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wanengesang, D.957
Franz Peter Schubert, 1797∼1828
슈베르트의 가곡집에는 '아름다운 물방아간 아가씨', '겨울나그네', '백조의 노래' 이렇게 3개가 있다. '아름다운 물방아간 아가씨'와 '겨울나그네'는 연시(連詩: 연속되는 시)에 의해서 작곡되었기에 연가곡이라고 하며, 백조의 노래는 엄밀히 말하면 연가곡이라고 할 수 없다. '아름다운 물방아간 아가씨'는 총20곡, '겨울나그네'는 총24곡, '백조의 노래'는 14곡으로 되어 있다.
백조의 노래(Schwanengesang)
'백조의 노래'는 슈베르트가 사망한지 반년이 지난 1829년 5월에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나던 해의 8월에 작곡한 13곡의 리트와 10월에 들어서 작곡되어, 아마 그의 마지막 곡이 아닌가 여겨지는 '자이들'의 시 '비둘기 전령'의 도합 14곡을 한 데 묶어 거기에 '백조의 노래'라는 제명을 붙여 빈의 악보출판업자인 '하슬링거' 가 낸 것이다.'백조의 노래'의 시는 렐시타프(Rellstab)가 7곡, 하이네의 시가 6곡, 자이들의 시가 1곡으로 되어있다.
01. Liebesbotschaft
02. Kriegers Ahnung
03. Frühlingssehnsucht
04. Ständchen
05. Aufenthalt
06. In Der Ferne
07. Abschied
08. Der Atlas
09. Ihr Bild
10. Das Fischermädchen
11. Die Stadt
12. Am Meer
13. Der Doppelgänger
14. Die Taubenpost
1. 사랑의 소식 (Liebesbotschaft) G장조, 2/4박자, 상당히 천천히.
반주에 32분음표의 움직임이 부드럽게 나타나는데, 이것은 시냇물의 흐름을 의미하고 저음부에는 가끔 아름다운 선율이 나타난다. 통작형식.
"은빛으로 졸졸거리면서 흘러가는 맑은 시냇물이여, 그렇게 활기차게 서둘러 애인 곁으로 가는 것인가. 내 대신 멀리 있는 그 사람에게 인사말을 전해다오. 정원의 꽃을 그녀는 사랑스럽게 가슴으로 포옹한다. 시냇물이여, 그녀의 빨간 장미를 찬물로 생기 있게 적셔주렴. 그녀가 시냇가에서 꿈에 잠겨서 나를 생각하면서 고개를 숙일 때에 다정한 눈길로 그녀를 위로하고 애인은 곧 돌아온다고 전해다오. 태양이 붉게 가라앉을 때에 귀여운 그녀를 흔들어 잠들게 해 다오. 즐거운 휴식 속에서 떠들어 대고 그녀에게 사랑의 단꿈을 속삭여 다오."
2. 병사의 예감 (Kriegers Ahnung) c단조, 3/4박자, 너무 느리지 않게
수수하지만 내용이 알찬 노래이다. 주관성이 강하게 나타나 있다. 들판에서 밤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는 노래로 복잡한 통작 형식의 가곡이다. 무겁고 답답한 전주에 이어서 레치타티보풍으로 곡은 시작되는데, 얼마간 진행된 후에 4/4박자로 변화하는데 조금 템포를 빠르게 하여 초조감이 표현된다. 이때의 반주도 분위기를 바꾸어 셋잇단음이 등장한다. 또, 얼마간 진행되다가 6/8박자로 다시 박자가 바뀌고 극적인 표정을 늘리고 마지막은 처음의 적막함으로 돌아간다. 초기의 가곡 '방황하는 사람' 등에 사용했던 수법의 연장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내 주변에서 전우들은 깊이 잠들고 있다. 내 마음은 심한 그리움 때문에 불안하고 무겁다. 따뜻한 그녀의 가슴에서 얼마나 즐겁게 꿈을 꾸었던가. 그녀를 팔에 안고 있을 때에 벽난로의 불은 얼마나 즐거웠던가. 여기에서는 화염만이 무기를 희미하게 비쳐주고 있을 뿐이다. 마음에 고독한 슬픔의 눈물이 흘러내린다. 아, 위안이 그대를 버리지 않도록. 싸움은 아직도 길다. 얼마 안 있어 나도 깊이 잠들 것이다. 애인이여, 안녕."
3. 봄의 동경 (Fruhlingssehnsucht) Bb장조, 2/4박자, 빠르게
천잔난만할 정도로 가볍고 밝은 곡이다. 따스한 기분이 아주 자연스럽게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전부 5절로 된 유절가곡으로 마지막 한 마디만이 약간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반주는 아주 단순하다.
(1절) 미풍이 정답게 불고 꽃향기가 넘친다. 얼마나 기분 좋은 인사인가. 얼마나 멋있는 마음의 두근거림인가. 너희들 바람이 부는 길을 뒤쫓아가고 싶다. 어디로.
(2절) 명랑하게 떠들면서 흘러가는 시냇물은 은빛으로 빛나고 골짜기로 내려간다. 잔물결은 저 멀리 흐르고, 들도 하늘도 그 속에 그림자로 비추고 있다. 그리움에 불타는 마음이여, 너는 무엇을 향해 나를 데려가는 것인가.
(3절) 금빛으로 빛나며 웃음 짓는 태양은 희망에 가득 찬 즐거움을 가져온다. 행복하게 웃어 보이는 그 모습은 얼마나 나를 기쁘게 하고 있는 것인가. 푸른 하늘은 미소하고 눈에는 눈물이 넘친다. 이유는 무엇일까.
(4절) 녹색으로 둘러싸인 숲과 언덕, 희미하게 반짝이는 꽃바람. 모두가 화려한 빛을 찾아 모이고 싹이 트고 꽃봉오리가 피어 그들은 모두 소망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너는.
(5절) 쉬지 않고 그리워하는 마음이여. 오직 눈물과 한탄과 괴로움뿐인가. 나도 욕망이 커짐을 느낀다. 누가 이 소망을 가라앉혀 줄 것인가. 너만이 이 가슴에 봄을 가져다준다.
4. 세레나데 (Standchen) d단조, 3/4박자, 보통 빠르기로.
슈베르트의 가곡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 중의 하나이다. 선율의 청순하면서도 그리움에 대한 고요함은 비길 데가 없다. 너무 대중화 되어 달콤하기만 한 잘못된 연주로 인해서 좋지못한 인상이 일반적으로 많지만 그래도 노래 자체는 1급의 훌륭한 작품이다. 피아노는 기타 반주를 연상케 한다. 같은 선율로 된 2절 다음에 다른 가락이 또 하나 붙여진 변화된 유절가곡이다.
(1절) 밤의 어두움을 헤치고 나와서 내 노래는 남몰래 그대를 부른다. 저기 조용한 숲에 내려와 사랑이여, 내 곁으로 오라. 가느다란 가지는 달빛 속에서 떠들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숨어서 보는 사람을 무서워 할 것은 없다.
(2절) 밤꾀꼬리가 우는 것을 들어 보아라. 아, 저것은 나를 대신하여 달콤한 슬픔을 담고있는 소리로 그대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꾀꼬리는 내 가슴의 그리움을 알고 사랑의 번뇌를 알고 은과 같은 소리로 감수성이 많은 마음을 흔들고 있다.
(3절) 그대도 마음을 움직여 다오. 내 소리를 들어주어라. 나는 가슴을 뛰게 하면서 그대를 기다리고 있으리라. 어서 와서 나를 행복하게 해 주렴.
5. 나의 숙소 (Aufenthalt) e단조, 2/4박자, 너무 빠르지 않게 그러나 힘차게.
제목을 제대로 번역하기 어렵지만, 이 경우에는 '영혼이 돌아가는 곳' 정도의 의미이다. 슈베르트의 가장 뛰어난 노래 중의 하나이며, 선이 굵은 비통한 노래이다. 멜로디와 피아노 반주 부분이 극적인 표정을 가득 넘치게 표현하면서 가곡으로서 훌륭하게 다듬어져 있다. 3부 형식으로 된 통작 가곡이다.
"물결이 치는 흐름, 시끄러운 숲, 우뚝 솟은 바위, 그것이 내가 휴식할 수 있는 집이다. 다가오는 물결과 같이 눈물은 한없이 흘러나온다. 높은 나뭇가지는 흔들리고, 그와 같이 내 마음은 끊임없이 고동친다. 태초부터 솟아있는 바위처럼 나의 번뇌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6. 먼 나라에서 (In der Ferne) b단조, 3/4박자, 상당히 느리게.
이 곡에 붙인 시의 운(韻)이 재미있다. 슈베르트도 거기에서 감흥을 얻어 작곡한 것이라 생각된다. 노래로서는 수수하지만 세밀하게 감정이 표현되어 있어 깊은 맛이 있다. 처음에 나오는 특색 있는 전주는 곡 중간에 2번 반복되어 사용되었다. 통작 형식의 가곡.
"도망쳐 온 세상에서 같이 온 슬픔, 타향을 헤매고 고향을 잊고 어머니의 집을 원망하고 친구를 버린자, 아, 축복도 바라지 않고 그 길을 간다. 그리워하는 마음. 눈물을 흘리는 눈, 끝없는 그리움, 고향 있는 곳을 향하면 복잔한 마음, 꺼져 가는 슬픔, 깜박이는 저녁별, 희망을 잃고 꺼져 가는 별이여. 산들거리는 바람, 정답게 흔들리는 물결, 발길을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하는 태양 빛, 아, 그들은 나의 진실한 마음을 괴로움으로 부수고 도망친 세상에서 웃고 있는 것이다."
7. 이별 (Abschied) Eb장조, 4/4박자, 약간 빠르게.
즐거운 추억만 있는 거리와 작별하고 희망에 찬 출발이다. 밝은 피아노 반주의 리듬은 수레를 끄는 말발굽 소리인가. 아니면, 마음의 설렘인가. 변화 있는 유절가곡으로 제1, 3, 5절이 동일하고, 제2절과 제4절이 동일하며 마지막 제6절은 전혀 다르다. 이 곡도 슈베르트가 만년에 작곡한 유절가곡의 묘미를 마음껏 발휘한 작품이다.
(사용된 시가 길기 때문에 요약한다)
(1절) 안녕, 즐거운 거리여. 말은 즐거운 듯이 땅을 차고 간다. 그대는 결코 슬픈 얼굴을 보이지 않는구나.
(2절) 안녕, 꽃이여, 정원이여. 나는 시내를 따라 내려가면서 이별의 노래를 부른다. 그대는 슬픈 노래를 들은 일이 없으리라. 나는 그대에게 슬픈 말을 하지도 않겠다.
(3절) 안녕, 정다운 소녀여. 그대는 얼마나 장난스런 눈길을 보여 주었던가. 나는 뒤돌아 보았지만 말의 고삐를 돌리지는 못했다.
(4절) 안녕, 사랑하는 태양이여. 그대는 쉬고 별이 반짝인다. 너희들은 함께 계속 여행을 하고 나의 좋은 안내자가 되어 다오.
(5절) 안녕, 밝은 빛이 새어 나오는 창이여. 너희들은 슬픈 듯이 반짝이고 나를 오두막으로 손짓한다. 나는 몇 번인가 그 앞을 지나갔지만 오늘이 마지막일까.
(6절) 안녕, 별들이여. 그 빛을 꺼라. 창안의 등불은 별을 대신 하지는 못한다. 나는 이제 여기에 더 이상 머물지 못한다.
8. 아틀라스 (Atlas) g단조, 3/4박자, 조금 빠르게.
이 곡부터 하이네의 시이다. '귀향'이라는 시집의 27번째 시이다. 아틀라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 티탄족의 반역에 가담했기 때문에 벌로 머리 위에 창궁(하늘)을 항상 이고 살아야 하는 운명이 주어졌다. 슈베르트의 음악은 여기서부터 한 번 앞선 경지에 들어가 시에서 영감을 얻은 음악적 기본 틀을 시와 밀착시키고 시를 포옹하여 지금까지의 음악작품에서는 없던 새로운 예술적 경지를 열었다. 극적인 피아노 반주에도 새로운 모습이 보인다. 통작 형식.
"나는 비참한 아틀라스이다. 온 세상의 괴로움을 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참을 수 없는 것을 하고 있으니 내 마음은 정말 터질 지경이다. 흥분한 마음이여. 그것은 내가 원한 것이다. 너는 무한히 행복하다든지 아니면 한없이 불행하기를 원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바로 불행하게 된 것이다."
9. 그녀의 초상화 (Ihr Bild) bb(b플랫)단조, 2/2박자, 천천히
하이네의 시집에서는 '아틀라스' 앞에 위치한 시이다. 음을 극도로 줄인 완벽한 작품이다. 반주가 목소리와 유니즌으로 움직이고 지극히 조용한 감동으로 이끈다. 어떤 한 곳도 묘사풍인 곳은 없으나 한 폭의 그림처럼 잔잔하고 그러면서도 내적으로는 정감이 가득 차있다. 통작 형식.
"나는 어두운 꿈 속에서 그녀의 초상화를 보고 있으면 사랑스러운 얼굴은 이상하게도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녀의 입가에는 이상한 웃음이 보이고, 서러움의 눈물이 흐르는 듯이 눈이 빛난다. 내 눈물도 볼을 타고 흐른다. 아, 너를 잃었다고는 좀처럼 믿어지지 않는구나."
10. 어부의 딸 (Das Fischermchen) Ab장조, 6/8박자, 조금 빠르게.
'귀향' 시집에서 8번째의 시. 6/8박자로 바르칼롤풍의 밝은 음악이다. 중간부분에서 조바꿈이 되는 단순한 3부 형식.
"아름다운 어부의 딸이여, 배를 강가에 대고 내 곁에 와 앉아라. 손을 잡고 이야기하자. 내 가슴에 네 머리를 파묻어라. 아무 것도 무서워할 것은 없다. 날마다 거센 바다에 두려움 없이 몸을 맡기는 그대가 아닌가. 내 가슴도 바다와 같아서 폭풍우도 밀물과 썰물도 있지만 바닥에는 아름다운 진주가 많이 숨어 있다."
11. 도시 (Die Stadt) c단조, 3/4박자, 약간 빠르게.
'귀향' 시집 중에 19번째의 시. 시각적인 인상과 심리적인 깊이가 보기 좋게 밀착되어 있는 노래이며 멜로디 부분도 훌륭하지만 피아노 반주가 아주 독창적이다. 잔잔한 물결 같은 감7화음의 아르페지오가 반복된다. 통작 형식의 가곡.
"멀리 아득한 지평선에 희미하게 탑이 보이는 거리가 저녁노을에 싸여있다. 촉촉한 바람은 회색빛 물결을 만들고 슬픈 박자로 사공은 노를 저어간다. 해는 다시 한번 지상에 빛을 던져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그 곳을 보여준다."
12. 해변에서 (Am Meer) C장조, 2/2박자, 아주 느리게.
'귀향' 시집에 16번째로 수록되어 있는 시. 슈베르트의 작품 중에서 최고 걸작 중에 하나로 손꼽힌다. 시도 슬프고 아름답지만 음악도 비길 데가 없이 아름답다. 음울한 불협화음의 울림으로 곡은 시작되고 멜로디가 시작되면, 피아노는 유니즌으로 조용하게 따라간다. 그리고 나타나는 pp의 트레몰로는 파도소리인가. 조금 변화가 있는 2절로 된 유절 형식이다.
(1절) 바다는 석양의 마지막 빛이 멀리까지 빛나고 있었다. 우리들은 적적한 어부의 집에 단 둘이 말없이 앉아 있었다. 안개가 올라오고 물결이 일어 물새는 날아가고 그대의 귀여운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 내렸다.
(2절) 눈물이 그대의 손에 떨어지고 무릎에 젖어드는 것을 나는 보았다. 나는 그대의 흰손에 있는 눈물을 모두 마셔 버렸다. 그때부터 나는 마르고 쇠약해지고 마음도 초조하며 죽을 지경이 되었다. 불행한 여인은 독으로 눈물을 나에게 준 것이다.
13. 그림자 (Der Doppelganger) b단조, 3/4박자, 아주 느리게.
'귀향' 시집의 23번째 시. 이 곡은 무서운 노래이다. '그녀의 초상화'에서의 수법을 보다 축소하고 거의 레치타티보풍인 멜로디와 아주 단순하고도 절묘한 효과를 가진 화음으로 이루어진 반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불길하고 무시무시한 기분은 시의 세계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 통작 형식.
"밤은 조용하고 거리도 조용하다. 이 집에서 애인은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훨씬 이전에 이 거리를 떠나갔지만 집은 아직 그대로 서 있다. 그 곳에 또 하나의 인간이 가만히 쳐다보고, 고통으로 두 손을 비비면서 서 있다. 그 사람을 보고 나는 소름이 끼쳤다. 달빛은 나에게 나의 모습을 비쳐 준 것이다.내 그림자(분신)여. 새파래진 친구여, 왜 너는 지난 날 밤마다 여기서 나를 괴롭힌 사랑의 슬픔을 흉내내는 것인가."
14. 비둘기 우편 (Die Taubenpost) G장조, 2/2박자, 상당히 느리게.
이것은 아마도 슈베르트의 가장 마지막 작품이다. 가사는 자이들(Johann Gabriel Seidl, 1804~1875)의 시를 사용하였다. 이 음악은 아주 걸작으로 슈베르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반주의 경쾌한 리듬도 재미있다. 통작 형식으로 되어있다.
"나는 한 마리의 전령용 비둘기를 키우고 있다. 그는 온순하고 성실하다. 목적을 틀리거나 다른 곳으로 날아가지도 않는다. 나는 매일 몇 번이고 그리운 장소를 몇 군데나 넘어 저쪽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낸다. 거기에 가면 비둘기는 몰래 창을 들여다보고 그녀의 눈길과 발소리를 듣고 나의 편지를 준 다음에 그녀의 답장을 받아 가지고 돌아온다. 그러나 나는 이제 편지를 쓰지도 않고 눈물만을 줄 뿐이다. 오, 비둘기가 아무리 내게 충실해도 눈물을 실어오지는 못한다. 낮과 밤. 자나 깨나 비둘기는 변함없이 그냥 날아다닐 뿐이다. 지치거나 약해지지도 않고 새로운 길을 날면서 유혹의 먹이를 탐내지도 않으면서 정말로 충실하였다. 그래서 나는 마음을 다해 비둘기를 가슴에 안고 최고의 상을 약속했다. 비둘기의 이름은 '그리움'이다. 충실한 마음의 전달자를 너희는 알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