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요·가곡·국악

[한국가곡] 동무생각 (이은상 작시, 박태준 작곡)

想像 2024. 3. 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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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생각 (이은상 작시, 박태준 작곡) 


대구 청라언덕

 

이은상 작시(作詩), 박태준 작곡의 ‘동무생각’은 언제 들어도 정겹다. 1922년에 발표, 100년이 다돼 가지만 인기는 여전하다. 4분의 4박자로 아름다운 노랫말, 부드러운 멜로디가 감칠맛을 더해준다. 생동하는 봄에 잘 어울리는 곡이다. 이 노래는 테너 박세원 등 여러 성악가들이 불러 노래의 맛이 약간씩 다르다.

노래가 만들어진 배경엔 경남 마산출신 문인이자 사학자인 이은상, 대구출신 작곡가 박태준이 관련돼 있다. 더욱이 박태준이 노래의 중심에 있다. 작곡도 했지만 노랫말 속의 동무가 옛 학창시절 자신이 짝사랑했던 여학생이다.

 

박태준은 기독교집안에서 태어나 개신교계 재단이 운영하는 대구계성중학교에 다녔다. 음악에 관심을 가져 졸업 후 대구제일교회 오르간연주자가 됐다. 숭실전문학교에서 음악을 전공, 1921~23년 마산창신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때 이은상은 같은 학교 국어선생이었다. 비슷한 연배의 두 사람은 매우 친했다. 만나면 옛 추억도 떠올리며 얘기꽃을 피웠다. 어느 날 박태준은 옛 학창시절 얘기를 했다. 1911~16년 계성중학교에 다닐 때 대구 제일의 명문인 대구공립여자보통학교 여학생을 사모했다는 것. 그 여학생은 백합처럼 미녀였다. 그러나 박태준은 내성적인 탓에 말 한마디 붙여보지 못했고, 그녀는 졸업 뒤 일본으로 유학을 가버렸다.

이은상은 그 얘기를 듣고 “잊지 못할 소녀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 곡 안에 담아두면 박 선생 소원이 이뤄지는 게 아니냐. 가사를 써줄 테니 곡을 붙여보겠느냐?”며 시를 써서 건넸다.

“그러겠노라”고 답을 한 박태준은 곡을 만들었다. 대구 학창시절 학교를 오갈 때 자신의 집 앞(현 섬유회관 부근)을 지나던 그 여학생을 잊지 못했던 그 옛날의 짝사랑이 노래 작곡동기가 된 것이다. 그렇게 해서 1922년 태어난 곡이 국민가곡 ‘동무생각’이다.

노래는 나오자마자 널리 퍼져 삽시간에 젊은이들 애창곡이 됐다. 전반부의 전형적인 동요풍에서 후반부의 변박자에 이르러 감정을 격화시킨 게 사람들을 끌리게 했다.

2009년 6월 17일 대구시 중구 동산동 계명대 동산의료원 의료선교박물관 언덕에 ‘동무생각’노래비가 세워졌다. 비가 선 곳은 가사에 나오는 ‘청라언덕’ 그 자리다. 

 

봄의 교향악이 울려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적에
나는 흰나리꽃 향내 맡으며
너를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맘에
백합같은 내 동무여
내가 네게서 피어날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더운 백사장에 밀려들오는
저녁 조수위에 흰새 뛸적에
나는 멀리 산천 바라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저녁조수와 같은 내 맘에
흰새 갈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떠돌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황병덕

 

 

 

박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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