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alachian Spring
Aaron Copland, 1900 ~ 1990
▒ '애팔래치아의 봄'은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르'와 함께 미국 작곡가 애런 코플랜드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곡은 미국의 전원 풍경을 연상시키는 일종의 ‘앰비언트 뮤직’으로 시작하여 스트라빈스키 스타일의 날카롭고 역동적인 사운드로 발전한다. 종국에는 민요와 블루스를 고전음악에 자연스럽게 접목시키면서 위대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아메리칸 클래식’의 아이콘이 된 이 작품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퓰리처상까지도 수상하게 되었다.
'애팔래치아의 봄'은 미국 모던 댄스의 ‘대모’라 할 수 있는 마사 그레이엄의 발레를 위한 곡으로 위촉되었다. 발레는 개척 시기의 펜실베니아를 무대로 하고 있고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옛 미국의 전형적 캐릭터이다. 약속의 땅에 대한 꿈에 부풀은 개척자인 여성은 투사 기질의 시민의식을 지닌 남성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산업주의 이전의 미국인을 상징하는 어머니와 신앙부흥 운동가 그리고 4명의 여성 군무가 더해진다. 전쟁의 고통과 두려움을 상징하는 ‘공포’를 겪은 뒤 조용하고 평화로운 안식일 장면으로 전환되면서 발레를 마치게 된다. 70년대 미국 드라마 ‘초원의 집’에 나올법한 고풍스러운 미국적 의상에, 발레와 스포츠를 결합한 듯한 마사 그레이엄의 독창적인 안무는 오늘날 보아도 여전히 신선하다.
초연은 1944년 10월 30일에 마사 그레이엄이 주연을 맡아 직접 출연하여 이루어졌다. 본래 8인으로 구성된 현악4중주 2쌍, 더블베이스, 플루트, 클라리넷, 바순, 피아노 이렇게 13개의 악기를 위해 작곡되었으나 전곡에서 ‘공포’ 에피소드에 해당하는 9분 정도를 덜어낸 오케스트라 모음곡 버전이 1945년에 만들어졌다. 그 후 오케스트라 전곡 버전 (1954년), 13개의 악기를 위한 모음곡 버전 (1972년) 이렇게 무려 4가지의 버전을 거느리게 되었다. 단출한 편성은 나름의 한적한 맛이 있고 풀 오케스트라 버전은 여러 악기들이 빚는 다채로운 음향이 있어서 각자 별개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연주시간은 전곡 버전이 약 35분 정도이고 모음곡 버전이 대략 26분 정도이다.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발레 극장보다는 공연장에서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