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댄 먼 곳만 보네요 내가 바로 여기 있는데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날 볼 수 있을텐데
처음엔 그대로 좋았죠 그저 볼 수만 있다면
하지만 끝없는 기다림에 이제 난 지쳐가나봐
한걸음 뒤에 항상 내가 있었는데 그댄
영원히 내 모습 볼 수 없나요
나를 바라보면 내게 손짓하면 언제나 사랑할텐데
난 매일 꿈을 꾸죠 함께 얘기 나누는 꿈
하지만 그 후의 아픔을 그댄 알 수 없죠
사람들은 내게 말했었죠 왜 그토록 한 곳만 보는지
난 알수 없었죠 내 마음을 작은 인형처럼 그대만을 향해있는 날
한 걸음 뒤엔 항상 내가 있었는데 그댄
영원히 내 모습 볼 수 없나요
나를 바라보면 내게 손짓하면 언제나 사랑할텐데
영원히 널 지킬텐데
1989년부터 10년간 대한민국 가요계를 강타한 포크록그룹 '일기예보'. 1989년 강변가요제 동상을 타고 가요계에 등판한 이들은 우리 기억 속에 주로 2인조 그룹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들이 대중에 본격적인 이름을 알린 게 세 번째 앨범 발표 이후인데, 멤버 중 하나인 정구련이 2집 앨범까지 활동하고 탈퇴했기 때문이다.
원래 5명(강변가요제 당시)이었던 이들은 1993년에 3인조 체제로 그들의 첫 앨범을 발표한다. 이들의 데뷔 앨범은 수작이었으나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심기일전하고 내놓은 1995년 두 번째 앨범은 강현민 작사·작곡 '떠나려는 그대를'이란 명곡을 내놨지만 아쉽게도 여전히 라이브 게스트로 가끔 대중 앞에 서는 언더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런데 거듭된 흥행 실패에 지쳤기 때문일까. 이들은 2집 앨범 발표 이후 멤버 구성의 변화를 겪는다. 정구련이 탈퇴해 솔로 활동을 택한 것이다. 남은 멤버 중 박영렬은 더 이상 불화는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름을 나들(나와 우리들의 준말이라 함)이라 바꾸고 3집 앨범 준비에 나선다. 그렇게 만든 세 번째 앨범이 대박을 터뜨리게 된다. 여기 실린 '좋아 좋아'가 슬슬 입소문을 타더니 '리어카판 컴필레이션 앨범'(당시는 히트곡을 모아 불법으로 노래를 모은 앨범이 리어카는 물론 음반가게에서도 버젓이 팔리곤 했다)에 속속 들어가게 됐다. 그러다 방송에도 한두 번 나오게 되고 길거리와 카페에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며 노래가 방송국 순위 프로그램 10위권 안에드는 엄청난 성적을 내게 된다.
하지만 3집 앨범 이후 본격적인 카메라발을 받은 일기예보는 화려한 염색, 트렌디한 패션 감각, 재치 있는 말투로 무장하며 그야말로 종횡무진 방송가를 누비게 된다. '좋아 좋아'의 대박 이후 연이어 '인형의 꿈'이 터지며 일기예보는 당대 가장 인기 있는 모던록 그룹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당시 이들의 3집 앨범은 하루 만에 1만장이 팔려나갈 정도였다. 여하튼 콘서트마다 전회 매진이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들의 전성기는 이때가 사실상 정점이었다. 1998년 나온 4집은 3집의 엄청난 히트가 무색하게 참패를 면치 못했다. '자꾸 자꾸'가 그나마 잔잔한 인기를끌었을 정도다. 이듬해 나온 1999년 5집은 'Beautiful girl'이라는 곡이 어느 정도의 히트를 거뒀지만 이들은 그해 말 전격 해체의 길을 밟는다.
팀이 해체된 사이 또 하나의 멤버 강현민은 2003년 '러브홀릭'으로 새롭게 가요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러브홀릭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다루기로 한다. 강현민은 2017년 솔로 앨범도 냈다.
이들의 곡 중에는 리메이크로 사랑받는 곡이 많다. 러브홀릭이 '인형의 꿈'을 리메이크해 다시 실었고 서영은은 2006년 '좋아 좋아'를 리메이크 했다. 엑소 역시 2014년 일기예보 '좋아좋아'를 리메이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