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는 4월 11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무선 통화 무제한 요금제를 비롯한 신규 요금제 출시를 알렸다.
LG유플러스의 새 요금제는 요금 구간에 따라 무제한 범위가 차등 적용된다. 3만4000원·4만2000원·5만2000원 구간은 망내 무제한 통화가 적용된다. 6만9000원·7만9000원 요금제는 망내·외 무선통화가 완전 무료로 제공되고 8만9000원·9만9000원 요금제는 유·무선 구분 없이 모두 무제한 무료통화가 가능하다. 12만4000원짜리 요금제는 통화, 데이터가 모두 무제한이다. 여기에 2년 약정을 적용하면 이용자가 실제 지불하는 요금은 요금제별로 7000∼2만5000원으로 더 낮아진다. SK텔레콤과 KT가 무제한 요금제를 먼저 내놓기는 했지만 망내에 한정됐었다.
그런데 표면적으로 무제한 통화가 가능해 이번 LG U+ 새요금제가 소비자들에게 큰 이득이 될 것 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LG U+의 발표대로 일상 통화량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갈지 모르지만 일반 스마트폰 사용자들 입장에서 나아진 것이 없으며 오히려 불리해 질 수도 있다고 보여진다.
1. 중저가 요금제 혜택 축소 (사실상 요금 인상)
우선 중저가 52·42·34 요금제 가입자 혜택이 줄었다. LTE52 요금제의 경우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2.5GB에서 2.1GB로, LTE42 요금제의 경우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1.5GB에서 1.4GB로 축소됐다. 음성통화의 경우에도 망내통화는 무제한이 되었지만 오히려 망외통화 기본통화제공량은 52·42·34 요금제별로 최대 250분, 200분, 160분(100% 망외통화 가정시)에서 195분, 140분, 110분으로 대폭 줄었다. LU+의 시장점유율이 약 20%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무료통화 혜택은 줄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LG유플러스의 65요금제 이하 가입자는 전체 LTE가입자의 30~40% 수준이다.
결국 현재 중저가 요금제 가입자들 입장에서 보면 이번 새 요금제는 요금인상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저가 요금제 가입자로부터 올려 받은 통신요금을 고가요금제 이용자에게 보조해 주는 것과 같다. 여기에 LG유플러스 52 이하의 중저가 LTE요금제 가입자는 필요에 따라 기본료 1만7000원 이상이 올라가는 69요금제로 상향해야 해 오히려 통신비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2. 데이터 위주 사용자에겐 무의미한 요금제
무엇보다 LTE음성 무한자유 69요금제나 79요금제의 경우 기존 LTE 62요금제나 72요금제보다 기본료는 7,000원이 상승한 반면 무료데이터통화량은 6GB에서 5GB로, 10GB에서 8GB로 대폭 축소되었다.
따라서 음성통화가 많지 않은 데이터 위주의 통화를 주로 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LTE 음성 무한자유 69요금제나 79요금제는 무료통화 효과는 크지 않으면서 기본료 인상에 추가 데이터 통화요금까지 물게 만들 뿐이다. 결국 실질적 통신비 인하 효과가 큰 데이터 통화요금은 그대로 둔채 일반 소비자들에게 대단한 선심을 쓰는 양 현혹하고 있는 것이다.
3. 단말기 할부금+통신비 부담 총액은 상승
이번 새요금제는 LGU+ 이익측면에서 (-)이다. 망내통화는 모르지만 다른 이동통신사와의 망외 음성통화를 무제한 제공하는 것은 상호접속료 부담을 안고 가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가 다른 회사 가입자와의 음성통화를 무제한 제공하지 못한 것도 상호접속료 때문이다. 상호접속료란 다른 회사 가입자와 통화하기 위해 발신측 사업자가 착신측 사업자의 통신망을 이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이다. 예컨대 LG유플러스 가입자가 SK텔레콤 가입자와 1분 통화할 경우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에 26.27원을 지급해야 한다. KT 가입자와 같은 시간 통화했다면 26.98원을 지급해야 한다. (LG U+는 정부에 상호접속료 인하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어떻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따라서 LG U+ 가입자의 SK텔레콤이나 KT가입자와의 망외 음성 통화량이 급증할 경우 LG U+의 상호접속료 비용부담도 급증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LG U+는 보조금을 축소하는 것으로 상호접속료 비용 부담을 커버하겠다는 의도인 듯하다. LG유플러스 이상철 부회장은 이 부회장이 "국내최초로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인데 이어 이번 망내/외 무제한 요금제 출시가 고질적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 본원적 경쟁을 할 수 있는 신호탄으로 작용 될 것"이라고 말한데서 알 수 있다.
만약 LG U+가 단말기 보조금을 축소한다면 새로 고가의 스마트폰 단말기를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단말기 할부금 부담이 증가해 단말기+통신비를 합친 요금은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4. 헤비유저를 위해 일반유저들이 희생양
무료통화가 가능해 짐에 따라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등 음성통화가 많은 일부 직종 가입자들에게 희소식일지 모르지만 결국 무분별한 통화로 인해 상호접속료 부담이 예상보다 늘어날 경우 그 부담은 결국 음성통화량이 많지 않은 일반 소비자들이 나눠 지게 될 것이다.
과거 무제한 테아터 요금제 실시때도 일부 헤비 유저들이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일부 가입자들이 과도한 상호접속료 부담을 유발함으로써 일반 유저들을 희생양 삼는 '형평성'문제도 생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