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Love Letter, 1995)
동명이인을 혼동한 잘못 전달된 한 장의 편지로 인해, 한 남자에 대한 추억 여행이 놀라운 영상으로 펼쳐지는 일본의 인기 감독 이와이 슌지의 두번째 작품. "기억과 사랑이라는 일상적 소재를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으로 완벽히 조합해냈다"는 호평과 주목을 받은 수작이다.
이 영화는 슌지 감독이 직접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일본 문화 개방 이전 제작되었기에, 국내 정식으로 수입이 되지 않던 시절, 비품 비디오로 신드롬을 일으킨 전설적인(?) 작품이다. 국내에 비공식 불법 비디오가 30만장이 돌아다녔다는 얘기도 있으며, 이것을 통해 보았다는 사람이 20만이 넘는다는 얘기도 있었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이런 경로로 이미 본 사람이 많아 흥행에 큰 장애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했으나 결과적으로 서울 관객 70만, 전국 관객 140만을 돌파하면서 일본 영화와 이와이 슌지 붐을 일으켰다.
영화전문가에 따르면, 이 작품은 일본내 평론가들에게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였고, 이와이 슌지의 영상은 "지나치게 '소비 문화에 포위된 'CM의 감각'이라는 비판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젊은 관객의 감성과 정확하게 일치하고 있으며, 일본 개봉 당시의 선전 문구 '모든 이의 마음에 와닿는 애달프고 그리운 영상 미학'은 설득력이 충분했다. 영화의 음악을 맡은 레미디오스(Remedios)는 이와이 순지 영화음악으로 널리 알려진 그룹으로, 일본에서도 이와이 순지의 인기 덕에 꽤 명성을 날리는 편이지만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고 한다. 영화음악 이외의 활동도 찾아보기 힘들며, 레미디오스라는 이름은 '치유의 신'을 의미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