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arry Night
Vincent van Gogh, 1889
Oil on canvas, 73.7 cm × 92.1 cm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은 1889년에 그려진 작품으로, 그가 생전에 완성한 작품 가운데 가장 유명하고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이며 후기 인상주의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이 그림은 1972년부터 뉴욕 근대미술관(MOMA)에서 상설 작품으로 전시되고 있다.
가만히 이 작품을 들여다보면 거기에는 ‘밤’의 운행이 있다. 드문드문 위치한 조그만 마을의 집들에 불이 꺼지면 원래부터 이 세계에 존재했으나 그 존재감을 과시하지 않았던 수많은 존재들이 조용히 그러나 매우 강력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칠흑 같은 하늘은 풍부하고 강렬한 보라색, 파란색, 초록색을 머금고 달과 별을 끌어안는다. 별들은 자신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강력한 에너지를 내뿜으며, 지금 우리의 눈 앞에 우주의 비밀을 폭로한다. 하늘 아래 검은 산도 짙은그림자를 드리우며, 우주적 운행에 참여한다. 전면에는 반 고흐가 좋아했던 거대한 사이프러스 나무가 반 고흐 자신의 인용인 “오래된 숲의 선들처럼 비틀린 선”처럼 하늘을 향해 불타오르며 ‘깊은 시간’의 존재를 드러낸다. 이에 비하면 아주 왜소해 보이는 마을 교회의 첨탑이, 그나마 하늘과의 교신을 위한 인간의 노력을 보여주려는 듯, 높다랗게 솟아있다.
화가로서 붓을 막 들기 시작한 반 고흐는 또 다른 화가 폴 고갱과 동거한다. 거주지는 따뜻한 햇살로 유명한 프랑스 아를이었다. 그러나 산뜻한 출발과 다르게 둘 사이에는 좁힐래야 좁힐 수 없는 커다란 예술관의 차이가 있었다. 갈등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고갱은 고흐에게 "돈도 못 버는 화가"라며 비판했고, 고흐는 고갱을 "돈만 아는 화가"라며 응수했다. 결정적인 사건은 아를의 한 카페에서 발생한다. 카페 주인 마담 지누를 고흐와 고갱이 전혀 다르게 묘사한 것이다.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이들은 또다시 갈등하고, 고흐가 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귀를 잘라버리며 끝난다.그 후 마을에서 정신병자 취급을 받자 생 레미 요양원에서 요양하게 된다. 《별이 빛나는 밤》은 생 레미 요양원에서 있을 때 그린 작품이다.
《별이 빛나는 밤》은 요양원의 창문으로 내다보이는 밤하늘을 그린 것이긴 하지만, 실제로 풍경을 보면서 그린 것이라기보다, 기억을 되살려서 제작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그림이 보여주는 것은 소용돌이치는 별빛 아래 우울하게 드리워져 있는 생 레미의 모습이다. 시가지의 모습은 요양원에서 북쪽을 바라본 풍경으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이 풍경은 실제의 생 레미와 다소 다르다. 오른쪽에 보이는 산의 모습은 약간 변형되어 있고, 왼쪽에 불꽃처럼 타오르는 사이프러스도 고흐가 임의로 그려 넣은 것이다. 말하자면 이 광경은 분명히 생 레미이지만, 현실의 풍경과 같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별이 빛나는 밤》은 밤하늘에 별이 떠 있는 모습으로, 이 작품에 쓰인 특유의 화법은 이후 지금도 다른 화가들에 의하여 많이 사용된다. 반 고흐의 아를 체류시기 밤의 풍경은 《론 강 위로 별이 빛나는 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별에 대한 탐구가 두드러진다. 그가 밤의 풍경을 묘사했을 때 자주 사용했던 코발트 블루가 이 작품에서도 주된 색조를 차지한다.
별과 그 주변부의 묘사에 있어서도 반 고흐는 아를 체류 시기 그렸던 《론 강 위로 별이 빛나는 밤》에서와 마찬가지로 화폭에 직접 흰색 튜브 물감을 짜서 하이라이트 효과를 주었다. 또한 그는 칠하는 과정에 있어서도 단순히 붓을 칠하는 것을 넘어서 붓의 자루 혹은 갈대로 표면을 긁어냄으로서 독특한 화풍을 연출했다. 반 고흐가 이렇듯 일반적인 채색 방법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색채에 대한 그의 생각이 반영된 것에 다름 아니었다. 파리 체류 시절 인상주의 화풍을 접한 고흐는 인상주의 그림들을 통해서 색면이 화가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주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구도적인 측면에 있어서 《별이 빛나는 밤》은 전경의 마을 풍경을 최대한으로 축소하고 하늘의 풍경과 수직으로 뻗어나가는 삼나무를 주된 묘사 대상으로 삼았는데 이는 고흐가 풍경화를 그릴 때 자주 이용했던 방법이다. 연속적이고 동적인 터치로 그려진 하늘은 굽이치는 두꺼운 붓놀림으로 사이프러스와 연결되고, 그 아래의 마을은 대조적으로 고요하고 평온한 상태를 보여준다. 수직으로 높이 뻗어 땅과 하늘을 연결하는 사이프러스는 전통적으로 무덤이나 애도와 연관된 나무이다.
《별이 빛나는 밤》은 반고흐의 심정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는 이 작품을 그려낸 당시 정서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는데, 이 작품을 그리면서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작품의 아름다움과 감동은 그의 정신 상태와는 별개로 인류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