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에 발매된 3집의 '아주 오래된 연인들'은 당시까지의 015B 노래중에 가장 큰 히트를 친 노래이다. 이 노래는 한국에서 일렉트로니카 음악이 이 정도까지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남기며, 그 이후 많은 뮤지션들이 일렉트로니카를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1990년대 초반에 한국 대중음악을 들은 많은 이들은 암묵적 혹은 명시적으로 '아주 오래된 연인들'과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곡인 '난 알아요'가 오늘날까지(2010년대) 한국가요의 큰 흐름을 바꾼 곡이라고 보고 있다. 이렇게 015B 3집은 015B 음반 최초의 밀리언 셀러가 되었고, 1993년 발매된 4집 또한 음악적으로나 대중적으로 성공했다.
015B는 신해철이 주축이 됐던 무한궤도의 뒤를 잇는 그룹이다. 무한궤도가 1988년 MBC 대학가요제 대상을 수상한 뒤 멤버였던 정석원, 조형곤, 조현찬이 정석원의 친형인 장호일과 함께 결성했다. 그룹명은 ‘무=0, 한=1, 궤도=5B(Orbit)’를 장난스럽게 바꿨는데 그 의미를 묻는 이들이 많아서 ‘공중을 나는 한 마리 까마귀’(空一烏飛)라는 한자를 끼워 맞췄다.
장호일(본명 정기원)은 서울대 신문학과 출신이고 동생인 정석원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이다. 015B는 보기 드물게 앨범마다 객원가수를 기용했다. 그 객원가수가 훗날 대한민국 가요계의 풍성한 보컬을 양산하는 저수지 역할을 했다. 윤종신, 김태우, 김돈규 등을 비롯하여 이승환, 박정현, 다이나믹 듀오, 호란 등도 객원가수로 참여한 바 있다. 특히 윤종신은 015B의 노래와 궁합이 잘 맞아서 독특한 목소리의 솔로 가수로 우뚝 서는 데 큰 힘이 됐다. 여하튼 상큼한 노랫말과 실험적인 사운드로 1990년대를 주도하던 015B의 음악이 그리워진다.
저녁이 되면 의무감으로 전화를 하고 관심도 없는 서로의 일과를 묻곤하지 가끔씩은 사랑한단 말로 서로에게 위로하겠지만 그런것도 예전에 가졌던 두근거림은 아니야 처음에 만난 그 느낌 그 설레임을 찾는다면 우리가 느낀 싫증은 이젠 없을 거야 주말이 되면 습관적으로 약속을 하고 서로를 위해 봉사 한다고 생각을 하지 가끔씩은 서로의 눈 피해 다른 사람 만나기도 하고 지연스레 이별할 핑계를 찾으려할 때도 있지 처음에 만난 그 느낌 그 설레임을 찾는다면 우리가 느낀 싫증은 이젠 없을 거야 처음에 만난 그 느낌 그 설레임을 찾는다면 우리가 느낀 싫증은 이젠 없는 거야 |