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덴 구경을 마치고 프라하로 돌아가는 길목에 있는 작센스위스를 관광하기로 한다. 작센스위스는 우리에겐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인데 독일 작센주의 드레스덴 인근에 자리 잡은 산악지대를 가리킨다. 1000여 개 산봉우리와 계곡으로 이뤄져 스위스의 알프스 풍경 못지않다. 18세기 스위스 출신 화가인 아드리안과 안톤 그라프가 이곳을 방문한 뒤 고향 스위스의 유라산맥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작센의 스위스, 작센스위스로 불리기 시작했다. 괴테 역시 이곳 경치를 감상하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감탄했다는 일화도 있다.
작센스위스는 드레스덴에서 기차로 30여분 정도 가면 닿을 수 있다. 드레스덴 관광을 마치고 우리는 다시 드레스덴 중앙역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BAD SCHANDAU행 S1 열차를 타고 KURORT RATHEN역까지 이동했다.
그런데 시골로 가는 열차인데, 우리로 치면 무궁화호 열차인데 열차가 엄청 좋다. 거기다 2층 열차이다. 촌놈마냥 신기했다. 역시 독일. S1 열차를 타고 마침내 KURORT RATHEN역 도착.
KURORT RATHEN역. 간이역 같다. 그리고 무인역 같았다.
역에서 나와서 마을을 가로질러 조그만 내려가면 선착장이 나온다. 마을을 가로질러 가는데 마을이 너무 깔끔하고 예쁘다. 관광안내소마저 앙증맞다.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면 드디어 작센의 스위스 국립공원에 도착한다. 승선료는 왕복 1.8유로. 그런데 갑자기 비가 엄청 쏟아진다. 도강하는 배가 바지선 타입이라 비를 피할 곳도 없다. 우산을 써 보지만 무용지물..
맞은편 선착장에 내리자 마자 바로 인근에 있는 카페로 직행, 비를 피하기로 한다. 그런데 카페가 너무 멋지다. 풍경이 정말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파이와 커피를 시켜 먹으면서 비를 그치길 기다리고 있으니 곧 비가 많이 사그라 들었다. 이제는 보슬비 수준. 결국 남자둘만 등산을 하기로 하고 여자둘은 카페에 남기로 했다.
BURG ALTRATHEN HOTEL 간판이 보이는 경사길로 해서 바슈타이로 오르기로 했다. 지름길이다. 그런데 길이 급경사.. 숨을 헐떡거리면 숲길을 따라 올라간다.
한참 올라가니 첫번째 전망대가 나타났다. 전망대에 서니 엘베강과 기암괴석, 멋진 전원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엘베강이 흐르고 강가에 펼쳐진 작은 마을이 아득하게 펼쳐진다. 정말 예쁘다.
첫번째 전망대에서 경치를 구경하고 다시 더 올라가니 두번째 전망대가 나온다. 이 전망대에 서니 바로 앞이 천길 낭떠러지. 아찔한 느낌이 든다. 구름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기암괴석이 너무나 멋지다.
두번째 전망대를 지나 더 올라가니 이번에 거대한 바위문이 나타난다. 그리고 바위문을 지나니 작센스위스의 상징과도 같은 돌다리 현수교가 나온다. 많은 관광객들이 바슈타이를 찾으면서 1824년에 암석 사이에 나무다리가 처음 놓여졌다. 안전을 위해 1951년 돌다리로 교체되면서 바슈타이 다리로 불리게 되었다.
돌다리를 지나가는데 독특한 암석들이 밀집돼 있는 지역, 바슈타이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마치 중국의 장가계 같은 풍경이라고나 할까? 특히 돌다리 현수교 가운데 아래 사진처럼 볼록 튀어나온 전망대가 있는데 아래를 보면 천길 낭떠러지라 어지러울 정도지만 이곳에 서면 풍경이 정말 멋지다
아래 사진들은 돌다리 현수교와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슈타이 지역 기암괴석들과 산봉우리들
돌다리 현수교를 지나 오른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최정상 전망대가 보인다. 이곳에 서면 우리가 건너왔던 돌다리 현수교 전체가 한눈에 들어올 뿐만 아니라 밑에서 보이지 않던 바슈타이 지역의 파노라마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정상 전망대에서 경치를 감상하고 다시 돌다리 현수교까지 되돌아 나와 오른편으로 조금 올라가면 레스토랑이 나온다. 그런데 이곳에 가니 어디서 왔는지 사람들이 많다. 처음으로 한국인 단체관광객도 만날 수 있었다. 등산하는 동안 한국인은 단 한명도 만나지 못했기에 의아했다. 알고보니 프라하에서 1일 가이드 투어로 오신 관광객들이었다. 이들은 버스를 타고 이곳에서 멀지 않은 반대편 주차장에 내려 올라왔다고 한다. 이들은 레스토랑 앞 전망대에서 경치를 구경했는데 솔직히 이곳에서 가장 경치가 안 좋은 전망대였다. 그래서 우리는 대충 슬쩍 보고 바로 하산..
내려오는 길에 날씨가 완전 개였다. 그러면서 푸른 하늘과 더욱 더 푸르르진 색깔의 바슈타이 지역 풍경이 드러났다.
하산할 때에는 경사가 완만한 등산로로 해서 내려왔다. 아래 사진이 원래 등산로 입구.
날씨가 산밑 마을 모습이 너무나 예쁘다.
화창하게 개인 엘베강과 주변 마을 풍경이 너무 환상적이다
강가벤치에 앉아 맥주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잠시 휴식. 그리고 카페에 남아 있던 일행(비가 그치자 아름다운 마을 구경중이었다)과도 합류했다.
아쉽게도 프라하로 돌아가기 위해 우린 다시 강을 건넌다. 아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 건넜던 강을 이제는 화창한 날씨속에 건너는데 배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도 너무 예쁘다
다시 KURORT RATHEN에 도착해서 아까 탔던 BAD SCHANDAU행 S1 열차를 기다린다. 거의 30분 간격으로 있다. BAD SCHANDAU로 가는 이유는 프라하로 가는 급행 열차가 이곳 KURORT RATHEN에서 정차하지 않고 BAD SCHANDAU에서만 정차하기 때문이다. 암튼 BAD SCHANDAU행 S1 열차를 타고 BAD SCHANDAU에 내린다. 예약해 놓은 19:38 프라하행 열차를 타기 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어 BAD SCHANDAU역앞 벤치에 앉아 경치 구경을 하면서 시간을 때우다 마침내 프라하행 열차에 탑승한다.
하나 아쉬웠던 것은 작센스위스의 또 다른 명소인 쾨니히슈타인 요새도 못 보고 간다는 것. 높은 산 위에 지어진 성으로 이곳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말도 못할 만큼 아름답다고 한다.
프라하행 열차는 다시 2시간 정도를 달려 밤 21:27분에 도착. 호텔로 바로 직행해 내일 일정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