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탐방

애틋한 전설을 간직한《청사포 당산》과 《청사포 망부송》

想像 2016. 2. 2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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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포. 푸를 靑에 뱀 沙 혹은 모래 沙, 그리고 갯가 浦. ‘푸른 뱀의 포구’라는 뜻을 지닌 청사포는 해운대 해수욕장과 송정 해수욕장의 중간 지점에 있는 어촌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꼬리에 붙어있는 미포에서 동해남부선 철로를 따라 계속 걷다 보면 청사포가 나오고, 다시 송정방향으로 계속 걸어가면 구덕포라는 한적한 어촌이 나온다. 


결국 해운대와 송정 사이에는 세 개의 포구가 해안가를 따라 나란히 있는 셈인데, 이 세 마을 중에서 역사가 깊고, 가장 잘 알려진 곳이 바로 “청사포”이다. 청사포는 그 이름만으로도 곱디고운 해변과 푸른 모래에 대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청사포에서 바라보는 동해의 일출은 보는 이의 넋을 앗아갈 정도로 아름답다. 일출도 붉은 해가 맨 몸을 활짝 드러내는 것보다는 구름 사이로 아련한 빛이 보이는 일출이 더 볼만하다.


이 청사포 마을의 남쪽 끝에 가면 수령 300년을 자랑하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두 줄기를 이룬 채 하늘로 웅장하게 뻗어 있다. 그리고 그 나무의 중앙에 당산집이 한 채 있는데, 이 나무와 당산에는 애틋한 전설 하나가 전해져 온다. 


‘예전 이 마을에는 금실이 좋은 신혼부부가 있었다. 아내는 어여쁜 용모에 예의바르고 살림도 잘 했으며 성은 김씨라고 했다. 남편 또한 훤칠한 키에 떡 벌어진 어깨를 가진 호남형의 사람이었으며 매사에 성실한 사람이었다. 어느 날, 아침부터 내리는 찬이슬이 심상치 않아 아내는 남편더러 고기잡이를 하루 쉬라고 했다. 그러나 젊고 힘센 남편은 걱정하는 아내를 다독이며 바다로 나가고 말았다. 아내는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낸 후, 노을빛이 서녘 바다를 붉게 물들일 때, 늘 그렇듯이 바위에서 남편의 배를 기다렸다. 


그러나 수평선 위의 핏빛 석양이 사라지고 옻 색으로 바다가 물들 때까지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김씨 여인은 다음날 아침까지 기다렸으나 남편의 배는 끝내 오지 않았다. 김씨 여인은 그날부터 매일 바위 위에 서서 남편의 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리고 그 기다림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소나무 한 그루를 심었고, 소나무가 자라는 것을 바라보며 언젠가 남편이 무사히 도착하리란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김씨 여인은 점점 말라갔으며, 바다를 바라보는 두 눈가에는 언제나 핏빛 석양을 닮은 색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애타는 기다림을 말렸으나 김씨 여인은 남편의 죽음을 결코 인정하지 않았다. 


김씨 여인의 정성이 심연의 용궁에 고스란히 가 닿았던가. 마침내 동해 용왕이 자신의 차사로서 푸른 뱀을 여인에게 보내게 되었다. 구름 사이로 햇살이 부채처럼 아련하게 퍼지던 어느 날, 김씨 여인은 푸른 뱀의 인도를 받아 용궁에 도착하였고 너무나도 그리워하던 남편을 만나게 되었다. 


그 후로 사람들은 이 마을 이름을 푸른 뱀의 포구, 즉 청사포라고 하게 되었으며 당시 김씨 여인이 심은 나무를 망부송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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