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베토벤

[클래식명곡 명연주] 베토벤 : 교향곡 제5번, Op.67 "운명" [Berliner Philharmoniker · Herbert von Karajan]

想像 2024. 8. 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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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mphony No.5 in C minor, Op.67 'Fate'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Berliner Philharmoniker · Herbert von Karajan / Beethoven: The 9 Symphonies ℗ 1963 Deutsche Grammophon GmbH, Berlin


▒ 이 곡이 [운명]이라는 별칭으로 널리 알려진 까닭은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 때문이다. 그의 제자이며 베토벤의 전기(傳記)로서 유명한 신틀러가, 하루는 이 곡의 제1악장 서두에 나오는 주제의 뜻을 물었더니 베토벤은,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하면서, 힘찬 몸짓까지 하였다고 한다. 그 뒤에 이 교향곡은 [운명]이라는 참으로 극적(劇的)인 제목으로 불리게 되었고, 또 그것이 인기를 높이는 큰 원인이 되고 말았다. 물론 그것은 베토벤의 비통한 생애와 너무나도 잘 통하는 말인 때문이기는 하지만, 그런데 이 [다다다다-] 하고 두드리는 동기(動機)는, 베토벤이 비인의 공원을 산책하다가 들은 새소리를 소재로 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가 새삼스럽게 발명해 낸 것은 아니다.

교향곡 속에서 하이든이나 모차르트도 이미 썼던 것이다. 게다가 이 4개 음부(音符)의 움직임이라는 것이,실은 아무 변화도 가락도 없는, 말하자면 아무 데나 뒹굴고 있는 돌무더기같은 것이어서, 그것만으로는 아무 가치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훌륭한 계산에 의해, 전곡을 통하여 완벽한 구성을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극적(劇的)인 장대(壯大)한 음의 확산(擴散)이 되어서 만인을 한결같이 감격케 한다. 정히 하나의 경이(驚異)라 아니할 수 없다.

음악학자 리틀러는 이렇게 말했다. [이 교향곡은 끝악장을 목표로 진행되며, 전체가 그렇게 계획된 것만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이 분석은 옳다. 왜냐하면, 제 1악장 서두의 [다다다다-]라는 모티프가 이 악장만으로써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제 3악장에서도, 제 4악장의 재현부 직전에서도 변형되어 나타나서 전 악장을 튼튼히 결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1882년 파리에서 이 곡이 연주되었을 때, 한 노병은(老兵)은, [이것은 황제(皇帝)다.]하고 외쳤다고 한다. 그런 뒤에 한때는[황제교향곡]으로 불린 적도 있었다고 한다.

슈만은 이 곡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들어도, 마치 자연의 현상처럼 외경(畏敬)과 경탄이 새로와진다. 이교향곡은 음악의 세계가 계속되는 한 몇 세기(世紀)고 간에 남을 것이다.]

베토벤이 이 곡을 작곡한 것은 1808 년(38세)이다. 작곡에 착수한 시기는 분명치 않지만, 대개[제 3번-영웅]을 완성한 직후인 1804 년 무렵부터 진지하게 손을 댄 것 같다. 그러나 일설에 의하면 1795 년(25 세) 무렵의 노우트에 이 곡의 선율이라고 생각되는 대목의 스케치가 있다고 하니, 통산하면 약 12 년이나 걸린 셈이 된다. 이런 점을 보면 베토벤은 정말로 신중파(愼重派)다.하기는 그랬으니까 이같은, 하나의 음도 허실이 없는, 견고하고 정밀한 구성을 갖춘 걸작이 이루어졌지만.

[암흑에서 광명으로!]---이것은 평생을 통한 베토벤의 신조였는데, 그것이 작품성에서 보다 힘차고 감동적으로 표현된 것이 이 [제 5 번]이다

베토벤의 교향곡으로서 보다 장대(壯大)하고, 보다 울림이 좋고, 보다 정돈된 곡은 이 곡 말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의 의지의 응결(凝結)이라는 면으로 볼 때는 이 [제 5번]이 단연 대표적이다. 이제 우리에게 있어서는 베토벤=[운명], [운명]=베토벤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런데 요즘 외국에서는 [운명]이라는 별칭을 쓰지 않고 그냥 [제 5번]만으로 표시한다. 레코드를 보아도 역시 그렇다. [제 3번] [제 6번] 등은 뚜렷이 [Eroica], [Pastoral] 등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유독 [제 5번]의 레코드 자켓에는 아무 표지가 없다.

그 이유는 [영웅]이나 [전원]은 베토벤 자신이 붙인 명칭인데 반해서, 이 [제 5번]에 대해서는 [운명은 이렇게 문을 두드린다]고 말했다는 데서 후세에 [운명]이라는 별칭이 생겼기 때문인 듯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별칭이 너무나도 사랑을 받고 있어서, [운명]이라 해야 곧 알지, [제 5번]이라면 빨리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되어 있다. 언젠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인 줄 안다. 굳이[운명] [운명]하고 강조하지 않더라도 마음을 가라 앉혀서 조용히 듣고 있노라면, 높고 두꺼운 운명의 벽을 하나하나 넘어서 가시밭길을 돌진하는 베토벤의 모습이 저절로 떠오른다.


 

제1악장 Allegro con brio

 

네 개의 음으로 된 그 유명한 제1주재가 힘차게 연주된다. 이 것은 남성적이고 장쾌하고 호방하다. 이 주재는 여러 모양으로 변형되어 나타나면서 곡은 클라이맥스로 향하여 박진감이 더해진다. 호른 독주의 브릿지에 이어 바이올린, 클라리넷, 풀륫이 차례로 제2 주재를 부드럽게 연주한다. 보통 제1주재가 남성적이면 제2주재는 여성적이고 부드럽게 구성되어 조화를 이루어 나간다. 발전부에서는 화려한 음색의 호른의 연주에서 시작하여 시종일관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주재는 종횡무진한 활약을 거듭하여 드디어 최고의 정점에서 재현부로 이어진다. 매력적인 오보의 Adagio 연주가 잠간 휴식감을 주고는 다시 박진감을 더하여 나가다가 화려한 코다로 장엄한 끝마침을 한다.

 

 

 

제2악장 Adagio con moto

 

변주곡 형식이지만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구성이다. 비올라와 첼로가 연주하는 주재가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역시 곡은 전체적으로 긴장감도는 구성이다. 처절하게도 위풍당당한 제2주재가 상행의 가락을 연주하면서 박진감으로 넘쳐나게 곡을 이끌어 나간다. 이어 1, 2, 3의 변주가 곡을 수놓아가면서 사이사이에 힘찬 제 2주재를 넣어 더욱 처절하게 운명과 싸움을 계속하여 나가는 것이다. 로망롤랭은 이 악장을 베토벤이 운명과 엎치락뒤치락 투쟁하는 장면을 그린 것 같다고 표현하였다.

 

 

 

제3악장 Allegro

 

스케르쪼의 주재는 상행하는 분산화음형의 가락으로 나타나지만 곧 이어 운명의 주재가 그 모양을 바꾸어 다시 3박자로 나타난다. 두 개의 주재가 번갈아 주고 받다가 트리오 부분으로 넘어간다. 트리오 부분은 푸가기법이 도입되어 박진감 넘쳐 나면서도 조용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시 스케르쪼가 나타나고 드디어 폭풍 전야의 고요함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제4악장 Allegro

 

3악장의 끝에서 폭풍전야의 고요함은 크레센도 되다가 악장 사이의 중단이 없이 드디어 폭발하여 승리의 함성을 내어 지르는 제1주제를 튜티로 연주한다. 베토벤은 드디어 운명과의 처절한 싸움에서 승리하여 승리의 함성을 내어 지르는 것 같다고 로망롤랭이 말했다. 그래서 이 악장을 ‘승리의 악장’이라고도 불린다. 1, 2, 3 악장은 사실 이 4악장을 향하여 힘을 축적시켜 온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연결부분을 거쳐서 제2주제의 처절한 아름다움이 나타난다. 연결부분과 코데타를 거쳐 곡은 힘차게 발전부를 향해 나간다. 제1주제와 제2주제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발전부는 힘찬 발전을 계속하다가 잠시 3악장의 끝부분 폭풍전야를 만들었던 부분을 다시 내 세운 다음 재현부로 돌입한다. 이 곡의 특징인 대단한 규모의 코다로 화려한 끝을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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