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여행 1번지 해운대 백사장, 세련된 카페가 즐비한 서면, 언덕배기에 알록달록한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감천문화마을로 여행객이 밀려드는데 반해 기장군은 초여름 멸치잡이 철에만 반짝 특수를 누리는 지역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기장이 부산에서 가장 뜨거운 여행지가 되고 있다.
기장이 핫 해진 결정적인 이유는 하나. 지난해 7월 기장 앞바다를 굽어보는 자리에 아난티 코브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아난티 코브는 대지면적 7만5837㎡(2만3000평), 연면적 17만8000㎡ 크기의 휴양시설이다. 회원제 리조트 아난티 펜트하우스와 프라이빗 레지던스, 그리고 힐튼 부산 호텔 등 숙박 시설을 품고 있다.
특히 힐튼부산은 회원제가 아닌 누구나 이용가능한 일반호텔이어서 많은 관광객 특히 '욜로(Yolo)족'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힐튼 부산은 해동용궁사, 해파랑길, 어촌마을 등 볼거리가 있는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해운대를 비롯 중심가의 여느 비즈니스 호텔과 달리 '어반 리조트'형 호텔을 내세운 6성급 호텔이다.
《힐튼 부산》 전경
호텔에 들어서면 마치 거대한 동굴에 온 듯한 느낌이 받는다. 일반적인 호텔 로비와는 완전 다른 느낌이다. 정면으로 앉아 인증샷을 찍기 좋은 쇼파가 놓여 있고 옆으로는 긴 복도가 나타난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10층에 오르면 탁 트인 바닷가 전망과 함께 체크인(check-in) 수속을 할 수 있는 프런트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1층에 로비가 있는 기존 호텔과 달리 힐튼 부산은 고층 로비로 차별화를 꾀했다. 여행을 하러 온 투숙객들이 눈앞에 시원한 바다를 그대로 느끼며 '특별한 순간'을 만끽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배치한 것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순간, 통유리창이 정면에 펼쳐진다. 작은 섬 하나도 점 찍히지 않은 탁 트인 수평선이 눈앞에 드러났다. 해운대도, 제주 바다도, 태평양도 부럽지 않을 너른 기장 바다에 눈과 마음이 시원해졌다. 그저 하루 종일 바다만 바라보면서 책을 읽거나 차를 마셔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까 프론트 데스크 맞은편에 맥퀸즈 라운지 (McQueen's Lounge)가 운영되고 있어, 내 바람을 실천에 옮기고 있는 이들이 많았다.
힐튼 부산만의 또 다른 독특한 배치가 지하 2층에 자리한 1652㎡(약 500평)의 독서를 할 수도 있고 구매도 가능한 대형서점 '이터널 저니(Eternal Journey)' 이다. 도서의 양만 2만여 권 정도로 웬만한 도서관에 버금간다. 이윤창출의 목적이 아니다. 여행 온 휴가객들과 부산 지역민들이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이외에도 호텔 부지 안에 즐겨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 소규모 마을을 연상하게 하는 '아난티 타운'에는 오너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과 이탈리아 로마의 3대 카페, 애견 호텔,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펍(Pub)등 15개의 브랜드가 입점돼있다. 야외 공연장에는 유명 가수와 다양한 재즈 공연들이 주말마다 열린다. '아나티 타운'어디서나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난티 타운 앞으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산책로를 따라 푸른 기장 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힐튼부산은 모래사장이 없는 기장군 바닷가의 특성을 살려 힐튼 부산은 수평선과 조화를 이루는 인피니티풀(야외수영장)을 4곳이나 만들었다. 부산은 물론 국내에서도 최다 규모다.
힐튼 부산이 개장하자 마자 SNS상에서는 힐튼 부산의 사진들과 사용후기들이 실시간으로 쏟아졌다. 그결과 SNS의 입소문을 타고 순식간에 부산의 핫플레이스 떠올랐다. 자신의 행복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이 순간을 즐기자는 '욜로(YOLO)'족들이라면 힐튼부산에서 지갑을 아낌없이 열지 않을까 쉽다.
여행에서는 일상에서 쉽게 얻지 못하는 경험을 얻기 위해 떠난다고 하는데, 정녕 일상에서 누리지 못했던 것은 조용한 방 안에서 흥미로운 책의 책장을 넘기는 일이 아닐까? 그런데 힐튼 부산에서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는다. 근사한 레스토랑을 찾거나 신나는 재미를 누리기 위해 호텔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호텔에서 누릴 수 있는 완벽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힐튼부산까지 가는 교통편이 아직 불편하다는 것이다. 자차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 곳을 방문하려면 상당한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가장 가까운 전철역인 오시리아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거나 시내버스를 타고 동암후문정류장에 내려서 700m정도를 걸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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