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둘째날 아침. 아직 시차적응이 안되서 그런지 일찍 잠에서 깼다. 호텔 조식시간(7:00~)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호텔에서 가까운 바츨라프 광장까지 아침산책을 나가기로 한다.
다행히 우리가 도착할 무릎엔 프라하의 더위가 한풀 꺾여 아침 저녁은 가을날씨처럼 선선하다. 아침 산책하기에 딱 좋은 날씨이다. 8월 말인데 아침 최저기온이 16도~18도, 낮최고 기온도 30도를 넘지 않아 여행 하기에 딱 안성맞춤인 날씨였다. 날씨도 화창해 도보투어가 대부분인 오늘 프라하투어에 대한 근심을 잊게 해 주었다.
바츨라프 광장을 걷는데 새벽이라 그런지 인파로 북적이던 어제 밤 모습과는 달리 거리가 한산하다.
산책을 하다 프라하 대중교통 티켓을 파는 곳을 보고 오늘 사용할 1일 승차권을 구매한다. 하루동안 마음껏 트램, 지하철, 버스를 탈 수 있는 1일승차권은 110CZK이다. 펀칭하는 시점부터 24시간이므로 때에 따라서 1박2일로 사용할 수도 있다. ^^. 프라하 시내 트램정류장에서는 티켓 파는 곳이 일찍 문을 닫아 버리거나 자동판매기는 코인만 돼 승차권 티켓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티켓 판매소가 보일 때 미리 구입하는 것이 좋다.
아침산책후 호텔로 돌아와 조식을 먹고 아침 일찍 프라하 투어에 나선다. 트램 22을 타고 Újezd역까지 이동한다. 트램에 승차한 후에는 잊지 말고 티켓을 펀칭기에 집어 넣은 후 빼도록 한다.(안그러면 벌금을 물게 된다). 트램22을 타고 가다보니 아름다운 블타바강과 프라하성의 풍경이 창밖으로 보인다
Újezd역에 내리면 바로 건너편 페트린공원 ( Petřín Park ) 기슭엔 공산주의의 희생자들에 대한 기념탑(Memorial to the Victims of Communism)이 있다. 2002 년에 제막된 이 기념탑은 공산주의시대에 투옥되거나 강제 노동 수용소, 국외추방, 살해를 당한 체코 인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기념탑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쭉 가면 페트린 후니쿨라(Petřín funicular) 승차장이 나온다. 1일 승차권이 있어 공짜로 탑승할 수 있었다. 아침 9시부터 운행하는 줄 모르고 조금 일찍 갔다. 결국 조금 기다려 페트린 후니쿨라를 타고 프라하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 페트린 공원 (Petřín Park)과 프라하의 "에펠 탑"으로 불리는 페트린 타워 (Petřín Tower)에 도달한다.
페트린 후니쿨라(Petřín funicular)를 타고 오르는 중에는 프라하성과 프라하 시내가 한눈에 보이기도 한다
페트린 타워는 체코 프라하에 위치한 63.5m 높이의 타워이다. 에펠탑과 비슷한 구조이지만 훨씬 작다. 페트린 언덕에 위치하고 있어, 에펠탑보다는 높은 고도에 위치한다. 페트린 타워는 1891년 지어졌으며 오늘날에는 관광지로 잘 알려져 있다.
페트린타워를 지나서 스트라호프 수도원 (Strahov Monastery)으로 향한다. 스트라호프 수도원은 라디슬라프 2세 때인 1140년에 건립되었으나 1420년 후스전쟁 때 화재 등으로 인해 소실되거나 파괴되어 본래의 모습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지금의 건물은 17~18세기에 다시 지어진 것이다. 따라서 중세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건축 양식이 혼합된 복합 건축 양식을 띠고 있다. 현재는 문학박물관이자 수도원으로서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수도원 내에는 1258년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초기 고딕 양식으로 재건된 뒤, 17세기에 다시 바로크 양식이 가미된 성모마리아승천교회와 바로크 양식의 강당이 있다.
문학박물관에는 총 14만 권에 달하는 장서가 있는데, 종류에 따라 '철학의 방', '신학의 방' 등 2개의 고전 도서관과 고전주의 이후의 도서를 모아 놓은 근대 도서관으로 구분해 놓았다. 특히 입장료 120크루나를 내고(사진 찍으려면 추가로 50크루나를 더 내야한다) 들어가야 하는 문학박물관의 '철학의 방'과 '신학의 방'이 인상적이다.
우보스거리에서 다시 왼쪽으로 꺽어 올라가면 프라하성으로 연결되는 로레탄스카 거리가 나온다. 이 거리를 조금만 걷다 보면 건물 길이만 150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의 성인 '체르닌 궁전 (Cernin Palace)'과 27개의 종이 달린 ‘로레타의 종’이 있는 '로레타 성당 (Loreta Praha)'이 나타난다
프라하성을 향해 로레탄스카 거리을 쭉 걷다 보면 오른편으로 벽 무늬가 인상적인 건물이 하나 나오는데 미술관인 'Schwarzenberský palác'이다.
'Schwarzenberský palác'을 지나면 바로 '프라하성'. 프라하성에 들어가기전에 먼저 유명한 '스타벅스 프라하성'매장을 찾는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전망대는 사실 스타벅스 매장의 옥상택이고 매장은 아래에 있다. 아무튼 스타벅스 옥상에서 바라보는 프라하 풍경은 소문대로 멋지다. 스타벅스 매장 안으로 들어가 시원한 커피 한잔을 한다. 그런데 매장안은 온통 한국인 관광객들 ㅋㅋ. 프라하성 스타벅스 매장은 유독 한국관광객들에게 인기 많은 듯하다.
스타벅스에서 차한잔을 하고 프라하성안으로 들어간다. 프라하 성은 기네스북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큰 옛성이다. 길이는 약 570 미터, 폭은 약 130 미터에 달한다. 프라하 성 안에는 역사적인 왕궁, 행정시설, 종교시설, 요새건물, 정원과 황금소로와 같은 그림 같은 건축물 또는 공간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매우 혼잡하다.
250크루나를 주고 티켓을 구입하고 성 비투스 대성당 (Katedrála svatého Víta)으로 가니 성당안으로 들어가려는 입장객들의 대기줄이 엄청 길게 늘어서 있다. '성 비투스 대성당'은 프라하 성에서 가장 화려한 성당으로 꼽히는 건축물이다. 성당이 처음 지어진 시기는 9세기. 그 당시에는 작은 교회였지만 11세기, 14세기에 각각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양식으로 재건축됐다. 건축은 거의 600년이 소요되어 1929년 마침내 완공되었으며, 현재까지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시선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 것은 바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다. 하나같이 웅장한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 다른 장면을 담고 있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곳곳에 놓여있는 조각상과 예술작품들도 볼만하다.
겨우 성 비투스 대성당 (Katedrála svatého Víta)를 보고 난후에는 다음으로 구 왕궁 (Starý královský palác). 16세기까지 체코 대공과 왕들이 거주하였던 곳으로 가장 주목 받는 곳은 고딕양식의 블라디스라프 홀 (Vladislavský sál). 놀라운 둥근천장의 늑골구조를 갖는 중세시대 프라하에서 가장 큰 비종교 건축물이자 현재 대통령 취임식과 국가기념행사가 거행되는 장소이다.
구 왕궁을 보고 난후에는 차례로 프라하 성에서 보존된 가장 오래된 교회건축물인 성 조지 바질리카 (Bazilika sv. Jiří)와 고딕식 성벽에 건축된 작은 집들인 황금소로 (Zlatá ulička)을 구경한다.
황금소로 동쪽 끝편에는 1496년에 지어진 여러가지 전설들로 잘 알려진 원형의 대포 탑인 달리보르까 (Daliborka)까지 보고 난 후에는 프라하성을 빠져나와 네루보다-얀스키 브르셰크 거리를 거쳐 미리 찾아두었던 프라하의 맛집인 'St. Martin'레스토랑을 찾았다. 역시 명불허전 가격도 싸고 분위기도 좋고 무엇보다 음식맛도 엄지척이다.
'St. Martin'레스토랑에서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고 성 미쿨라쉬 성당 (Kostel sv. Mikuláše) 을 거쳐 작은 인공섬 캄파섬을 지나 카를교로 향한다. 성 미쿨라쉬 성당 (Kostel sv. Mikuláše)은 독보적인 돔과 종탑으로 프라하 바로크를 대표하는 명소중 하나로 성당의 내부 장식은 절정기 바로크를 대표한다. W.A.모차르트가 프라하에 체류할 때 이곳에서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했다고 한다. 캄파섬은 730m에 이르는 좁은 수로가 흐르는데, 이때문에 프라하의 작은 베니스라고도 불린다.
성 미쿨라쉬 성당에서 카를교로 이어지는 거리에서는 신기한 버스킹 장면을 볼 수도 있었다.
카를교. 프라하 중심에 놓인 예술적인 다리로 보행자만 다닐 수 있다. 늘 음악과 마술 등의 퍼포먼스를 구경할 수 있는 다리로 길에서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유럽 중세시대의 건축 교량중 으뜸으로 꼽힌다. 다리 양쪽의 탑은 예전에 통행료를 받기 위해 세워졌다고 하나 현재는 전망대로 쓰이고 있다. 다리 중간에 어두운 빛깔의 30개 동상이 서있다. 그 중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네포묵 성인의 동상은 하도 만져서 그 부분만 색이 변하기도 했다. 그런데 관광객들이 너무 많아 지나다니기조차 힘들 정도다.
카를교를 구경하는데 같이 여행간 와이프가 걷기가 힘들다고 한다. 새로 산 신발을 가지고 와 신은 것이 화근. 발에 아직 맞지 않아 문제가 생긴 듯하다. 할 수 없이 신발을 바꿔 신기 위해 투어경로를 수정. 호텔로 돌아와 2시간 정도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나서 다시 나머지 투어를 하기로 한다. 원래 계획은 카를교-구시청사와 천문시계-구시가지 광장-화약탑-바츨라프광장으로 해서 호텔로 돌아올 계획이었는데 트램을 타고 화약탑과 시민회관부터 거꾸로 돌아보기로 했다. 화약탑 (Prašná brána) 은 1475년에 건축된 프라하의 후기 고딕양식의 가장 유명한 유적으로 프라하성으로 가는 대관식 또는 왕의 행차가 시작되는 곳이다. 시민회관 (Obecní dům)은 전례없는 예술성 및 공예 기술의 완벽함을 보여주는 1905–1911년의 아르누보 양식 건축물.
화약탑에서 구시가지광장으로 가는길에 프라하의 명물인 '뜨르들로(Trdlo)'를 사서 먹었다. 뜨르들로는 체코의 전통 빵으로 나무봉에 이스트반죽을 빙빙 감아 구운 다음 계핏가루와 설탕을 뿌린 빵이다. 체코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중 하나이다. 갓 구운 따끈따끈한 빵의 야들야들한 식감과 달콤함은 파리의 크루아상에 필적할 만 한 맛! 빵을 돌돌 돌려가며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구시가지 광장. 11세기 무렵부터 교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구시가지 광장은 프라하 관광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광장 한쪽에는 종교개혁을 주장하다 화형당한 얀 후스의 동상이 세워져있고 광장을 중심으로 주변에는 성니콜라스 교회, 틴성당, 킨스키궁전, 석종의 집 등 명소들이 둘러싸고 있다. 또한 광장의 남서쪽에는 프라하의 상징인 천문시계탑이 있는 시청사가 위치해 있다. 특히 틴성당은 구시가지 광장의 상징적 건물인데 1365년 고딕양식으로 건설되었고 뾰족하게 솟은 두개의 첨탑은 80m높이로 틴성당의 상징이다.
구시가지 광장을 구경하다 우리는 마차를 보고 타고 싶어졌다. 가격을 물어보니 30분 정도 타는데 35유로. 4명이서 35유로는 싼 편이다. 그래서 마차를 타기로 결정. 마차를 타고 프라하 구시가지를 한바퀴 도는데 기분이 아주 업된다. 추천하고 싶다
마차까지 타고 나니 거리가 어둑어둑해졌다.
호텔로 돌아기로 하고 바츨라프 광장 초입에 있는 노천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체코 맥주 한잔을 하고 호텔로 되돌아 왔다. 체코 맥주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체코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체코 공화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맥주 소비국으로 심지어 독일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하고 있다. 하루 평균 1리터의 맥주를 마신다고 하는데. 프라하에서 생산되는 주요 맥주는 라거이며, Pilsner Urquell 그리고 Budvar (Budweis)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