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이자 사회운동가, 시인인 정태춘은 1978년 자작곡을 담은 앨범 <시인의 마을>로 가요계에 첫 발을 디디며 포크가수로서 개성 있는 음악을 선보였다. 그러다 1987년 민주항쟁 이후 그는 시대의 부조리에 저항하는 노래들을 부르며 음악인생의 변곡점을 지난다. <아, 대한민국...> 등의 앨범을 선보이며 한국 사회의 모순과 산업 문명에서 인간 소외에 대한 성찰을 보여왔다.
2004년에는 <노독일처>라는 시집을 내기도 했고, 전교조 합법화를 위한 '전교조 지지 순회공연' 무대에 서기도 했다. 붓글 작품으로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 '대중음악계의 음유시인'이자 실천적 예술가로 불리는 그는 '떠나가는 배', '촛불', '시인의 마을','사랑하는 이에게', '북한강에서' 등의 노래로 사랑받았으며, 아내 박은옥은 정태춘의 노래들을 탁월하게 소화한 가수다.
저 어두운 밤하늘에
가득 덮인 먹구름이
밤새 당신 머릴
짓누르고 간 아침
나는 여기 멀리 해가 뜨는
새벽 강에 홀로 나와
그 찬물에 얼굴을 씻고
서울이라는 아주 낯선 이름과
또 당신 이름과
그 텅 빈 거릴 생각하오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가득 피어나오
짙은 안개 속으로
새벽 강은 흐르고
나는 그 강물에
여윈 내 손을 담그고
산과 산들이 얘기하는
나무와 새들이 얘기하는
그 신비한 소릴 들으려 했소
강물 속으론 또 강물이 흐르고
내 맘 속엔 또 내가
서로 부딪치며 흘러가고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또 가득 흘러가오
아주 우울한 나날들이
우리 곁에 오래 머물 때
우리 이젠 새벽 강을 보러 떠나요
과거로 되돌아가듯
거슬러 올라가면
거기 처음처럼 신선한
새벽이 있소
흘러가도 또 오는 시간과
언제나 새로운
그 강물에 발을 담그면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천천히 걷힐 거요
흘러가도 또 오는 시간과
언제나 새로운 그 강물에
발을 담그면
강가에는 안개가
안개가 천천히 걷힐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