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광장시장'이 있다면 부산엔 '부평깡통시장'이 있다.
서울에 '광장시장'이 먹방의 성지라고 한다면 부산에는 '부평깡통시장'이 먹방의 성지이다. 부평깡통시장은 떡볶이부터 유부전골, 어묵, 비빔당면까지 다양한 음식을 게릴라식으로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깡통’시장이라는 이름도 베트남 전쟁 시기 흘러들어온 미군 통조림을 많이 팔아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시장이름의 유래도 먹는 것으로 붙은 셈이니 먹거리가 넘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부산 먹거리 투어를 계획한다면 부평깡통시장은 필수코스.
부평깡통시장에서 가장 눈에 뛰는 골목이 어묵특화거리이다. 부산어묵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어묵의 원재료인 명태 등의 생선을 쉽게 공급받을 수 있고, 독특한 제조 기법으로 다른 지역의 어묵보다 식감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어묵은 거리 음식을 넘어 크로켓과 어묵국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변신을 거듭하면서 전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1945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부평시장에서 어묵을 생산했던 ‘동광식품’이 어묵 가게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부산어묵의 종가는 부산 중구, 지금의 부평깡통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부평깡통시장 어묵특화거리에 가면 환공어묵, 삼진어묵, 고래사어묵, 미도어묵, 범표어묵 등 부산의 대표 어묵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네모나고 세모나고 동그란,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인 어묵들이 한 골목 가득 늘어서 있는 어묵특화거리에서는 질좋고 맛있으면서도 저렴하게 어묵을 구입할 수 있다.
어묵 특화거리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장우손부산어묵 깡통시장본점'도 있다. 이 어묵집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용 회장을 비롯 재계 총수들과 함께 방문했던 곳이다. 당시 이재용 회장이 어묵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화제가 된 곳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해당 어묵집에서 "사장님, 저는 어묵 국물 좀"이라고 요청해 종이컵에 든 국물을 마신 뒤 "아, 좋다"라고 말하는 영상이 SNS에서 큰 화제가 됐다. 또 이 회장이 카메라를 향해 코를 찡긋하고 웃으면서 오른손 검지를 입에 가져다 대는 '쉿'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도 관심을 모았다.
이 집에서는 고급진 어묵을 직접 먹어 볼 수 있다. 어묵은 아니지만 어묵과 함께 판매하는 물떡 역시 부산의 명물이다.
부평깡통시장하면 유부전골과 비빔당면을 빼 놓을 수 없다. 유부전골은 어묵에 유부주머니를 넣어 내오는 음식으로, ‘유부주머니’는 양념한 고기와 잡채를 유부 안에 넣고 데친 미나리 줄기로 묶은 만두처럼 만든다. 유부전골은 시장 골목 어디에서나 판매하지만 ‘깡통골목할매 유부전골’이 가장 유명하다.
비빔당면은 당면에 어묵과 단무지, 부추 등을 넣고 양념간장에 비벼 먹는 음식이다. 가게마다 넣는 재료는 조금씩 다르지만 단무지는 꼭 들어간다. 잡채와 비슷하지만 단무지가 들어 있어서 끝맛이 개운하다. 부평깡통시장 어디에서나 비빔당면을 팔지만 '원조 깡통골목 비빔당면'이 가장 유명하다. 이 집은 백종원의 3대천왕 출연한 원조 비빔당면집이다.
부평깡통시장 내에 있는 시장 떡볶이 맛집으로 원래 유명했지만 백종원 3대천왕에 나와 더 유명해진 '이가네떡볶이'도 가볼만 한 곳이다. 이가네떡볶이를 찾는 이유는 다른 맛집들과 다르게 무가 양념 자체에 들어가다보니깐 좀 더 시원하기도 하고 떡볶이를 먹을때 무채가 씹혀서 다양한 식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이외에도 부평깡통시장 곳곳에 TV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바 있는 맞집들이 널려 있다.
그 중에서 최근 '전현무계획'프로에 나왔던 '2대째 소문난죽집'이 요즘 핫하다.이 집의 가장 좋은 점은 호박죽 5,000원, 녹두죽 5,000원 팥죽 6,000원 등 싸고 든든한 죽으로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평깡통시장에는 부산가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인 양산집, 신창국밥, 소문난돼지국밥, 밀양집 등 돼지국밥 맛집들도 많다.
"한마디로 부평깡통시장은 부산의 먹방의 성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