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28.61포인트(2.31%) 떨어진 5,427.1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54.94포인트(3.64%) 급락한 17,342.41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7월 24일 알파벳은 5.03% 급락했고, 테슬라는 12.33% 폭락했다. 알파벳은 2분기 매출이 847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이 1.89달러로 모두 시장 예상치(각각 842억달러·1.84달러)를 웃돌았으나 유튜브 광고 매출이 기대를 밑돌았으며 AI에 대한 투자가 커지며 자본 비용이 급증한 점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 테슬라는 2분기 매출 255억달러, EPS 0.52달러를 기록했는데 EPS가 전망치(매출 248억달러·EPS 0.62달러)를 하회했다.
이에 다른 기술주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애플은 2.88%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엔비디아는 각각 3.59%, 6.8% 급락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5.61%, 아마존은 2.99% 떨어졌다.
최근 미국 증시의 흐름을 보면 단지 단기조정이라고만 치부하기엔 찝찝한 구석이 많다.
AI 거품론
AI 열풍 과열로 ‘AI 거품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AI 열풍으로 작년 한 해 동안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에 9조달러의 시총이 추가된 것으로 추산된다. 또 S&P500 정보기술(IT) 섹터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주 전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의 급락 후에도 엔비디아의 PER은 36배이며 애플과 MS도 각각 30배 이상으로 S&P500 평균치인 21배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AI를 바라 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이 현실적으로 바꿔가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시그널스의 알렉 영 수석 투자전략가는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모든 AI 인프라 지출에 대한 ROI(투자수익률)가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엄청난 금액이 지출되고 있고 몇 년 안에 성과를 거둘 수 있겠지만 투자자들은 그 보상이 실현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며 단기적으로 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에 얼마나 지출하고 있느냐에 따라 수익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리스크
여전히 불투명한 미국 대선도 변수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 수입 자동차 추가 관세 등 '미국 우선주의' 공약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 트럼프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일시적 수요 정체를 뜻하는 이른바 '캐즘'(Chasm) 현상과 글로벌 고금리 등에 따른 여파로 위축되어 있는 상태이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된다면 그의 재임 기간 전기차 판매량은 추가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재집권 시 연비 규제나 전기차 보조금, 수입품 관세 정책 등에서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이 추가로 위축될 경우 배터리 산업에도 부정적 여파가 미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한국 배터리 업체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효과로 미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으로 IRA 지원 규모까지 축소된다면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최악의 경우 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비판적이기 때문에 재생에너산업도 먹구름이 끼일 수 있다. 무엇보다 즉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그의 포퓰리즘적 스타일로 시장의 변동성은 커지고 특정 국가와 산업이 피해를 입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다.
9월 금리인하
두 달 뒤인 9월 18일이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인하될 것이다. 미국 금융시장에선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몇 주째 95% 안팎으로 보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보다 하락하는 등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뚜렷해졌고, 6월 실업률이 4.1%로 올라가는 등 노동시장도 냉각되고 있어서다.
9월 금리인하는 미국 증시에 긍정적이긴 하다. 하지만 이미 9월 금리인하효과는 미국증시에 상당부분 선반영되어 있다고 판단돼 큰 파급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 다음 금리인하 스케쥴이 어떻게 될지가 중요하다.
문제는 트럼프가 주장하는 관세 인상과 감세, 반이민 등 모든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9월 금리는 내리겠지만 이후 통화정책은 안갯속에 빠질 수 있다.
중국경제의 부진
7월 22일 22일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95→3.85%로, 1년 만기 LPR은 3.45→3.35%로 각각 0.1%포인트 인하했다고 밝혔다. 예상을 깨고 중국이 LPR 인하에 나선 것은 그만큼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서다.
금리인하에도 중국경제의 전망은 녹록지 않다. 공급 과잉으로 촉발된 중국 부동산 부진이 당분간 쉽사리 해결하기 힘든 데다가 미·중 갈등이 미국 대선을 기점을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 중국에 부과되는 관세가 커지고, 무역 분쟁도 더 심화할 수 있어 그나마 지금 중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수적 투자시각
현재 한국 증시의 주가 흐름은 미국증시의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중국경제의 부진이 계속되는 한 한국증시와 미국증시의 커플링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현재 미국증시의 조정이 단기 조정에 거칠지 아님 널뛰기 장세로 갈지 아님 하락 장세로 갈지는 불투명하다. AI거품론, 프럼프 리스크, 9월 금리인하 및 향후 스케쥴 등 변수가 많은 탓이다.
그래서 국내 주식에 투자하더라도 지난 6월달까지 공격적 투자시기였다면 이제는 보수적 투자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보여지며 미국증시의 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