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대나무 사이로 청량한 초록바람이 흐르고, 사각사각 잎이 스치는 소리는 상쾌하다. 상상만 해도 머리가 맑아지는 풍경이다. 이른 더위가 찾아오는 시기에 찾아가면 딱 좋은, 시원하면서도 아름다운 대나무 숲 명소가 부산에도 있다. 바로 《아홉산숲》 .
《아홉산숲》 은 부산에서 가장 청정한 숲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 숲이 자리한 곳은 철마면 연구리와 이곡리, 일광면 용천리와 경계를 이루는 '아홉산'. ‘아홉’이라는 지명은 아홉 개의 봉우리에서 따온 이름.
이 자락 아래에는 남명 문씨 집안에서 400년 가까이, 9대에 걸쳐 관리해 온 약 16만 평(약 52만㎡) 규모의 천연 숲이 있다. 지난 400년 동안 바깥 세상에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사유지로 지난 2003년 산림청으로부터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됐고, 금강송이며, 참나무며, 편백이며, 맹종죽이 뒤덮고 있는 숲이다. 수령 400년 이상 된 116그루의 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된 바 있다.
그러나 아홉산숲이 특별한 것은 국내에는 흔치 않은 맹종죽과 구갑죽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껍질이 거북 등의 모양으로 착각할 만큼 신비롭다. 그런 분위기 덕에 ‘군도’ ‘협녀, 칼의 기억’ ‘대호’ 등의 영화와 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와 ‘옥중화’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의 배경이 됐다. 평지대숲 한 바퀴를 도는 시간은 약 1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마음을 맑게 해주는 힐링 산책 코스다. 다만 입장료가 있다. 1인당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