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음악/기타작곡가

바버 : 첼로 소나타, Op.6 [Jonah Kim · Sean Kennard]

想像 2021. 10. 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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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lo Sonata in C Minor, Op. 6

Samuel Barber, 1910-1981


20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작곡가인 바버(Barber)는 현대음악 작곡가치고는 그래도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데 그의 성향이 워낙 서정적( lyric}이기 때문이다. 서정성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그의 곡은 따라서 달콤한 당의정이 쓴 맛을 은폐하듯이 현대음악적 난해함을  무력화한다.

 

그의 Adagio for strings 의 대중적이고 애절한 선율은 30년전에 나온 미국의 베트남전 영화인 플라툰의 마지막 장면에 기가 막히게 맞아 들어가 클래식을 모르는 사람조차도 바버라는 이름을 알 정도가 되었다. 이 곡 뿐만 아니라 첼로협주곡 바이올린협주곡의 선율도 감칠 맛이 나는 부분이 많다.

 

그의 학생 시절의 작품인 작품 6번 첼로 소나타는 습작기의 착품임에도 불구하고 숨길 수 없는 그의 본능인 서정성이 곳곳에 베어 나오고 있다. 첼로의 독백이라고나 할까. 씁쓸한 모노로그적인 읍조림과 레치타티보와 같은 비약과 탄식과 같은 호흡이 긴 노래는 첼로의 여러 가지 가능성을 한 곡에서 다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피아노 역시 범상치 않아서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마치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의 피아노 파트를 듣는 느낌을 준다. 소리 공력이 엄청난 러시아 출신의 미국 첼리스트인 피아티고르스키가 이 곡을 대중화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헌정은 다른 사람에게 했음). 미국에서는 꽤 대중적인 연주회 레파토리인 것 같다.

 

 

Rachmaninoff & Barber: Cello Sonatas

3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1, 3악장은 강건하고 에너지감이 넘치고 구조적이며 중심악장인 2악장은 서정적이며 아름답다.

 

1. Allegro ma non troppo

 

1악장은 소나타형식으로 열정적이고 드라마틱하고 첼로가 할 말이 많은 것 같은 악장이다.첫소절부터 범상치 않은 무언가를 갈구하는 듯한 저역의 멜로디로 시작하는데 1주제이다. 꼭 첼로가 말하는 것 같은 narrative한 모티브이다. 중요한 할 말이 있다는 듯이 반복되고 확장되다가 마침내 피아노와 함께 폭발한다. 1주제를 다시 반복할 것 같은 제스춰를 보이는 첼로가 갑자기 노래하는 듯한 달래는 듯한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2주제를 연주한다. 마치 때리려고 손을 올리려다 쓰다듬는 속임수를 보는 것 같아 웃기기도 하고 놀랍다. 2주제가 1주제에서 파생되었음을 힌트를 준다. 2주제를 마져 보여준 후 두 악기가 잦아 들다가 갑자기 발작적으로 포르테로 방점을 찍은 후 전개부가 시작된다. 1주제를 파편화시켜 변형된 짧은 음형을 대화식으로 진행하는데 좀 신경질적이면서 불안하다. 저역부에서 계속 으르렁 대는 피아노는 첼로의 고집스럽고 의문스러운 감정에 더욱 강한 불안감과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어렴풋한 어둠 속에 새벽 빛이 멀리 종소리 처럼 퍼져 오듯이, 1주제의 어둡고 고집스런 전개의 심연에서 갑자기 우아하고 애절한 2주제의 변형이 조심스럽게 그러나 확고하게 진행된다. 첼로와 피아노의 대화가 천천히 천천히 사그러지면서 끝을 맺는다.

 

2. Adagio

 

중심악장인 2악장은 우아, 서정, 애절,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로 표현될 수 있다. Adagio -Presto -di nuovo adagio의 세부분으로 되어있다. 긴 호흡의 첼로가 약간은 비감에 잠긴 침잠하는 선율을 연주한다. 아주 재미있는 것은 2악장의 중간에 굉장히 빠르게 방점으로 전개되는 presto가 배치되었다는 것인데 작곡가의 위트와 장난기 많음에 웃음이 난다. 1악장에서의 1주제 -2주제 제시부에도 그런 장난이 있었는데 여기서도 장난을 치는데 실재 공연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날 것 같다. 하늘을 향해 시선을 고정시키고 심각하게 긴 운궁으로 우아한 제스춰를 보여주던 첼리스트와 피아니스트가 갑자기 호들갑을 떨면서 빠른 패시지를 연주하는 모습을 생각해보시라. 1분 정도가 지나서 다시 Adagio로 진입하는데 첼로가 길게 노래하고 피아노가 백업을 한다.

 

 

3. Allegro appassionato

 

3악장은 굉장히 힘이 넘치고 역동적이다. 1악장에서 제시했던 주제도 살짝 모습을 비추이고 3악장 자체의 주제도 보인다. 해설에 의하면 피아노 부분이 독보적이라고 하는데  브람스를 연상케한다. 피아노의 독주로 으르렁 대는 선율로 뭔가 대단한 것이 나올 것 같이 시작하는데 바로 첼로가 강인한 선율로 응답한다. 분위기가 완전히 브람스 소나타 2번이다. 이 곡이 현대음악이라는 것을 보여주듯이 발작적인 정서와 긴장, 이완이 번갈아 출현한다. 피아노 파트가 아주 힘든 부분이다. 승리에 찬 듯한 피아노의 맑고 강한 고역과 고집스런 첼로의 저역이 상승작용을 하다가 강렬하고 단호하게 끝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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