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단 창단은 합당한가?

想像 2010. 12. 30. 12:40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단 창단 소식을 듣고 개탄스러운 마음에 글을 올리려고 했다가 바쁜 일정탓에 오늘에야 글을 올려봅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리니지2, 길드워, 아이온 등을 개발한 국내 게임 시장점유율 1위업체이다. 그런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 제9구단 창단의 뜻을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엔씨소프트가 제9구단 창단에 의사가 있음을 전했다. 지난해 6300억 원의 매출 수익을 낸 엔씨소프트는 한국 야구위원회의 신생구단 창단에 대한 열망과 창원시의 뜨거운 유치 열정 등을 고려해 9구단 창단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으며, 현재 KBO는 엔씨소프트가 제출한 의향서를 검토 중이다.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 9구단 창단을 선언한 배경에 대해선 여러가지 설들이 있다

1.  게임에 대한 부정적 시각 희석

첫번째는 게임의 역기능에 대한 사회적 편견를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리니지2-아이온 등 MMORPG로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온라인게임 명가로 자리매김했음에도 과몰입(중독), 사행성, 폭력성 등 각종 게임의 역기능에 대한 부정적 비판에 시달려왔다. 최근엔 게임중독 이슈가 더욱 불거지면서 `셧다운제' 도입이 확정되는 등 갈수록 정부 규제의 칼날이 예리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엔씨로서는 사회에 보다 다가설 필요성을 절감했고, 그 수단으로 국민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프로야구를 택한 것이다. 엔씨소프트 스스로  "국내 대표 게임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를 많이 들어왔다"며 "여기에 국민들을 더 즐겁게 만든다는 엔씨의 기업목표가 창단을 추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2.  게임 및 인터넷 사업의 마케팅 툴

엔씨소프트의 게임 및 인터넷 사업 전반의 마케팅 툴로서 프로야구단이 향후 결코 적지않은 유무형의 플러스 효과를 감안한 전략적 선택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실 스포츠를 통한 게임 마케팅은 갈수록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MMORPG 위주에서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로선 프로야구단 운영을 통해 보다 공격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다면, 적지않은 반대급부를 기대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미 게임포털 `플레이엔씨'를 통해 마이아 중심이 아닌 폭넓은 유저층을 확보할 수 있는 캐주얼게임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게임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음악 등 콘텐츠 사업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전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야구를 통해 할 수 있는게 너무도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배경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본인의 생각으로는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단 창단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  프로야구단보다 직접 게임과몰입(중독) 예방 및 치유가 바람직


먼저  과몰입(중독), 사행성, 폭력성 등 각종 게임의 역기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프로야구단과 같은 대중적 인기요법으로 해결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회의적이다. 엔씨소프트는 주요 제품은 MMORPG 온라인게임이다. MMORPG게임의 특성상 캐주얼 게임에 비해 월씬 더 과몰임(중독), 사행성, 폭력성 등 게임의 역기능이 더 강하다. 따라서 엔씨소프트는 게임과몰입 등 게임의 역기능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는 프로야구단과 같은 대중적 인기요법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프로야구단 운영에 평균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이 연간 100억~200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이 중 일부라도 게임과몰입 치유 및 얘방활동, 건전한 게임문화 창달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정석이지 않나 생각한다. 그것이 오히려 사회적 책임과 도리를 다하는 게임기업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  프로야구단보다 글로벌 게임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투자가 필요


또한 프로야구단이 엔씨소프트의 게임 홍보 및 마케팅에 도움이 될 지는 모르지만 프로야구단을 통한 홍보·마케팅이 과연 엔씨소프트의 시급한 현안과제인지도 의문이다.

엔씨소프트는 PC 온라인 게임으로 돈을 벌었고 돈을 벌고 있다. 하지만 지금 IT산업은 패러다임 자체가 변해 가고 있다. 유무선통합 통신환경에다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스마트TV 등 스마트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게임산업에 있어서도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 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스마트폰용 게임, 스마트패드용 게임, 스마트TV용 게임이 생겨나고 있고 소셜게임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으면 이에 따라 기존 PC게임, 비디오게임 등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내 제1위의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는 세계최초로 PC온라인게임 장르를 만들고 서비스했던 것처럼 기존 PC 온라인 게임을 뛰어넘는 새로운 창의적인 게임 영역을 새로이 발굴하고 스마트혁명에 대응하는 새로운 형태, 새로운 방식의 게임을 개발하는데 신경을 써야 할 상황이다. 

이런 미래지향적인 투자를 하기에도 현재 엔씨소프트의 자금력, 기술력으로 빠듯한 실정인데 프로야구단에 매년 100-200억원을 돈을 투입해야 하는지 회의적이다. 거기다 프로야구단의 홍보·마케팅 효과는 좁은 국내시장에 국한될 뿐이다. 글로벌 마켓에서의 홍보·마케팅효과는 전무하다.지금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는 것이 급선무이다
 

지금은 국민들은 EA, 닌텐도와 같은 글로벌 게임사가 한국에도 생겨나길 바란다. 엔씨소프트는 그런 국민의 열망을 실현해 줄 수 있는 가장 가능성 있는 회사이다. 문어발식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재벌들을 따라가기 보다는 한 우물을 파면서도 세계적인 우량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레퍼런스를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