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애플은 정말 '카피캣(모방꾼)'일까?

想像 2011. 6. 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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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6월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애플 세계 개발자회의(WWDC)에서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iCloud)를 공개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운영체제(OS)인 ‘iOS5’와 새로운 메시징 서비스'아이메세지(iMessage)', 애플 맥(MAC) 노트북의 OS인 ‘OS X 라이언’도 함께 선보였다.

그러나 애플이 시작한 새로운 서비스 ‘아이클라우드’와 ‘아이메세지'등과 'iOS' 및 사파리(safari)의 새로운 기능들이 창의적인 독립 개발사들의 아이디어를 모방한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포리스트리서치의 마크 멀리선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독립된 기술회사들 발상을 모방해 그와 같은 기능을 자사 소프트웨어에 도입해 나간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새로 발표된 많은 기능들이 기존에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되어 있는 애플리케이션들과 여러모로 흡사하다. 따라서 애플이 독립개발사의 아이디어를 모방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① 드롭박스

온라인 파일관리 서비스 '드롭박스(DropBox)는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에서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다운로드·업로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그런데 인터넷을 경유해 여러 단말에 있는 문서를 동기화하는 기능을 애플 아이클라우드가 고스란히 흉내내고 있다.

② 인스터 페이퍼

인스터페이퍼는 흥미 있는 기사를 읽다가 나중에 읽기(Read later)를 클릭하면 PC에서 서비스회사 서버로 전송한 웹 페이지를 스마트 폰이나 태블릿에 맞게 변형해 다운로드 받아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편리한 서비스인데 애플의 사파리가 이를 고스란히 흉내내고 있다.

③ 카메라플러스

iOS5에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왼쪽측면 상단에 있는 볼륨 +버튼을 이용해 사진을 바로 찍을 수 있으며 잠금화면에서 카메라 셔터버튼을 추가했다. 사진 편집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사진을 촬영하고 나면 일반적인 편집은 따로 앱을 설치해야만 가능했지만 iOS5에서는 자르기, 회전 등 편집의 기본적인 기능을 바로 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이러한 기능들은 ‘카메라 플러스’라는 앱과 거의 유사하다. 특히 볼륨 +버튼을 이용해 사진을 바로 찍을 수 있는 카메라 플러스의 기능이 애플에 의해 일시적으로 이용을 정지당하고 있다고 하니 애플이 카메라플러스를 모방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④ 와츠앱

애플의 아이메세지는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와츠앱(WhatsApp)’이나 가입자수만 1,500만명에 달하는 국산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와 너무 유사하다. 

한편 노키아는 6월 14일 애플이 자사 특허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또 특허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앞으로 지속적으로 로열티를 지불하기로 했다. 애플 역시 노키아의 이 같은 발표를 공식 확인했다. 애플이 노키아와의 특허분쟁에서 사실상 패배하자 일부 언론들은 애플을 '카피캣(모방꾼)'이라고 비아냥 거리고 있다.

이 두가지 사건을 보면  애플은 '혁신자'가 아니라 약삭빠른 '카피캣(모방꾼)'인것 처럼 보인다. 그럼 일부 언론의 표현대로 정말 애플은 '카피캣'에 불과한가?


1. 타사 앱들과의 유사성은 '모방'이라고 보기 보다는 독점적 횡포에 가깝다.

애플이 '드롭박스', '인스터 페이퍼', '카메라플러스','와츠앱' 등 독립 개발사들의 아이디어를 정말 모방한 것인지 아닌지는 현재로선 확인할 방법이 없다. 애플이 이들 개발사들의 특허를 침해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비지니스 모델 및 기능의 유사성만으로 '모방'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오히려 이번 사건은 아이폰 및 아이패드의 우월적 시장 지위를 이용해 자신들의 사업 영역 확장만을 노린 애플의 독점적 횡포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사례는 결코 애플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MS 역시 마찬가지이다. 오피스 프로그램인 MS 워드와 MS 엑셀 역시 워드퍼펙(Word Perfect)이나 로터스 1-2-3(Lotus1-2-3)을 모방한 것이며  MS의 웹 브라우저 익스플로러(Explorer) 역시 넷스케이프(Netscape)의 네비게이터(navigator)를 따라한 것이다. 그러나 후발주자인 MS는 PC OS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끼워팔기'등의 수법으로 이들 업체들을 모두 시장에서 고사시켜 버렸다. 

삼성전자라도 예외가 아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기가 중소기업에서 개발한 휴대전화 관련 특허 기술을 탈취했다는 판결이 난 바 있으며 스팀청소기시장에 뒤늦게 발을 들어 놓아 중소기업 영역침해라는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2. 노키아의 특허분쟁 패소는 '모방'이라고 보기 보다는 '특허침해'로 봐야 한다

애플이 노키아의 특허 분쟁에서 로열티를 내기로 합의 한것은 '애플'이 노키아를 모방했다고 보기보다는 휴대폰 제조경력이 미천한 그래서 휴대폰 관련 특허기술이 부족한 애플이 휴대폰의 통신 기술과 관련해 세계1위 막강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의 특허를 침해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로 노키아가 애플 아이폰이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하면서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한 특허들은 GSM, UMTS, Wi-Fi 등과 관련된 통신기술이 대부분이다. 이들 기술은 사실이 휴대폰 제조과정에서 국제표준으로 정착된 기술들이다. 이런 경우 대부분 제조업체들은 원천기술 특허 가진 업체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사용한다. 노키아는 애플 외에 40개 주요 제조 기업과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있다.  따라서 이를 두고 애플을 '카피캣'이라고 하는 것은 조금 우습다. 


3. 원래 애플은 '혁신적 창조자'가 아니라 '혁신적 모방꾼'이었다.

또 하나 애플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혁신'이라는 이미지때문에 애플을 '혁신적 창조자'로 오인할 수 있지만 애플은 '혁신적 모방꾼'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의 최초 창시자는 애플이 아니다. 애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최초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은 거의 없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 시대를 본격 열었으며 아이패드를 통해 태블릿 PC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애플은 애시당초에 기존에 나와있던 기술들을 잘 활용해 새로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회사이다. 이번 WWDC에서도 애플은 기존에 나와 있는 클라우드 기술이나 소프트웨어 기술들을 콘텐츠와 결합해 혁신적인 새로운 클라우드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고 있다.

따라서 기술적인 면에서 타사와 유사하다는 것만으로 애플을 단순히 '카피캣'으로 매도하고 애플이 궁극적으로 구현하고자하는 새로운 혁신적 생태계에 대한 주의를 등한시 한다면 결국 아이폰 역풍을 맞았던 것처럼 또한번 아이클라우드 역풍을 맞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 '혁신적 창조'의 능력이 부족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애플을 보고 '혁신적으로 모방'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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