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삼성의 '바다(Bada)'OS 독자 생존 가능할까?

想像 2011. 8. 2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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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 후 삼성 이건희 회장이 소프트웨어 강화를 지시한데 따라 삼성전자의 독자 모바일 운영체제(OS)인 `바다(bada)'가 안드로이드의 대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는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해 단말제조업로 진출한 이상, 제조업체들이 사실상 경쟁관계가 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OS를 무조건 채택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의 최대 제조사였으며, 세계 시장에 1500만대 이상 판매된 갤럭시S 시리즈 등 히트작들을 앞세워 안드로이드 확산에 공헌해 왔다.

하지만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로 더 이상 과거와 같은 파트너십은 유지하기 힘들게 됐다. 구글과 적대적인 경쟁관계를 형성하진 않더라도 OS 업그레이드와 최적화 등에서 2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 이건희 회장은 "IT 파워가 하드웨어 업체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바다를 비롯한 독자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라는 지시로 풀이된다.

여기에 팬택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직후 삼성에 바다OS 채택의사를 밝혔다. 박병엽 부회장은 "삼성이 협력한다면 바다를 언제든지 출시할 용의가 있다"며 "바다는 한국에서 먼저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임원은 "향후 2∼3년내 한국 스마트폰 기업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30%를 돌파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바다OS를 개방하고 팬택 등과 협력해 한국 대표OS로 키워나갈 경우 애플, 구글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플랫폼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바다OS를 둘러싼 이같은 환경변화에 일단은 신중한 입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바다' OS의 독자 생존 가능성이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1. 바다의 OS 시장점유율 극히 미미

올해 2/4분기 가트너 자료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OS는 43.4%의 점유율로 노키아 심비안(22.1%), 애플 iOS(18.2%), RIM 블랙베리(11,7%)를 압도하고 있다.

반면 바다의 점유율은 1.9%에 불과하다. MS의 윈도폰7(1.6%)보다 높은 점유율이기는 하나 안드로이드, 심비안, iOS, 블랙베리와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숫자에 불과하다

2. 바다의 저가 포지셔닝이 곧 무너져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는 '안드로이드'를, 보급형 스마트폰에는 '바다' OS를 채택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구분이 점차 설득력을 잃어 갈 전망이다.

당장 올 가을 애플이 아이폰5와 함께 기존 아이폰보다 메모리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내린 보급형 제품인 '아이클라우드 아이폰'를 출시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다. 사실 애플이 더 많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원한다면 보급형 아이폰을 출시할 때가 되었다.
만약 애플이 보급형 아이폰을 출시할 경우 구글-모토로라, MS-노키아 진영도 보급형 스마트폰 제품들을 줄줄이 내 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바다 OS가 독자적 입지를 구축하기가 힘들어진다

3. 바다 OS의 완성도 여전히 불분명

디지털 타임스는 삼성전자의 한 임원이 "당장 바다 개발인력 증가와 같은 조치는 없었지만, 바다OS를 둘러싼 상황이 변화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현재로선 바다OS를 개방할 계획이 없으나, OS 자체 역량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개방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말은 역으로 아직 바다 OS의 자체 역량이 일정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삼성전자측도 인정하고 있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그만큼 바다 OS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것. 삼성은 최근 바다에 위젯기능과 근거리통신(NFC), 최신 웹기술인 HTML5, 멀티태스킹(복수프로그램 동작기능) 등을 강화하며 기능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이들 기능들은 이미 iOS나 안드로이드에 이미 다 구현된 기능들이다

4. 바다 확산에 필수적인 우군이 없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또 하나의 고민은 바다 OS 자체 역량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 개방을 해도 구글 안드로이드나 MS 윈도폰7처럼 우군을 만들기 힘들다는 것이다.

디지털 타임즈 등 국내 언론들은 "애플과 노키아 등 글로벌 업체들이 노리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바다가 화웨이와 ZTE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결합할 경우 세계 3대 모바일OS로 올라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건  정말 우둔한 분석이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독자 모바일 OS를 만들 수 있는 시장과 환경을 갖추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화웨이와 ZTE 같은 중국 휴대폰업체들이 멀티 OS 전략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해답은 구글 안드로이드, MS 윈도폰7과 함께 '중국자체 OS'를 선택할 것이다. 

실제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의 계열사인 `알리바바 클라우드 컴퓨팅'은지난 3년 동안 1200명의 개발자를 투입해 중국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모바일 OS 알리윤을 개발했다. 필요하다면 중국정부가 직접 나서 '중국의, 중국에 의한, 중국을 위한" 독자 모바일 OS를 만들 것이다.

할일 없이 중국 휴대폰 업체들이 1차 타도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삼성전자의 바다 OS를 가져다 쓰겠나?

국내에서도 팬텍은 모르겠지만 삼성전자와 견원지간 [犬猿之間]인 LG전자가 바다 OS를 쓰겠는가? 둘다 망할 지경에 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되면 몰라도 말이다.

5. 독자 바다 생태계 조성 결코 쉽지 않다.


또 하나 바다가 독자적인 생존을 할 수 있으려면 전세계 개발자들을 끌어 들일 수 있는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할 수 있는 SDK와 함께 이를 사용하여 다양한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자 지원 시스템,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과 비교해 보다 매력적인 앱스토어 시스템 등 구축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 현재 바다 생태계는 애플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와 비교해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삼성전자의 투자다운 투자도 안보인다. 그러다 보니 국내 개발자들에게서 조차 외면받는 것이 '바다'이다.

6. 삼성전자의 오락가락하는 정책도 문제

바다 OS에 대한 삼성전자의 오락가락하는 정책도 문제이다. 윈도모바일의 참패와 애플 아이폰의 후폭풍 앞에서 삼성이 채택한 전략은 안드로이드와 바다 OS 멀티전략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갤럭시S, 갤럭시S2 등 갤럭시 시리즈가 1,500만대 이상 판매실적을 올리면서 호조를 보이자 슬그머니 구글 안드로이드로 기울기 시작했다. 작년 웨이브2이후 바다폰은 후속타가 없다. 오히려 보급형 안드로이드폰인 '갤럭시 에이스' '갤럭시 피트' '갤럭시 지오' '갤럭시 미니' 등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바다폰과 보급형 안드로이드폰간의 카니발리제이션을 유발시키기도 했다.

그러다 이번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로 배신을 당하자 다시 바다 OS를 강조하고 있다. 미친듯이 해도 될까 말까 하는 판에 이처럼 삼성전자의 정책마저 오락가락 하는 상황에서 바다 OS가 독자적인 OS로 생존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현재까지 상황으로선 바다 OS는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 MS 윈도폰7과 함께 주력 모바일 OS로 독자 생존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여진다. 이건희 회장이나 삼성전자 스스로  자식, 마누라 빼고 다 버리지 않는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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