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 중 하나인 민해경의 명곡 가운데 "어느 소녀의 사랑 이야기"라는 노래가 있다. "그대를 만날 때면, 이렇게 포근한데..."로 시작하는 이 노래의 이 첫 부분이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동기이다. 그런데 이 동기가 이 곡 첫 머리에서부터 조성을 바꿔가며 마지막 악장 끝까지 사용되는 순환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분명히 들리는 동기는 이 곡을 처음 듣는 사람에게도 '민해경'을 떠올리게 할 만큼 유사하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이나 베토벤 비창의 선율을 팝 음악에 인용하듯이 이 곡의 작곡가도 그런 시도를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이 곡은 '민해경 교향곡'이라는 별칭을 가질 만하다. 앞서 언급한 '민해경 주제'는 곡 전체를 관통하며 흐르는데, 흔히들 이 멜로디가 운명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대를 만날때면 이렇게 포근한데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사랑을 어쩌면 좋아요
미소를 띄워봐도 마음은 슬퍼져요
사랑에 빠진 나를 나를 건질 수 없나요
내 인생의 반은 그대에게 있어요
그 나머지도 나의 것은 아니죠
그대를 그대를 그리워 하며 살아야 하니까
이 마음 다바쳐서 좋아한 사람인데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사랑을 어쩌면 좋아요
내 인생의 반은 그대에게 있어요
그 나머지도 나의 것은 아니죠
그대를 그대를 그리워 하며 살아야 하니까
이 마음 다바쳐서 좋아한 사람인데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사랑을 어쩌면 좋아요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어쩌면 좋아요
Tchaikovsky: Symphony No.5 In E Minor, Op.64, TH.29 - 1. Andante - Allegro con ani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