. 그처럼 동경으로 가득한, 충족되지 못할 동경으로 가득한 음악이라니…” 그의 말처럼, 소박하고 단순한 흐름 속에 가늠할 수 없는 동경과 환상이 담긴, 애틋하고 아름다운 꿈결 같은 음률이 면면히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