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 주요 주가지수가 11일(현지시간) 대형 기술주 차익 실현 흐름 속에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9.37포인트(0.88%) 내린 5,584.54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32.39포인트(0.082%) 오른 39,753.75에 마감했다.
그런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95% 급락한 1만8283.41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이날 장 중 낙폭을 2.19%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인공지능(AI) 랠리를 주도했던 엔비디아가 5.57% 폭락한 것은 물론 애플 2.32%, 아마존 2.37%, 메타 4.11% 등 빅테크 주가가 모두 큰 폭 하락했다. TSMC(ADR)도 3.43% 하락했으며 테슬라는 무려 8.44% 하락했다.
나스닥 폭락 여파로 삼성전자는 12일 오전 3500원(4.00%) 내린 8만4100까지 내려갔다가 지금은 84,600~84,7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1만1천원(4.56%) 내린 23만원까지 내려갔다가 지금은 232,500~233,000원에 거래중이다.
나스닥 폭락 이유는 ?
11일발표된 6월 CPI는 지난해 동월 대비 3.0% 상승해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특히 월간 상승률이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정점이던 2020년 5월 이후 4년 1개월 만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CPI도 3.3% 오르는데 그쳐 2021년 4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작았다.
오스탄 굴스비 총재도 CPI 둔화 소식에 "훌륭하다"면서 "Fed가 2% 목표로 가는 경로에 있다는 확신을 주는 증거로, 오랫동안 기다려온 수치"라고 덧붙였다. 이들의 발언은 조만간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CPI 둔화와 금리 인하 가능성은 그동안 시장이 바라던 바이다. 그런데 나스닥 종합지수가 폭락한 것은 이같은 결과에 연방준비제도가 9월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으로 시장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가 대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여파로 보인다.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바탕으로 시장을 이끌어왔던 만큼 ‘뉴스에 파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1일 올해 시장을 견인했던 대형 기술주를 던지고 그간 지지부진했던 중소형주와 가치주, 배당주를 쓸어담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났다는 것이 반증이다. 러셀2000지수는 전장 대비 73.28포인트(3.57%) 급등한 2,215.04로 장을 마쳤다.
피크아웃의 신호인가? 일시적 조정인가?
이날 나스닥종합지수의 폭락은 최근 서서히 일고 있는 대형 기술주 주가에 대한 정점 논란을 다시 일으킬만한 소재이다.
지난 6월 21일(현지 시간) 엔비디아 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젠슨 황이 약 9500만 달러 상당의 주식을 매각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엔비디아 피크아웃 논란이 일었다. 지난 7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월가의 시장분석업체 뉴 스트리트 리서치가 엔비디아 주식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낸 바 있다. 기업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주가가 더 오를까’가 신중론을 보인 것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TSMC 등 반도체 기업들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엔비디아 역시 투자자 사이에서 엔비디아의 지위는 실적이 기반이 되는 만큼 탄탄하다는 해석도 많아 일시적 조정에 거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엔비디아, SK하이닉스 등 실적발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7월 25일, 엔비디아는 8월 15일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집계한 SK하이닉스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추정치는 16조 842억원, 영업이익 추정치는 5조 1045억원이다. 시장에선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월가는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후 강력한 주가 랠리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분산 투자에 서서히 나설 필요 ?
피크아웃의 신호인든 일시적 조정이든 11일 대량의 차익실현 매물의 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 주가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제든 내 던질 수 있는 차익 매물이 가득하다는 것을 의미는 언제든 주가가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 동안 대형기술주 중심으로 몰빵했다면 이젠 소외주들에 대한 분산투자를 점점 늘려 나가야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여전히 대형기술주들의 실적이 받쳐주는 상황에서 대형기술주들을 일시에 매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차익매물에 대한 잠재적 리스크를 감안해 하반기에는 조금씩 비중을 줄어나가는 것이 어떨까 생각된다.
※ 이글은 본인의 투자 방향을 정하기 위한 생각들을 정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