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야기

삼성 Bada, 유럽 중저가 시장에서 선전 이유

想像 2011. 6. 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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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1'에서 삼성전자는 자체개발한 스마트폰 플랫폼 `바다(Bada) 2.0'을 공개했다. 지난해 첫 선을 보인지 1년만에 버전 2.0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바다 2.0에는 여러 가지 작업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근거리무선통신(NFC), 음성인식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바다는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등에 대항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독자개발한 플랫폼이다. 삼성전자가 바다를 개발한 것은 스마트폰 OS를 주도하는 기업이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스마트폰 플랫폼 시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바다가 단지 삼성의 실험작에 불과하거나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에 맞서기 위한 소극적 방어책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유럽지역에서 만큼은 Bada는 변방의 무명 플랫폼 이상의 상당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Canalys의 올해 1분기 자료에 따르면 Bada폰의 전세계 출하량은 총 350만대로, 3,50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한 안드로이드에 맞서기는 역부족이긴 하지만 200만대가 출하된 윈도폰을 크게 앞질렀다. 지난 3월 Bada 애플리케이션은 다운로드수 1억건을 돌파했으며 자체 앱스토어에 13,000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바다폰 출하량의 대부분은 유럽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지역에서 바다폰이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럽시장에서의 바다 선전 이유

1. 노키아 심비안의 몰락

가장 큰 이유는 유럽지역 시장에서 노키아 심비안과 림(RIM) 블랙베리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탓에 경쟁관계인 삼성전자의 바다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노키아는 지난 11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자체 OS인 심비안을 포기하고 MS의 윈도폰 OS를 채택하기로 했다. 심비안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노키아가 취한 고육지책인 것이다. 노키아 최고경영자(CEO)인 스테펜 엘롭은 `불타는 플랫폼'이라는 말로 노키아의 위기상황을 묘사했다. 유럽의 터줏대감인 노키아가 몰락하면서 2인자인 삼성전자가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2. 바다의 중저가 포지셔닝

노키아의 몰락과 함께 삼성전자 바다가 반사이득을 얻고 있다는 것은 삼성전자의 바다가 노키아와 같은 중저가 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 것에서도 나타난다. 삼성전자 바다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와는 다른 제품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 쉽게 말해 '피처폰같은 스마트폰'으로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Bada는 중저가 스마트폰 ‘Wave’에 탑재되어 프랑스, 영국, 그리고 독일과 같은 선진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TownHall Investment Research는 "삼성이 지금까지 최고의 제품을 목표로 개발해 왔던 Bada는 안드로이드와 다르게 포지셔닝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서유럽에서 iOS 단말이 230달러, 안드로이드폰이 100달러에 판매되고 있는 데 반해, Bada 단말은 평균 약 66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바다, 주력 플랫폼이 되기엔 미흡

1. 한국, 미국 등 시장에선 부진

하지만 바다는 현재 유럽시장에서만 선전하고 있을 뿐 국내시장에서는 반응이 신통치 않으며 미국시장에는 아직 진출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삼성전자는 삼성 모바일 플랫폼 '바다(bada)'를 탑재한 스마트폰 '웨이브 2(Wave Ⅱ, SHW-M210S)'를 국내에 출시했다. 하지만 '버스폰'이나 다름없는 저가에 팔리고 있음에도 반응이 신통치 않다. 삼성전자는 아직 바다를 탑재한 '웨이브'폰의 미국시장 진출계획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처럼 바다폰이 아직 큰 성과를 보내고 있거나 진출하지 못한 지역을 보면 대부분 '노키아'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이며 상대적으로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폰이 강세인 지역들이다. 그러다 보니 노키아의 몰락에 따른 반사이익을 삼성전자 '바다'가 기대하기 힘든 면이 있다.

2. 바다 점유율, 인지도 떨어져

무엇보다 안드로이드, iOS, 심비안 등 세계 유력 스마트폰 플랫폼과는 인지도와 시장점유율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OS 시장은 이들 3개 플랫폼이 약 80% 정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나머지는 블랙베리와 윈도폰, 리모 등이 차지하고 있다. 바다의 경우 세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통계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며 대중들의 인지도도 거의 없다.

3. 삼성, 안드로이드폰에 더 주력

바다의 주인인 삼성전자마저도 현재는 '바다폰'보다는 현재 '안드로이드폰'에 더 주력하고 있다. 심지어 삼성전자가 ‘윈도폰’ 개발 인력 70%가량을 ‘안드로이드폰’ 개발 인력으로 전환 배치했다. 윈도폰 개발 인력 가운데 3분의 1만 남고, 3분의 2를 미주개발팀 산하 안드로이드폰 개발 파트로 재배치했다. "안드로이드는 빠르게 성장하는 플랫폼이고 시장은 안드로이드를 향해 흘러가고 있어 삼성도 이러한 시류에 편승해야 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입장이다.

실제로 국내의 경우 삼성전자의 '바다'개발자를 위한 지원 정책은 거의 눈에 뛰지 않는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애플 아이폰이나 구글 안드로이드 개발자 커뮤니티에 비해 삼성전자 바다는 거의 무관심 상황.

따라서 삼성전자의 자체 플랫폼 '바다'는 유럽시장에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갈 길이 멀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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