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달그림자 물결 위에 자고, 한겨울에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등대지기 노랫말이다. 우리는 등대를 생각하면 서정적이고 낭만적이 된다.
등대는 항행하는 선박들이 지표로 사용하는 국제적인 ‘항로표지’이다. 부산에는 유인등대 2기, 무인등대 9기, 방파제등대 77기 등 총 88기의 등대가 있다고 한다. 1906년 12월 설치한 영도등대와 1909년 12월 들어선 가덕도등대를 제외하면 86기가 무인등대인 셈이다.
GPS를 기반으로 하는 전자해로 등 첨단기기의 등장으로 등대의 중요성이 많이 줄었다 해도 등대는 밤바다를 오가는 뱃사람들에겐 여전히 절대적인 이정표이다. 특히 최근 들어 개성을 갖춘 조형 등대가 스토리 옷을 입으면서 톡톡 튀어나오고 있다. 이제 등대는 서정적인 감성 속에만 더 이상 머물지 않고 지역의 특성을 담아내는 관광자원으로 사랑받고 있다. 부산에는 영도등대, 갈매기 등대, 야구등대, 젖병등대, 천하대장군등대·지하여장군등대, 닭볏청렴등대, 물고기등대, 월드컵등대, 청사포촛대등대(청사포쌍둥이등대), 망루등대, 중리항붉은등대 등 바다도시 부산을 품은 독특·개성 넘치는 이색등대들이 많다
영도등대
영도구 태종대에 위치한 영도등대는 1906년 12월 설치해 대한해협과 부산항을 운항하는 선박의 지표 역할을 해왔다. 2004년 등탑과 업무시설, 문화공간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태종대를 찾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월드컵 기념등대
기장군 대변항 동방파제에는 2002년 열린 한일월드컵을 기념하는 등대가 있다. 17m 높이의 빨간색 등탑 사이에 월드컵 공인구인 `피버노바'가 큼지막하게 박혀 있다. 아랫부분에는 출전국가의 국기와 경기성적이 기록되어 있다.
해운대 APEC등대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2005년 해운대해수욕장 앞 해상에 세워졌다.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화합과 번영을 기원하며 바다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 꽃을 형상화했다.
천하대장군등대·지하여장군등대
기장군 대변외항방파제에는 ‘부부등대’가 있다. 2005년 건립한 흰색의 천하대장군등대(17m)와 그 이듬해 만들어진 노란색의 지하여장군등대(14m)가 그 주인공이다. 이 둘을 합쳐 ‘장승부부등대’라고도 한다. 장승부부등대는 기장 어민들의 수호신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젖병등대
기장군 연화리 서암항으로 들어서면 젖병 모양의 귀여운 등대가 눈에 들어온다. 2009년 설치한 젖병등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자는 염원이 담겨 있다. 높이 5.6m인 등대 상단의 램프에는 도자기로 구운 젖꼭지 모양 지붕을 얹었으며, 등대 외벽에는 부산지역 영유아 144명의 손과 발 모양을 본뜬 도자기를 붙였다.
갈매기등대와 야구등대
기장군 칠암항 북방파제에는 2012년 건립한 갈매기등대와 2011년 세운 야구등대가 이웃하고 있다. 갈매기등대는 전체적으로 붉은색으로 지역 이름인 일광(해오름)을 형상화한 둥근 원형 안에 3마리 갈매기가 날고 있는 모습을 표현했다. 야구도시 부산을 상징하는 야구등대 야구공 조형물 안에서 고(故) 최동원 선수 사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청사포 촛대 등대(청사포 쌍둥이 등대)
부산 해운대 명소이자 사진 출사지로 유명한 청사포등대는 한적한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가슴이 탁 트이는 풍경을 선사한다. 방파제와 어우러진 하얗고 빨간 쌍둥이 등대가 있어 어디서든 '인생 사진'을 연출하기에 좋다. 영화 '그날의 분위기'에서 유연석이 뽑은 명장면으로도 유명하다.
중리항붉은등대
부산 영도 중리방파제에 우뚝 선 붉은 등대는 노을질때 가장 아름답다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