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프로코피예프·쇼스타코비치

쇼스타코비치 : 첼로 협주곡 1번, Op.107 [Mischa Maisky · London Symphony Orchestra · Michael Tilson Thomas]

想像 2021. 1. 1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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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itri Shostakovich, 1906~1975

Cello Concerto No.1, Op.107


1959년 여름은 쇼스타코비치에게 있어서 운명적인 시기였다. 그는 당시 레닌그라드(현재는 원래 지명인 성 페테르부르크로 바뀌었다) 근교에 위치한 코마로보에서 지내고 있었는데, 1953년 이곳에서 그는 스탈린의 죽음을 기념하기 위해 [교향곡 10번]을 작곡한 바 있다. 이 독재자의 죽음이 작곡가의 삶이 극단적인 종말을 향하도록 변화시켰다는 것은 사실이다. 2년 뒤 죽음의 사자가 쇼스타코비치의 가족을 찾아와 1954년 말 그의 부인인 니나 바르사르가 결국 불치의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쇼스타코비치에게는 병마가 찾아와 그를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마르가리타 카이노바라는 젊은 여인과의 새로운 사랑과 결혼으로 구원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이 또한 성공하지 못 했다. 1959년 여름 그는 코마로보의 한 작은 도시에서 안식처를 발견했고, 이곳에서 그는 이혼 후 아내가 신혼집이 있는 모스크바를 떠날 때까지 머무르게 되었다. 이러한 급박한 상황에서 쇼스타코비치는 [첼로 협주곡 1번]을 작곡한 것이다.

 

총 네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이 첼로 협주곡은 간결하게 시작한다. 솔로 악기인 첼로가 4분 음표들을 어딘지 진부한 듯 의기양양한 발걸음으로 노래 부른다. 이내 주요 주제로 변화하고 전체 네 개의 악장을 구성하는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1악장과 4악장의 형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비록 무궁동에 가까운 시퀀스가 연속적으로 등장하지만, 이 순간적으로 지나쳐버리는 4분 음표의 그림자는 결코 동일한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진행될수록 강력한 힘을 얻으며 강화되어 대범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세련된 궁정 무곡인 사라방드처럼 시작되는 2악장 모데라토에서 우리는 혼돈에 직면한 쇼스타코비치가 얼마나 절제된 형식과 환상적인 멜랑꼴리를 멋지게 결합해냈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첼로와 클라리넷은 러시아 민속음악 스타일의 단편에서 기인한 듯한 애처로운 멜로디들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아마도 이 부분을 듣는 순간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와 닮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포르티시모와 에스프레시보, 테누토로 표현되는 큰 북의 타격음이 표현력 강한 폭발을 일으키며 쇼스타코비치가 구축한 그 우아한 질서를 산산이 찧어놓을 때까지 오케스트라 파트는 점점 강도를 더해간다. 특히 이 작품은 호른 외의 다른 금관 악기가 등장하지 않지만 팀파니의 개시를 따라 오케스트라의 총주가 폭포수처럼 갑작스럽고 빠르며 정확하게 쏟아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무려 11분 이상의 연주시간을 요하는 이 2악장이야말로 이 협주곡의 중심이자 작곡가의 정신을 대변하는 요체라고 말할 수 있다.

 

3악장 카덴차는 이전 주제들과 동기들에 대한 회상으로 시작하고 이를 어느 정도 집중적으로 인용하고 실험해 나아간다. 이어지는 피치카토를 통해 음악은 침묵과 고독의 벽을 향하며 서서히 해체되기 시작한다. 결국 분위기는 돌고 돌아 음악은 고요한 수심으로부터 시끄러운 혼잡함을 향하여 도망쳐나간 뒤 카니발을 연상케 하는 말러리안적인 세계의 초상으로 돌아온다.

 

1악장에서는 첼로와 호른이 파트너로서 호흡을 함께 하지만 마지막 4악장 알레그로 콘 모토에서는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첼로는 영웅적인 역동성 한 가운데로 뛰어들어 쳇바퀴를 돌리는 햄스터처럼 질주하기 시작한다. 슬픔과 탄식, 사려 깊은 통찰력 등등 지금까지 중요하게 다루어졌던 요소들이 이제는 공허함으로 치부되었는가 싶지만, 호른 파트는 절제력을 바탕으로 오롯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나간다. 재현부에서 이전에 등장했던 시끌벅적함이 다시 시작되고 첼로는 작곡가의 이니셜인 “D.SCH.”를 따라 작업을 진행해나가는 한편, 호른은 상처 받은 영혼의 아바타라고 말할 수 있는 4분 음표의 작은 모티브를 한 음 한 음 강조하며 부각시키는 작업을 하며 악장을 결말로 이끈다.

발췌 : [네이버 지식백과]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1번 (클래식 명곡 명연주, 박제성)

 

Shostakovich: Cello Concertos Nos.1 Op.107 & 2 Op.126

1. Allegretto
2. Moderato
3. Cadenza
4. Allegro con m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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