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섬 둘레를 따라 약 253km에 걸쳐 수많은 절경을 품은 해안도로가 이어져 있다. 이 해안도로를 달리는 드라이브는 제주의 지형과 특색을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제주 해안도로 BEST 5하면 신창-용수 해안도로, 하귀-애월 해안도로, 조천-함덕 해안도로, 김녕-월정 해안도로, 종달-세화 해안도로를 꼽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제주도에 도착했다면 곧 바로 달려가야 할 곳이 《하귀애월 해안도로》이다.제주를 좀 안다는 이들 사이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공항에서 불과 1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찾아가기도 쉽다. 가문동포구에서 시작된 해안도로는 카페와 펜션들 사이로 시원하게 펼쳐진 하늘과 바다를 바라보며 달려간다.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이내 구엄포구에 닿는다. 소금빌레라 불리는 제주식 돌 염전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이다. ‘빌레’는 제주어로 평편한 암반을 뜻한다. 너른 바위와 옥빛 바다가 어우러져 제주 여행을 기념하기 좋은 포토 스폿이다.
하귀-애월 해안도로는 제주 올레 16코스가 지나는 곳이자 자전거 라이딩과 트레킹의 명소로도 유명하다. 바다에 접한 해안 절벽을 따라 남도리쉼터, 신엄리방파제, 큰바위얼굴, 다락쉼터 등 수많은 절경이 줄을 잇는다. 뜨거운 용암과 찬 바닷물이 만들어 낸 현무암 갯바위는 오랜 세월 거센 파도에 침식되어 독특한 형상의 기암절벽이 되었다.
이곳을 달릴 땐 화창한 날씨가 아니어도 괜찮다. 해안 절벽에서 바라보는 하늘과 바다는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묵직한 그라데이션을 그리며 장엄한 감동을 준다. 해안도로 곳곳에 무료 주차장이 있어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을 아쉬워하거나 서두를 필요도 없다. 멈춰 선 그곳이 진정한 핫 플레이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