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베토벤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Op.13 [Wilhelm Kempff]

想像 2024. 3. 30. 00:04
반응형

Piano Sonata No. 8 in C Minor, Op. 13 "Pathétique"
Ludwig van Beethoven


20세기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해석의 전형은 흔히 빌헬름 박하우스와 빌헬름 켐프의 양대 산맥으로 이야기된다. 이를테면 이들의 연주와 해석이 독일 음악의 가장 전통적이고도 순수한 계승이라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19세기 말엽에 출생했고 20세기 초엽부터 무대의 전면에 등장하여 독일 음악의 합리적 전통을 되새기는 작업을 이행했다.

 

빌헬름 켐프(Wilhelm Kempff, 1895-1991)는 유타포크에서 출생했다. 부친은 포츠담 궁정악단의 악장이었고 형도 후일 교회음악가로 성장하는 음악가정에서 1895년 11월 25일에 태어났다. 천재들이 거의 그러하듯 켐프 역시 어린 시절 수많은 일화를 만들었다. 그 중의 하나. 9세 때 베를린 음악학교의 시험을 볼 때 바하의 '평균율 클라비어 곡집'을 암보로 이조(移調)하여 연주해서 교수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일이 있었다. 이 학교를 졸업한 뒤엔 베를린 음악대학으로 다시 진학하여 피아노, 오르간, 음악학을 연마했다. 물론 재학 중에도 이미 직업적인 아티스트로 착실히 명성을 쌓아 올려갔다.

 

1917년(22세)에 최고의 영예인 '멘델스존 상'을 받고 졸업했고 본격적인 연주활동에 나섰다. 졸업 이듬해에 베를린·필의 독주자로 계약을 맺었고, 1920년에 대망의 첫 레코딩을 했다. 1924년, 스투트가르트에 있는 베르텐베르크 국립 음악학교의 교장으로 취임하고, 한편으론 연주와 레코딩에도 열심이었지만 끝내 1929년엔 교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가르치는 일과 연주활동을 양립시킬 수 없을 만큼 그는 분방한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후 포츠담 음악연구소의 마스터 클라스를 이끌면서 연주활동을 펼쳤고 1931년엔 독일 예술원 회원으로 추대됐다. 제 2차 대전후 잠시 작곡에 전념하다가 다시 연주 일선에 나섰고 베토벤 소나타 전곡의 연속 연주와 전집 레코딩의 위업을 달성하여 세계 최고의 베토벤 아티스트라는 명예를 안았다.

 

켐프의 레퍼토리는 물론 베토벤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의 연주곡목은 바하에서 브람스에 이르는 폭넓은 것이고 그들 작품 속에서 성실하고도 낭만적인 정서를 노래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그의 중심된 음악세계는 베토벤이었다.

 

반응형

Beethoven : Piano Sonata No.8 in C minor, Op.13 'Pathetique'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Op.13 

 

베토벤의 초기 피아노 소나타로 제14번 ‘월광’, 제23번 ‘열정’ 과 더불어 베토벤의 3대 피아노 소나타로 꼽힌다. ‘비창’이라는 표제로 유명한데, 이는 베토벤이 처음으로 직접 자신의 피아노 소나타에 표제를 붙인 것이다.


이 곡은 작곡 동기나 시기를 알 수 없는데, 학자들은 1797년부터 1798년 사이에 작곡했거나 1798년부터 1799년 사이에 작곡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 시기는 그가 빈에서 피아니스트로 활약하며 피아노 소타나 작곡에 열중했던 때로, 그는 1795년부터 1799년 사이 12곡의 피아노 소나타를 완성했다. 그의 피아노 소나타에 붙은 표제들이 대부분 다른 사람에 의해 붙여진 데 반해 이 곡의 표제는 베토벤이 붙였다. 이렇듯 베토벤이 직접 표제를 정한 곡은 이 곡 외에 피아노 소나타 제26번 ‘고별’뿐이다. 악보는 1799년 가을 출판되었고, 정식 명칭은〈비창적 대 소나타Grade Sonate Pathetique〉이다. 이 곡은 빈에서 큰 인기를 모았고, 덕분에 베토벤의 피아노 작곡가로서의 위상도 높아지게 되었다.

이 소나타는 처음 듣는 순간부터 곡이 끝날 때 까지 한 순간도 귀를 뗄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8번 소나타의 작곡양식 자체가 대단히 충격적인 것이다. 8번 소나타는 그의 모든 작품들 중에서 가장 호모포닉(단선율을 위주로하는 화성진행)한 곡이다. 선율은 명쾌하고 왼손의 반주도 극히 단순하다. 두터운 화음도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곡의 구성이 너무나 극적이고, 맹렬한 분위기와 감미로운 노래, 연주하는데 필요로 하는 기교를 훨씬 상회하는 압도적인 연주효과로 인해 극히 산뜻한 효과를 얻어 내었고 나아가 대중적인 인기까지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8번 소나타가 파격적이라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러한 작곡양식의 변화가 아니고 1악장의 제시부 앞에 커다란 서주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느린 속도를 지시하는 Grave라는 악상기호와 곡을 개시하는 c단조의 으뜸화음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이 곡의 제목인 '비창'라는 말은 이 서주의 분위기에 의한 것이다. 서주는 점차 고조되어 오른손의 레치타티보, 빠르게 하강하는 선율로 변화하면서 Allegro di molto e con brio의 소나타형식 제시부로 돌입하게 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서주의 재료가 소나타형식의 발전부와 코다에 다시 등장한다는 점이다. 왼손의 맹렬한 트레몰로를 타고 등장하는 1주제는 그 예가 없을정도로 공격적이며, 이 주제를 발전시키는 과정은 더욱 극적이다. 2주제는 1주제의 분위기와 대조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강한 긴장감을 가지고 있으며, 정석대로라면 C단조의 관계장조인 E-flat장조로 작곡되어야 하지만 e-flat단조를 취해 어두운 느낌을 지속시키고 있어 소나타 작곡양식의 전형적인 형태를 조금 벗어나 있다. 하지만 2주제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결국 E-flat장조가 나타나게 된다. 곡의 마무리부분에 다시 서주의 주제가 등장하고 제 1주제만을 이용해 악장을 끝맺는다.

2악장은 전형적인 가요 형식의 악장으로 나른하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A-B-A의 전형적인 세도막형식, 주제의 멜로디는 대중음악에서도 자주 인용하는 친근한 것이다. 3악장 역시 전형적인 론도이다. A-B-A-C-A-B-A-coda라는 명확하고 교과서적인 론도이며 첫 악장과 같은 조성이지만 어둡고 비극적인 느낌은 찾아볼 수 없다. 선율은 어떤 것이나 쉽고, 화성적으로 교묘한 지연(delay)이 이루어져있기는 하지만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해도 음악을 감상하는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Beethoven: Piano Sonatas Nos.8, 14, 21 & 22 ℗ 1965 Deutsche Grammophon GmbH, Berlin

 

Wilhelm Kempff, Piano

 

1. Grave (Allegro di molto e con brio)

 

그레베, 알레그로 디 몰토의 제1악장은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본질적인 풍부함을 더한 곡으로 유명하다. 곡의 첫머리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장중하고 비장한 정서를 담은 느린 템포가 등 장하는데, 이는 이 곡의 제목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반음계 적으로 점점 상승 하면서 이 악장은 마침내 웅대한 자태를 나타내고 빠른 속도의 재현 부에 의해 분위기가 고조된다.

 

 

 

2. Adagio cantabile

 

이어지는 제2악장은 아다지오 칸타빌레, 2/4박자의 구성으로 감격스러운 남성미와 깊고도 아 름다운 여성미를 같이 지니고 있는 부분이다. 그의 작품 중에서도 이 이상 깊고 엄숙하며 아름다 운 곡은 없다고 평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극히 아름다운 주제로 시작되는 이 부분은 짧지만 만족할 만한 탄탄한 구성으로 듣는 이들을 감동시킨다.

 

 

 

3. Rondo(Allegro)

 

마지막 제3악장은 론도 알레그로, 2/2박 자의 부분으로 교묘한 대위법 적인 기법을 자유롭게 사용하여 완벽한 발전을 갖춘 론도이다. 아 름다움의 경이와 과감한 작곡가의 의지도 이 속에 담겨 있다고 한다. 잘 정돈되고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흐르는 유연함은 찾기 힘든 이 피아노 소나타 ≪비창≫은 극 적인 긴장감과 웅대한 구성으로 힘이 느껴지는 베토벤다운 명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곡 ≪비창≫의 악보는 당시 빈의 피아노를 배우던 음악 학도들이 앞 다투어 입수하려 했을 정도로 큰 충격을 준 곡으로 이 소동으로 인해 베토벤의 명성이 전 유럽에 널리 퍼지기도 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